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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쌀 도정업 진출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범”

작년 사업중단 약속 불구 최근에 사업 재추진


농민단체 “RPC 경영악화·쌀값하락” 강력 반대

대기업의 ‘농업시장’ 진출이 또 추진되고 있어 ‘골목상권 침범’ 논란과 함께 농업인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롯데그룹이 작년 잠정 중단했던 쌀 도정업 진출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선언해 농민단체 및 국회가 결사반대의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롯데그룹의 무역 계열사인 롯데상사는 최근 “우리 쌀 경쟁력 향상과 수출 확대를 위해 라이스센터 사업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롯데상사는 “라이스센터는 지역 농협과 개인 미곡종합처리장(RPC)에서 원료곡을 구입해 백미(흰쌀)로 도정하는 시설”이라며 “대량으로 도정이 가능한 시설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쌀 판매를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롯데상사가 업무협약을 맺은 지역은 의성과 담양, 그리고 예산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불어 롯데상사는 경기 안성산업단지 내의 3305㎡(1000평) 부지에 연간 3만7000t의 현미를 도정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라이스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며, 부지를 이미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안성에 연간 3.7만톤 도정시설 계획중
롯데상사는 지난해에도 쌀 도정업 진출을 추진했다가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 논란과 함께 농업계의 큰 반대에 부딪혔었다. 당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김영준 대표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자 롯데상사는 “농업인들이 불편하시다면 지금 당장 중단하겠다”라고 선언한 바 있다.


농민단체들은 롯데그룹의 말 바꾸기와 계속되는 농업시장 진출 야욕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롯데그룹을 시작으로 대기업의 도정업 진출이 계속된다면 쌀 가격 결정권이 현재의 농가 또는 농협에서 유통업계로 급격히 쏠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광천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롯데그룹의 쌀 도정업 진출은 전형적인 골목상권 침범”이라면서 “RPC 간 경쟁 촉발로 쌀값 하락을 가속화할 수 있는 만큼 대기업의 도정업 참여를 그대로 놔둬서는 안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문병완 농협RPC운영 전국협의회 회장도 “전국 RPC 가동률이 50%에 불과한 상황에서 대기업의 도정업 참여는 RPC들의 경영악화 심화와 쌀농가의 피해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라며 “대기업이 가격이 낮은 저품질 쌀이나 수입쌀을 취급할 우려도 있는 만큼 롯데는 도정업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주홍 의원 “쌀값하락 부채질하는 갑질 중지하라”
정치권에서도 강력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회 황주홍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의원은 지난 11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롯데상사의 쌀 도정사업 재개 움직임을 강력히 비판한다고 밝혔다.
황의원은 “롯데상사의 도정업 진출은 새로운 수요 창출이 아닌, 기존에 하던 산업에 대자본이 뛰어들어 상품의 가격 혼란만 가중시키는 것으로, 전형적인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이라며 “지난해 사업 중단 이후 아무런 환경 변화도 없는데 불과 몇 달만에 입장을 번복한 것은 국정감사만 피해가고 보자는 이기적인 태도로 국회와 국민을 우롱하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2012년 동부팜화옹의 사업포기 사례 되돌아봐야
황의원은 이어 “국내 굴지의 거대기업이 쌀값 하락에 고통받는 300만 농민들의 현실을 외면한 채 쌀값하락을 부채질하는 ‘갑질’계획을 시도한다면 커다란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이번 롯데상사의 도정업 진출 논란을 보며 농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이 지난 2012년 동부그룹의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지난 2012년 동부그룹의 농업 계열사 동부팜화옹은 서해안 화옹지구에 아시아 최대규모인 12만㎡의 유리온실을 건립하고 ‘농업생산’사업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농민단체들은 대기업의 영농진출에 결사 반대하며 동부팜한농 등 동부그룹 농업자재 불매운동을 전국적으로 전개하였다. 결국 동부그룹은 2013년 2월 동부유리온실 사업을 전격 포기하였다.


이창수 기자 cslee69@news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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