2024.04.24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농업 부문 투자 활성화, ‘내적·외적 자본 제한’ 완화 필요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가 부채와 금융 조달 현황’ 연구발표

안정적 농업소득 증대 위한 제도 개선 급선무

농업인 금융 접근성 개선도 필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업 부문 투자 활성화와 장기 성장을 도모하려면 ‘내적·외적 자본 제한’을 완화할 수 있도록 제도 정비 및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8~2022년 농가 평균 부채 규모는 3,564만원으로 이전 시기보다 28.4%~34.4% 증가했다. 부채 농가의 81.8~88.5%는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겸업농, 축산 및 화훼 농가, 경지 규모가 큰 농가, 경영주가 젊은 농가의 부채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용도별로는 기간별 농업용 부채 비율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반면 가계용 부채 비율은 24.4%에서 31.6%까지 늘어났다. 특히 2018~2022년 가계용 부채는 평균 1,127만원으로 2013~2017년 평균 765만 원보다 43.1% 증가한 반면, 농업용 부채는 같은 기간 동안 18.8%로 상대적으로 적게 증가했다.


농가 부채 규모 증가, 부채 비율은 낮아져

채 건전성은 신중한 분석 필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부채 비율과 당좌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모두 낮아지고 있고 일반적으로 부채 비율이 낮으면 재무 건전성이 양호하다고 판단하지만, 농가 자산 가치 상승에 따른 ‘착시 현상’일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2003~2007년과 2018~2022년 기간을 비교하면 건물과 토지 평균 면적은 각각 4.5%, 26.6% 감소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건물 및 토지 평가액은 각각 19.7%, 27.4% 늘어났다. 이는 건물과 토지의 단위 면적당 평가액이 각각 110.5%, 182.3% 증가했기 때문이다. 면적이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지지 못했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단위 면적당 평가액이 증가해 ‘외형적인’ 자산 규모가 증가했다.
다시 말해서 농가 부채의 절대 규모는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자산 가치 평가액이 더욱 빨리 증가하면서 부채 비율은 낮아졌을 수 있다. 이 원인이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면 최근 농가 부채 비율이 낮아졌다는 현상을 재무 건전성이 개선됐다고 해석하기보다는 농가 부채 문제가 여전히 뇌관으로 남아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고정 자산은 몇 년 동안 농산물 생산에 이용되고 단기간에 현금화하기 어려우며, 2018~2022년 농가 자산 중 고정 자산 비율은 평균 85.6%였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1월 25일부터 2월 5일까지 현지통신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농가경제 여건 및 투자 의향, 자금 수요 및 조달 방식, 정책 수요 등을 파악했다.


최근 영농 여건 악화로 자체 자본 조달 능력 약화
전체 응답자 중 2023년 농업 수입이 2022년보다 ‘줄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62.7%, 경영비(생산비)가 ‘늘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66.8%였다. 반면 2023년 농업 수입과 경영비가 2022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25.7%, 16.9%로 나타났다.
2023년 농업 수입이 감소한 원인(복수 응답)으로 ▲기상 여건 등으로 수확량이 적었다(76.3%), ▲기상 여건 등으로 품질이 좋지 않았다(68.8%), ▲경기 불황 등으로 소비가 줄었다(55.4%), ▲(나이, 건강 등으로) 농사를 짓는 데 어려움이 있다(25.4%), ▲내가 주로 재배(사육)하는 품목(축종) 가격이 떨어졌다(25.1%) 등을 많이 지목했다. 즉, 기후 영향에 따른 작황 부진(기후 요인)이 크게 영향을 미친 가운데, 소비 부진과 가격 하락(경제 요인)과 농업인의 신체적 어려움(개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2023년 경영비가 증가한 원인(복수 응답)으로는 ▲농약, 비료, 종자 등 투입재 가격이 올랐다(91.0%), ▲농기계, 자재비 등의 가격이 올랐다(70.4%), ▲임차료나 인건비가 올랐다(66.1%), ▲병충해 및 자연재해 때문에 비용이 추가로 들었다(57.9%)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농업 수입 감소와 마찬가지로 기후 여건에도 영향을 받았지만, 국제 정세 불안정 등의 이유로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공급망 교란이 생긴 점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하고 있다.

5년 후 영농 성과와 관련해서는 비관적으로 보고 있으나, 농업 투자 의향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5년 후 농업 수입과 소득이 모두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전체 응답자 중 50.0%는 영농 규모를 줄일 것이라고 응답했다. 그럼에도 65.4%는 농업 투자 규모를 지금과 비슷하게 유지하거나 늘리겠다고 응답했고, 이에 따라 자금 수요 역시 지금과 비슷하거나 증가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76.6%에 달했다.


