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릭 농약 제조업계가 이미지 실추로 농약 유통 업계에게 외면 받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올해 농약 제조회사 SM사는 자사가 공급한 만코지를 사용한 배 농가들이 약해 크레임을 제기함에 따라 41억원 가량의 소송에 휘말려 있는 상황이다. 78개의 배농가가 만코지 사용으로 약해를 입었다며 제조회사인 SM을 상대로 41억원의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SM사는 이에 대해 약제 사용시기 및 한 곳의 농약사와 유통회사에서 공급한 만코지에서만 약해가 난 점 등을 들어 제조회사측의 과실이 아님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만코지를 판매한 농약사를 대상으로 SM사가 ‘업무방해’등으로 고소에 들어갔으나 농약사는 무혐의 통보를 받았다. 게다가 약해 재현 시험도 시기에 맞지 않아 내년 봄에 다시 시험을 실시해야 정확하게 결론 지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만코지 건이 농가의 사용상 부주의 인지 제조회사의 제조물 이상 여부인지에 대해서는 재판 결과에 따를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번 만코지 건으로 농약 유통 업계에 ‘중국 제네릭 원제를 사용하는 제조회사들의 제품이 약해가 자주 일어난다’라는 의견이 공유되고 있는 점이다. 판매상 측에서 이 같은 의견을 내는 것이 완전히 잘못됐다고는 말할 수 없다. 대신 사례 하나로 인해 제네릭 농약을 제조하는 업체들 모두가 불량 농약을 제조해 판매한다는 오명을 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제네릭 농약 업계의 자구 노력 필요
제네릭 농약 제조회사들은 최근 미투 농약 등록 활성화로 이제 겨우 스타트라인에 선 상태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오명을 쓰게 되면 자칫 날개를 달기 전에 위축될 수 있는 점을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이 상황을 되짚어 보면 제네릭 회사들의 ‘우려’는 자승자박의 격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제네릭 농약 제조회사들에게 꼬리표처럼 따라 붙는 것이 ‘적은 비용으로 손쉽게 농약을 등록했다’와 ‘제품의 판매 이후 AS 등 사후 관리 및 품질 보장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부분이다.
이번 사건도 약해 크레임 초기 SM사의 적극적인 대응이 이뤄졌으면 소송 등의 피해 및 그 여파가 지금처럼 크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농약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결국위에서 언급한 꼬리표의 고질적 문제점이 불거져 나온 사건인 만큼 제네릭 농약 제조회사들도 변명거리를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문제가 터지지 않으면 계속 자구 노력 없이 계속 판매하겠다는 ‘무사안일’ 주의도 한 몫 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농약 유통업계는 ‘이익’ 농업인만 ‘피해’
제네릭 농약 제조회사들이 이 같은 논란에서 자유롭기 위해서는 결국 자정노력을 해야 하는 수 밖에 없다. 농약 업계 관계자는 “특히 메이저 회사들이 제품을 제조하기 전 믿을 수 있는 원제선을 확보하거나 확보 이후에도 약해 크레임이 나올 경우 적극적인 대응으로 문제를 최소화하는 등의 시스템을 갖추는 등 구체적인 노력이 따라야 할 것”이라고 꼬집고 있다. 또 자체적으로 품질을 검증할 수 있는 정밀 분석 시스템도 갖춰야 할 것이라고 관계자는 덧붙였다.
제네릭 농약 제조업계는 자칫 이번 만코지 건과 같은 사례가 지속될 경우 여론이 제네릭을 없애는 쪽으로 흘러가게 될 경우도 생각해 봐야 한다. 그 결과 오리지널 원제만이 국내에서 유통되면 결국 값싼 농약을 공급받지 못해 손해를 보는 것은 농업인이 될 것임을 예측하기란 어렵지 않은 일이다.
한편 농약 유통 업계도 비난의 화살을 받고 있다. 농약 업계 전문가는 “유통 업계는 제네릭 농약을 제조회사들로부터 싼 가격에 공급받고 있다”면서 “하지만 과연 농업인들에게는 싸게 공급받은 만큼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자성해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익은 유통업계가 피해는 농업인이 보고 있는 형국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