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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kg에 100만원 넘는 미인포도 ‘후지노 카가야키’(富士の輝 후지의 빛)

시무라포도연구소 소장 시무라 토미오(志村 富男 しむらとみお)
테니스공만큼 큰 포도 알 품종개발이 목표
다양한 품종이 재배되지 않는 한국의 포도산업 안타까워
샤인 머스켓을 뛰어 넘을 수 있는 다음 품종개발에 집중해야

1만원짜리 포도 10송이 vs 100만원 짜리 포도 한 송이
당신이라면 어떤 포도를 재배할 것인가?

이상기후, 노동력부족, 고령화 등 농촌은 수많은 문제에 직면해 있다. 1년 농사의 결실인 농작물이 수확을 하지도 못하고 망치거나 수확을 했지만 제대로 된 가격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으며 농사의 방법보다는 판로를 걱정하기도 한다.
때로는 기존의 농사 노하우보다는 고수익을 위해 작목변경을 하기도 한다. 사람들의 생활이 바뀜에 따라 식습관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지금 변화를 따라가야 할지 변화에 앞서야 할지 결정해야 할 시기다.


프리미엄 포도 ‘샤인머스켓’을 드셔보셨나요?
이제는 비싸도 맛있는 걸 먹는 프리미엄의 시대이다. 국내 뿐 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청포도 품종인 샤인머스켓,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맛과 크기 향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에 첫 선을 보인 한국산 샤인머스켓 포도는 현재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과 홍콩, 싱가포르 등 1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올해에도 샤인머스켓의 중국 수출 전망은 아주 밝다.


최근 경상북도 상주 소재 ‘산떼루아영농조합’과 중국의 과일 전문 바이어 ‘르라(乐拉, Lurra)’ 간의 대형 수출계약이 맺어졌기 때문이다. aT의 바이어 매칭 지원을 통해 성사된 이번 수출계약으로 산떼루아영농조합은 올해부터 4년간 매년 300t씩 총 1,200t 가량의 샤인머스켓 포도를 중국에 공급한다. 금액 규모만 2,000만달러로, 이는 지난해 포도 전체 수출액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다.


이상기후에도 안정적 생육
안정적 수익 낼 수 있는 샤인머스켓 과연 언제까지? 

샤인머스켓은 현재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청포도 품종이다. 열과나 탈립이 거의 없어 상품 포장 시 버려지는 것이 적고 운송 중에도 탈립이 적은 품종 중 하나이다. 또한 포도 재배 시 문제가 되는 탄저병에 강해 재배가 쉬우며, 최근 문제되고 있는 이상기후에도 생육이 좌우되는 일이 적어 수익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는 품종으로 알려져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샤인머스켓의 재배 면적은 작년 953ha에서 2019년 1,459ha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의 일반 포도인 캠벨보다 6배 정도 비싼 샤인머스켓이 인기를 끌면서 많은 포도농가들이 샤인머스켓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농민들에게 있어서 농가소득은 가장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같은 포도를 재배하더라도 비싼 포도를 재배한다면 소득은 올라가기 마련이다.


샤인 머스켓의 경우 일본 농연기구과수연구소가 육성하여 2006년에 품종 등록된 포도로 기존의 포도보다 3배정도 높은 가격으로 시장에 판매되고 있다. 일본의 샤인머스켓 품종은 비단 아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등 동남아시아의 여러 포도재배 농가들이 일본의 다양한 포도재배 농장을 찾아오고 있을 만큼 일본의 선진 포도산업에 대한 외부의 관심이 높다.


일본은 샤인머스켓이 이렇게 인기를 얻고 있지만 재배 면적이 전체 포도 재배면적의 10%를 넘지 않는 수준이다. 이는 얼마나 다양한 품종이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그에 비해 한국은 다양한 포도 품종의 개발 보다는 너도 나도 샤인머스켓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이에 한국의 샤인머스켓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재배면적이 늘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샤인머스켓이 개발된 일본에는 지금 한 송이에 최고 100만원이 넘는 프리미엄포도가 일본 전국 신품종 대회에서 1등을 하고 있으며 샤인 머스켓을 뛰어 넘는 다양한 종류의 포도들이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샤인머스켓을 따라잡기에 바쁘다.



여름이 시작되는 야마나시현(山梨県)의 고후(甲府) 지역은 비온 뒤 맑은 하늘 넘어로 멀리 후지산이 보인다. 일본 본토 중남부에 위치한 야마나시현은 일본의 상징인 후지산과 일본의 미나미 알프스로 둘러쌓인 분지 지형으로 과일의 왕국이라고 불릴 만큼 과수재배가 활발하다. 그중 야마나시현에서 샤인머스켓이라는 포도 재배로 한국은 물론이고 중국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많은 포도 재배농가들이 찾아온다는 시무라포도연구소의 시무라 토미오 소장을 만났다.


