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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농약사용 기간 동안 인류수명 연장 지속

유해성 부각돼 긍정적 기여는 평가절하

1962년 6월 레이철 카슨이 쓴 ‘침묵의 봄’이 발표되면서 화학 살충제에 의한 자연 질서의 파괴가 인간, 포유류, 조류 등을 포함한 생태계에 총체적인 위기를 몰고 올 것이라는 우려를 하게 되었다.

이 같은 우려 때문에 1970년 12월 미국에서는 환경보호청(EPA: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을 설립하였으며, 지금까지 환경보호 문제에 관한한 세계를 주도해 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인류는 왜 이와 같은 심각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과학과 문명이 앞선 선진국을 필두로 정밀화학 산업을 꾸준히 발전시켜 왔을까? 그리고 농약과 같은 합성화학물질이 유해하기만 한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몇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기아문제 해결

“현재 10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만성적 영양실조로 고통 받고 있고, 매년 30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굶주림과 영양실조로 목숨을 잃어가고 있다.”

이와 같은 내용은 인터넷이나 신문 등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기사지만 197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현실이었다.

식량문제 해결을 위하여 정부의 정책과 농업계 종사 공무원들의 크나큰 노력과 희생이 있었으며, 병해충 방제와 관련된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많았다.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연구 결과지만 벼의 경우 약제방제를 하지 않을 경우 40% 이상이 감수되고, 원예작물이나 과수에서는 90%이상 감수되며 이마저도 상품성 있는 농산물을 생산할 수가 없게 된다.

물론 농약의 오남용으로 말미암아 이전에 없었던 문제도 나타났으며, 인체 및 환경에 대한 악영향도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인간이 조금만 욕심을 버리고 친환경적인 농업을 지향하고 정책적으로 안전하게 관리한다면 지속가능한 농업을 실천할 수 있으며 앞으로도 풍성한 농업이 될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말라리아와 DDT

인간이 만든 가장 유명한 화학물질 1종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화학을 아는 과학자라면 DDT를 선택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1939년 스위스의 화학자 뭘러에 의해 DDT의 살충효과가 밝혀지면서 당시 인류의 공포대상이었던 말라리아를 퇴치하는 결정적인 공을 세웠고 이외에도 해충이 전파하는 흑사병, 뎅기열, 수면병, 황열병, 발진티푸스 등의 발병이 감소했다.

당시 말라리아는 전 세계적 질병으로 사망한 사람의 50%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인도에서 DDT 사용기간 동안 평균 수명이 20년 이상 늘어났다고 보고한 바도 있다. 그러나 1970년을 전후하여 전 세계적으로 유방암 발병, 내분비계 장애 등을 이유로 DDT 사용을 금지하게 되면서 WHO 보고서에 의하면 말라리아 환자수가 인도 6배, 스리랑카 63년 100명 정도에서 100만 이상으로 증가하였다.

뿐만 아니라 1971년 WHO는 DDT가 암이나 기형을 유발하지 않는 물질이라고 판단하였으며, 심지어 야생동물에 대한 영향도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보고하였으며, 미국의 일부 과학자들은 DDT의 사용금지는 20세기 미국 역사상 가장 수치스런 결정의 하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제 인류에게 남겨진 숙제는 야생조류의 생명에 더 관심을 가질 것인가? 아니면 말라리아에 위협받는 어린이들의 생명을 구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하는 기로에 서있다.

잔류농약과 인간 수명

오늘날 소비자들은 식품안전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달해 있고 박근혜정부도 4대악 척결의 과제 중 하나로 불량식품 퇴치운동을 포함시킬 만큼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마치 소비자들은 현대의 질병이 대부분 잔류농약이 함유된 불량식품에서 온다고 은연중에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정말 식품 중의 잔류농약이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유해한 것인지에 대하여 몇 가지의 의문이 생긴다. 그 중에서도 현대인들에게 이처럼 유해한 식품을 먹었는데도 왜 인간의 수명은 매년 그것도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것일까? 실험동물을 이용한 만성독성 시험에서 일반적으로 음성대조 군도 10%이상의 암 병변이 관찰되고 종에 따라서는 이보다 몇 배 높은 빈도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비 발암성 병변은 훨씬 높은 빈도로 관찰된다.

그렇다면 인간도 수명이 늘어나 신체의 기능이 하락하면 자연히 갖가지 성인병이나 만성질환이 나타나게 될 것은 너무나 자명한 현상일 것이다. 김정근 씨가 보고한 ‘우리나라 평균수명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라는 학술논문(1984, 한국인구학회)에서 1905~1910년의 평균수명은 남 22.6, 여 24.4(평균 23.5)였으며, 1925~1930년대 남 32.4, 여 34.8(평균 33.6), 1945~1950년대 남 45.5, 여 50.7(평균 48.1), 1965~1970년대는 남 57.2, 여 64.1(평균 60.6)로 연장되다가 최근(2010년 통계청 자료)에는 남 75.9, 여 82.5(평균 79)로 보고했다.

이상의 결과에서와 같이 평균수명의 지속적인 증가가 의학 등 과학발전의 결과이겠지만 소비자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처럼 식품중의 잔류농약이 그렇게 유해했다면 인간 평균수명이 급격하게 증가할 수 있었을까?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농약의 인간에 대한 기여는 식품잔류나 농약을 사용하는 작업자에게 미친 유해성 문제와 같은 부정적 영향보다 더 크다.

병해충 방제에 의한 농산물 생산량 증가, 병원균이나 미생물 독소 등 건강에 유해한 자연독소의 감소, 약제 방제에 의한 노동력 절감으로 인한 중 노동 경감 등은 인류가 풍부한 영양 공급과 건강복지를 실현하는데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 현대인의 수명연장에도 분명히 일조한 것으로 판단된다. 앞으로 더욱 더 과학적 근거에 의해 농약의 인축 및 환경생태에 관한 안전성을 강화한다면 유익성은 확대될 것이며 유해성은 감소할 것을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이제봉 국립농업과학원 농산물안전성부 농자재평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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