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관련 영업을 하다 자연이 좋고 사과가 좋아서 사과재배를 시작하게 되었다는 영일농원 이명자(55) 대표는 매일 산에 오르는 일이 즐겁기만 하다. “저희 사과는 산자락에 계단식으로 조성된 곳에 있거든요. 산을 타고 한 계단 한 계단마다 어쩜 그리 예쁘고 튼실하게 크고 있는지 볼 때마다 웃음이 나오죠. 세월 가는 건 몰라도 사과나무 변하는 건 눈에 보이니 제가 사과를 좋아하긴 하나 봅니다.” 이 대표가 사과를 재배하기 시작한 건 불과 4년 전. 다른 이가 재배하던 사과나무를 관리만 하다가 직접 키우고 싶어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나무들이 산자락에 위치하고 있어 세심한 관리가 어렵고 고사한 나무들도 섞여 있어 상품성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영업할 때부터 이곳을 알고 있었죠. 조금만 관리해주면 잘 자랄 나무들인데 하던 차에 저한테 기회가 왔고, 사과를 키우고 싶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퇴비와 고활성 중성비료로 땅심을 키우고 효소를 사용해서 사과나무 자체의 힘을 길러주니 한 번 찾은 고객이 또 찾아오시고 맛도 좋다고 칭찬해 주시더라고요.” 가능하면 자연에 가까운 재배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풀을 벤다. 부부는 현재 7000여 평 가운데 6000여 평의 산자락에 여름사과인 아오리와 홍로, 후지, 부사, 감홍을 재배하고 있다. “병충해는 예방, 초기방제, 적기방제만 하면 그다지 속을 썩이지 않습니다. 꼭 필요한 양만 적기에 살포하고 땅을 탄탄하게 해놓으면 나무는 자연 속에서 튼튼하게 자라 맛 좋은 사과를 맺더라고요.” 이 대표는 지난 7월 대장암 수술을 마치고 항암치료 중이다.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던 암 발병 소식과 수술, 항암 치료 중인 현재도 그는 산자락에 있는 영일농원에 매일 오른다. 내 몸이 아프고 나니 먹는 것에 더 신경이 쓰였다는 이 대표는 좋은 땅이 건강한 사과를 키운다는 소신이 옳았다고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