다양한 품종이 재배되지 않는 한국의 포도 산업 환경은 안타까워
시무라포도연구소 시무라 토미오 소장은 10년 전부터 한국의 포도 재배현장을 다녔다. 한국의 포도 농가들의 요청이 있어서 포도재배현장을 찾아가거나 간단한 강연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한국의 포도 농가들을 만나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한다.


시무라 소장은 “제가 볼 때 한국의 경우 6년 전쯤부터 포도산업이 급격하게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라며 “사실 10년 전 한국 포도 재배현장을 처음 방문했을 때는 많이 놀랐습니다. 그 때 당시 한국은 제가 10살 때 먹고, 스무 살이 지나서는 먹을 수도 없었던 캠벨 종류의 품종을 대부분 재배하고 있었습니다. 종류가 다양하지 않은 것도 놀랐지만 더 놀라운 것은 너무 오래전 품종을 재배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한국 포도 재배지역의 60% 정도가 캠벨을 재배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매우 놀랐다고 한다. 이어서 그는 “일본의 경우 인기 있는 샤인머스켓의 경우에도 겨우 10%를 지나지 않을 정도입니다”라며 “농가소득이라는 것은 농가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고소득 작물을 재배하는 것에 몰릴 수 있다고 생각은 합니다만, 다양한 품종이 재배되지 않는 한국의 포도 산업 환경은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국적을 떠나 포도재배 기술자로써 교류하는 것
포도산업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서로 정보 교류해야

시무라 소장은 “최근 한국의 샤인머스켓 품종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서양보다는 아시아 쪽이 재배기술이 좋아서 더 좋은 품질의 포도를 재배할 수 있는 기술을 습득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일본인으로서는 일본에서 열심히 개발한 품종을 한국이 똑같이 만들 수 있게 되어 조금 안타까운 면도 있습니다”라며 “사실 일본에서 포도를 재배하시는 분들 중에는 재배기술을 알려주시지 않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국적을 떠나서 포도를 재배하는 기술자로써 교류하는 것이 포도 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서로 정보를 교류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아마도 시무라 소장의 이러한 생각이 세계 각지에서 시무라포도연구소를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은 이유가 아닌가 생각한다.


기존의 포도 재배농가와는 달리 오랫동안 포도를 연구해온 시무라 소장은 포도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포도를 좋아하고 포도를 재배하는 농가라면 누구라도 친절하게 포도에 대해 안내하고 설명해 주고 있었다.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동남아까지 시무라 소장은 포도에 대해 알고 싶은 곳이라면 전 세계 어느 곳이라도 찾아가고 있다. 그만큼 포도 전문가로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고 할 수 있다.


그는 만즈와인주식회사라는 곳에서 34년간 근무해오면서 포도 전문가로서 1999년에는 과학기술청 장관상인 공로자 표창을 받았으며, 2012년에는 야마나시현의 행정 공직자 표창을 받기도 했다.
와인회사에서 근무하며 쌓은 노하우를 가지고 현재의 시무라포도연구소를 설립하여 많은 포도 품종을 개발해 왔다.


보기 좋은 포도가 맛도 좋아, 지금은 미인포도 시대
전 세계적으로 포도 품종은 1만종이 넘는다. 그 수많은 품종 중 한 품종에만 치우치는 것은 좋은 현상이 아니다. 신품종의 개발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기존에 나온 품종을 모든 면에서 뛰어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맛도 중요하지만 외관도 중요하다.


시무라 소장은 “일본의 경우 맛도 중요하지만 외관도 품종 개발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라며 “보기에도 예쁜 것이 맛도 좋으니까요. 그래서 일본에서는 미인포도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희 포도가 그런 포도 중 하나입니다”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어서 “일본에서 샤인머스켓이 재배되기 시작했을 당시 저는 그 품종을 재배해야겠다고 생각하기보다는 그 다음을 생각했습니다”라며 “샤인머스켓 다음에는 어떤 품종을 개발해야하는가. 샤인머스켓을 뛰어넘을 만한 품종을 내가 개발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지금의 포도 연구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일본 대표할 포도, 꿀처럼 달고 농후한 맛의
후지노 카가야키 (富士の輝 후지의 빛)




최근 시무라 소장이 개발한 후지노 카가야키(富士の輝 후지의 빛) 품종의 경우 일본 품종대회에서 매년 1위를 지키고 있다.

