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들은 일부러 자신을 뽐내지 않는다. 전국 에서 경농제품으로는 판매 1위를 하고 있는 청양 정산농약사 김승래(48세) 대표가 그러했다. 농약사는 대부분 그 지역에서 사시는 분 들이 대를 이어 경영하는 경우가 많다. 농가 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때문에 농약사를 찾 는 농민도 모두 서로에게 익숙해 질 대로 익 숙해져 새로운 사람을 받아들이는 경우가 쉽 지 않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김 대표는 대를 이은 것도 아니고 청양지역 토박이도 아니다. 실제로 건너편에는 3대째 대를 이어온 농약사 가 자리 잡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대 표는 이곳에서 자신의 영역을 확실하게 만들 었다. 그 비결에 대해 묻자. 그저 열심히 했다 는 대답만 돌아왔다. “젊은 사람이 열심히 하 는 모습을 보고 도와 주신거죠. 제가 잘해서 그랬다기보다는...” 말이 많은 사람일수록 자 신을 포장하기 위해 애쓴다는 것을 느낄 수 있 다. 김 대표는 포장이 필요 없는 사람이었다.
농민 사랑방 역할 톡톡
“처음에는 당연히 텃세가 있었죠. 여기서 태 어난 것도 아니고 젊은 사람이 와서 하는데 누 가 제가 하는 말을 믿고 오겠습니까. 그래서 제가 직접 찾아 나섰죠. 농촌은 겨울에는 비 교적 한가하기 때문에 농가들을 직접 다니면 서 교육도 해드리고 하면서 조금씩 얼굴을 익 히고 나니까. 젊은 사람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조금씩 찾아주시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주)대유에서 8년간 아산, 청양, 예산지 역을 담당 했던 영업사원이었다. 지금의 농약 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전 사장님이 자식에 게 대를 이어줄 수 없게 되자 오랫동안 알고 지난 김 대표에게 권유를 했다. 그렇게 시작 된 인연이 14년째, 이제 이 지역에서 없어서 는 안 될 농작물에 아픈 곳을 보살펴주고 처 방해주는 식물약사가 되었다.
취재 내내 농민 들이 사랑방에 들리듯 찾아와 농사에 대한 고 민을 이야기하고 병충해 피해를 입은 농작물 을 직접 가져와 김 대표에게 보여주며 상담을 했다. 경쟁사와 차별점에 대해 말해달라는 질 문에 “다른 점은 없고 최대한 쉽고 자세하게 설명해서 이해하실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농민들이 가져온 농작물을 보며 원 인을 이야기해주고 설명해주는 김 대표의 모습은 농민들의 눈높이에서 농약을 파는 사람 이 아닌 아픈 농작물을 치료해주는 처방사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을 보여줬다.
농사 잘되는 것이 모두가 잘되는 일
“아무리 사람이 좋다고 해도 오래 아는 사람 이라고 해서 다시 찾아주지는 않죠. 병에 대 한 정확한 진단과 설명이 있어야하고 결국 파 트너쉽 이거든요. 제가 정확한 진단과 판단으 로 농민들에게 도움을 드리면 결국 그게 농사 가 잘되는 거 잖아요. 저는 장사가 잘되고 결 국 그게 돌고 도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추천해서가 아니라 사용해보시고 제품이 좋 으니까 저를 또 믿고 또 찾아주시는 것 아니겠 어요. 진심을 다하면 신뢰는 자연스럽게 생긴 다고 생각합니다.”
김 대표는 자만하지 않는 것이 처음의 농약사 를 시작하며 가졌던 초심을 지킬 수 있는 비 결이라고 말했다. 또한 농약사를 하는 보람이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모두 한마음으로 농사 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자기 만 잘되려는 마음은 모두가 잘되길 바라는 큰 마음을 이길 수 없다. 앞으로 청양지역을 대 표하는 농약사로서 더욱 성장해 나갈 앞으로 가 더욱 더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