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는 쌀로 유명한 지역이다. 임금님께 진상했을 정도로 그 품질을 인정받아온 쌀을 생산하는 곳이다. 그 중에서도 능서면은 쌀 생산 기술에 있어서 만큼은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 중심에 정건수 여주군농업기술센터 능서농업인상담소장이 있다. 벼를 재배하는데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모 키우기이다. 하지만 종자에는 잠복해 있는 병원균도 많으며 모를 키우는 환경 및 관리 상태에 따라 모의 품질은 천차만별이 된다. 게다가 최근에는 ‘뜸묘’ 발생이 많아지는 추세라 모 2000판을 키우면 100판은 뜸묘 때문에 버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러나 정 소장이 4년 전 능서면으로 온 뒤부터는 이 같은 ‘뜸묘’ 발생이 현저히 줄었다. 그가 도입한 기술은 아인산염에 수산화칼륨을 섞어 모에 살포하는 것. 이 방법은 농촌진흥청에서 발표한 기술이기는 하지만 대중적으로 보급되지는 않았다. 실제 이 둘을 섞는 과정도 위험도가 따르는데다 정확한 매뉴얼대로 하지 않으면 자칫 모를 상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소장은 그러나 농민들을 중심으로 교육 때마다 방법을 설명하고 시범을 보이는 등 여러 활동을 통해 이 방법을 능서면에 많이 보급했다. 또 사용 중 모르는 부분이 있어 농가에서 그에게 전화를 하면 현장으로 바로 가 직접 해결하기를 수 차례 실시해 왔다.
뜸묘 발생 줄어 ‘건강한 모’ 인근지역까지 판매
이 같은 그의 즉각적인 대응과 지속적인 교육으로 능서면에서 뜸묘 발생으로 버려지는 모는 거의 사라졌다. 이전에는 예비로 키웠던 모가 1000판 정도 됐었으나 지금은 오히려 모가 남아 타 면에까지 모를 판매했다고 한다. 이날 센터 상담소에 모인 능서면 지역 단지 회장님들도 모두 정 소장의 노고에 칭찬이 떠나지 않았다.
안희원 GAP 인증 단지 회장은 “정 소장의 기술력은 전국 으뜸”이라며 “이렇게 농업을 생각하고 헌신하는 분들이 더 큰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재호 여주쌀 맞춤단지 회장도 “여주에서도 능서면이 쌀 농사 기술에서 앞서가는 데에는 정 소장의 역할이 크다”고 밝혔다. 김혁래 신여주자채쌀 왕실 진상답 회장도 “여주 지역의 진상답에서 쌀을 재배하려면 기술력이 좋아야 하는데 정 소장의 조언이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제가 하는 일은 그저 농민 분들의 어려운 부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거드는 일일 뿐 그리 큰 일은 아니다”라고 겸손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