2020년은 도교 올림픽이 열리는 해이기도 하고 일본을 대표할만한 포도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름도 후지의 빛이라는 의미인 후지노 카가야키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후지노 카가야키 품종은 재배가 어려워 다른 지역에서는 현재 재배하지 않고 시무라 포도연구소에서만 생산되는 품종으로 9월 상순에 수확된다. 포도알의 경우 샤인머스켓에 비해 1.5배 정도 크며, 당도는 최고 29브릭스로 달고 맛있다고 한다.

일본에서 후지노 카가야키는 1kg당 최고 10만 엔으로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100만원 이상에 팔리는 최고급 포도다.


시무라 소장은 “최근 사람들의 소비경향이 껍질째 먹는 과일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에 포도 같은 경우 신품종의 경우 대부분 씨가 없고 껍질째 먹을 수 있는 품종이 대부분입니다. 꿀처럼 달고 농후한 포도 맛이 특징이고 껍질 체 부드럽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건 먹어보기 전에 눈으로만 봐도 한 번에 고급과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인포도의 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샤인머스켓의 경우 청포도의 단점인 익은 정도나 당도가 과색으로는 잘 표시가 나지 않는다. 때문에 고급 포도로 재배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흑포도의 경우 색만 봐도 고급 포도인지 한눈에 알 수 있다. 후지노 카가야키의 경우 현재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이상기후로 청포도보다는 흑포도를 재배하기 쉬운 환경이 되고 있어 샤인머스켓을 이을 다음 품종은 흑포도가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조언했다.


신품종 개발, 기존 품종을 뛰어넘을 것쉽지 않지만 해야 할 일
시무라 소장은 “한국 쪽이 일본보다는 지역적으로 기후가 포도재배하기에 더 용이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금의 샤인머스켓의 인기도 결국 식을 수밖에 없고 다음 품종을 한국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 농가들이 샤인머스켓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안타깝습니다”라며 말을 이었다. “빨리 다음 품종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해서 지금 유행하는 품종을 재배하는 것이 당장은 농가 수익으로 이어져 효과가 있겠지만 멀리 본다면 30년이든 100년이든 투자해서 새로운 포도 품종 개발에 집중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라며 “새로운 품종을 개발한다는 것은 기존의 품종을 뛰어넘는 것이 아니면 안 되기 때문에 물론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운이 좋았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며 겸손하게 표현했다. 하지만 꾸준하게 노력해야 포도산업에 미래가 있다고 피력했다.


포도에 대한 생각과 감(感)이 중요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포도 재배 권해

시무라 소장은 “포도 개발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물론 데이터가 기본이 되어야 하지만 데이터뿐만 아니라 포도에 대한 생각과 감(感)이 중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포도 신품종 개발은 무한의 가능성이 있으며 앞으로도 많은 새로운 포도 품종이 개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가 개발한 품종 중에 유우호우(雄宝)라는 품종이 있다. 그 품종의 경우 포도 알이 계란 혹은 골프공만한 크기인데 앞으로 테니스공 정도의 크기인 신품종을 개발하는 것이 그의 목표라고 한다.


시무라포도연구소에는 후지노 카가야키 말고도 다양한 품종이 있다. 퀸 세븐(クイ- ンセブン)의 경우 당도가 35브릭스 이상으로 달고 먹으면 껍질이 있었나 싶을 정도의 얇고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다. 마이하트(マイハート) 같은 경우는 포도 알의 형태가 하트 형태로 한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마돈나의 보석이라는 품종의 경우는 이제까지의 포도맛과는 다른 포도 맛으로 꼭 먹어보길 권해보는 포도라고 강조한다. 또한 최신작인 호호에미(ほほえみ)의 경우 황금색의 과피에 아랫부분에 살짝 띄는 홍조가 수줍은 웃음을 연상케 해 붙여진 이름으로 머스켓 향을 머금고 있는 우아한 품종으로 먹으면 웃음이 나온다는 맛있는 포도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포도를 재배하는 농민에게 대량생산보다는 소량이어도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포도를 재배해보기를 권한다고 조언했다.
일본의 경우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농촌의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의 문제는 피할 수 없는 문제다. 고급포도를 생산하는 것은 농촌이 가지고 있는 농가소득의 문제와 노동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도 있다.


시무라 포도연구소를 찾는 많은 소비자들이 직접 농장에 찾아와서 현재 재배되고 있는 포도도 물론 맛있게 먹을 것을 기대하지만, 어떤 새로운 품종이 나올까하는 기대를 갖고 찾아오시는 분들도 많다고 한다. 지금도 시무라 소장은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신품종 개발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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