소극적 투자로 규모화·자본화 관련 투자 의향 적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3년 동안 영농 조건 악화로 소규모 투자가 많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2021~2023년 농업 부문 투자 규모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중 66.6%가 ‘3천만 원 미만’을 투자했다고 응답했고, 이 중 19.8%는 ‘투자를 하지 않았다’라고 응답했다. ‘5천만 원 이상’을 투자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19.3%에 그쳤다.
농업 투자를 꺼리는 이유는 향후 농사의 불확실성이 크고 전망이 좋지 않다는 경제적 이유가 가장 큰 가운데, 경영주가 고령화되면서 투자에 따른 기대 수익이 줄어드는 점 모두가 투자 규모를 위축시킨 원인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향후 5년 동안에도 적극적 투자 의향은 적은 편으로 나타났다. 향후 5년 동안 투자할 부문으로는 ▲기존 농업 시설 개보수(24.4%)와 ▲투자 의향 없음(20.0%)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농지 매입 또는 임차(11.6%), ▲하우스, 유리온실, 스마트팜(9.9%) 등 규모화 또는 자본화와 관련된 투자 의향은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났다.


공공 부문 중심으로 자금 조달 
대출 조건 및 금리가 제약 요인

향후 5년 동안 투자 의향이 있다고 밝힌 응답자 중 51.6%는 ‘5천만 원 미만’을 투자하겠다고 응답했고, 23.9%는 ‘모르겠다’고 응답하거나 ‘판단을 보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향후 영농 여건이 계속 어렵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거나 ‘소극적으로’ 투자하려는 태도를 보인다고 판단하고 있다.
응답자 중 78.4%는 2021~2023년 동안 대출 경험이 있고, ‘1천만~3천만 원’(20.4%), ‘1천만 원 미만’(16.9%)을 대출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그럼에도 2023년 기준 대출 잔액 규모는 ‘5천만~1억 원’(17.5%), ‘1억~5억 원’(15.6%)이라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최근 3년간 대출이 적지만 기존 대출 부담이 남아 있는 농가가 많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대출 용도는 농업 투자(기계 및 시설 비용, 대가축 구입 등: 26.4%)와 단기 농업경영 용도(투입재, 소가축 구입 등: 23.1%)가 가장 많았다. 즉, 중장기 관점의 농업 투자 외에도 최근 경영비 인상에 따른 운용 자금 마련 목적의 대출도 많았다. 응답자는 ▲정부 자금(33.7%), ▲자체 여유 자금(19.8%), ▲민간 금융 기관(13.6%)에서 투자 자금을 조달하려고 계획하고 있었으며, 대출 기관은 ▲농협(43.5%)을 가장 많이 이용했다. 정책 자금을 이용하거나 대출을 받을 때 어려운 점은 ▲거치 및 상환 기간, 금리 등에 불만족(25.2%), ▲농가에 맞지 않는 신용 평가 기준(20.0%), ▲담보 인정이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설정(15.4%) 등이라고 많이 응답했다. 

 

 

농업인 입장에서 영농 또는 투자 자금을 조달하는 가장 중요한 통로로 공적 자금을 이용하지만, 조건에 대해서는 만족도가 낮은 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응답자 중 41.8%가 최근 금리 수준이 높다고 응답하였으며, 금리가 최근 수준보다 0.1%p 인상되면 투자를 줄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4.5%였다. 또한 0.25%p 인상되면 투자를 줄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9.3%였다.

 

반면 금리가 최근 수준보다 0.1%p 낮아지면 투자를 늘리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13.3%였고, 0.25%p 인하되면 투자를 늘리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27.2%였다.
농업인이 현재 금리 수준에 이미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금리 인상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투자를 줄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반면 금리를 소폭 인하하더라도 투자 의향이 유의하게 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인하 폭에 따라 한계 투자 의향은 많이 늘어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원은 “농업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를 할 수 있을 정도의 농업소득을 얻을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정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시장 원리에 따라 농산물 수급이 이루어지도록 한다는 원칙하에 충분한 농업소득을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농업경영 안정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제도를 개선하더라도 일부 농가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자금 조달 및 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농업 자금 접근성을 개선해 진입장벽을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농업인이 영농 목적 등으로 자금이 필요할 때 영농 활동의 특성이 보다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포토뉴스




배너



기술/제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