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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잡초학회]앞으로 30년, 뭘 연구할까

잡초에 대한 다각도의 연구 시급



‘인류에 기여하는 미래의 잡초학-세상을 바꿀 10가지 기술’을 주제로 한국잡초학회 추계학술대회가 지난달 22~23일 강원도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렸다. 이날 발표된 내용들은 단순히 잡초 분야에서만 고민할 것이 아닌 농자재 전체 분야에서도 한번쯤 고민해봐야 할 내용들이 주를 이뤘다.


구석진 한국잡초학회장의 “지금까지는 식량증산을 위해 잡초 연구가 잡초방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나 이제 그 중요성은 날로 희석돼 가고 있다. 이에 따라 잡초학회가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를 이어나가려면 타 분야와의 접목, 잡초를 새로운 시각으로 연구하려는 도전 등을 생각해 보아야 하는 시점이다. 이에 따라 인류에 기여하는 미래의 잡초학이라는 화두를 던져 본다”는 인삿말처럼 농자재 업계 또한 변화의 물결 앞에 서 있다. 이에 따라 이날 발표된 주제 발표들을 내용별로 살펴본다.


무인기·로봇 등, 농업분야 핵심기술 될 것
박광호 한국농수산대학 교수는 ‘무인기·로봇·신소재이용 논잡초관리 가능성’에 대해 발표했다. 박 교수는 앞으로의 농업이 일반농업은 직파, 친환경농업은 생분해성 멀칭필름 농업이 대세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노동력 부족 해결과 고품질이라는 두 가지 방향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이유다.


박 교수는 직파와, 유기농업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ICT, lo T, Big data, 무인기, 로봇, 신소재(생분해성 필름, 종자 철분코팅) 등을 이용한 종합적인 수단의 논잡초관리기술이 요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인기는 대표적으로 무인헬기가 이미 전국적으로 보급돼 있다. 무인헬기는 살충·살균제 살포 외에도 종자 파종, 비료 파종 등에도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초기, 중기, 후기 제초제 살포에도 실증시험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박 교수는 밝혔다.


최근 드론이 안전성과 관리편리성, 경제성 등으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농가의 벼 병해충 방제용 농약살포에도 적용 중이다. 따라서 액상제제(제초제 등) 살포나 입상살포장치를 부착할 경우 제초제의 약효·약해시험검증을 거쳐 제초제(초, 중, 후기)뿐만 아니라 살균제, 살충제 살포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종자파종(벼 담수산파 및 이모작 조사료 산파 등)도 기대되고 있다.


이에 더해 무인보트도 눈에 띈다. 국내 무인보트는 2014년부터 농가에서 실증시험을 거쳐 2015년 3대가 보급됐다. 일본에는 1400대 정도가 초·중기 제초제 살포작업에 투입되고 있다. 제초제 살포작업을 위한 포장 내 이동과정에서 어린 벼포기의 피해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모가 여리기 때문에 스치고 지나가도 누웠다 다시 일어날 뿐 꺾이거나 찢어지는 일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로봇제초기 개발은 2012-2013년 카이스트·한국농수산대학 공동으로 국책과제 수행을 통해 추진했다. 농진청에서도 R&D 중에 있을 정도로 거는 기대가 크다. 농진청 궤도형 제초 로봇과는 달리 스크류형 또는 견마형(제초, 작황조사, 양분관리 등)으로 개발중에 있으며 농가실증시험을 통해 잡초방제 가능성을 테스트해 유용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레이저균평기는 1995~6년 농진청 작물시험장에서 공동제작해 국내 보급했으나 최근 우렁이농법, 직파 및 이앙재배농가 중심으로 효용성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일정한 담수깊이 조절이 가능해 결주율 감소(이앙재배), 입모율 향상(직파재배), 고른 우렁이의 이동성(우렁이농법)에 대한 효과가 인정돼 향후 도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생분해필름을 이용한 기술은 직파(건답점파, 습답점파) 재배에 도입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1990년대부터 일본, 국내에서 기계이앙 및 직파재배에 적용했으나 멀칭한 필름이 물에서 뜨거나 구입비용이 비싸 실용화가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 이 분야 기술이 발달해 비용이 관행 기계이앙수준으로 낮아 졌으며 물속에서 뜨는 문제도 로터베이터 이용 정지작업 동시 건답점파과정에서 가늘게 부서진 토양입자가 비닐 위에 떨어져 멀칭한 필름이 고정돼 관개, 담수 후 필름이 물위로 뜨는 문제점이 크게 해소됐다. 또 멀칭직파(건답점파, 습답점파) 후 초기 물관리기술을 포화수분 조건으로 관리한 후 입모 후 벼 키가 4~5㎝ 됐을 때 벼키에 따라 담수해 관리할 경우 이와 같은 문제점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종자 철분코팅기술은 벼 직파재배에서 관행직파법과 다르게 무겁고 두터운 볍씨로 파종된 볍씨가 물(담수 및 관개 시)에 이동되지 않아 담수상태에서 파종을 하거나(담수산파) 직파 후 바로 관개, 담수할 수 있어 초기 물관리 기술에 의한 잡초방제(담수 및 제초제 처리)가 가능하다.


이와 함께 철분코팅(관행식, 밀봉식)된 볍씨를 이용해 벼농사용 초기 제초제 중 비교적 약효(잡초, 잡벼, 잡초성벼 등)가 우수한 제초제(Oxadiazon)를 공시해 초기 약효, 약해 시험을 한 결과 제초제 처리후 7, 10일에서 종자 처리별(일반종자, 관행식 철분코팅, 밀봉식 철분코팅) 약효와 약해 차이가 크게 인정됐다. 관행식 철분코팅 볍씨>밀봉식 철분코팅 볍씨>일반 볍씨(무처리) 순으로 약해가 적었다. 따라서 철분코팅 볍씨의 경우 약해경감반응이 인정돼 화학적 잡초방제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날 발표에서 철분코팅 과정을 동영상으로 제작한 내용이 상영됐다. 박 교수는 “일반 농업인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과정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유투브에 개제했다”면서 “일부 기술센터에서 농업인들을 대신해 철분코팅 서비스를 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타 분야와 협동 연구 필수
김도순 서울대교수는 ‘미래의 잡초연구의 전망과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김 교수는 발표를 통해 지금까지의 잡초학에 대해 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제시했다.


한국은 1970년대 잡초과학의 태동기를 거쳐 1981년 한국잡초학회가 설립된 이 후 1990년대까지 잡초과학 연구의 황금기를 맞이했다. 1980년대 중반 이후 설포닐우레아계는 물론 다양한 작용기작의 제초제가 소개되면서 한국 제초제산업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1990년대 초 (주)LG생명과학이 신물질제초제 개발에 첫발을 내딛고 한국화학연구소와 (주)동부팜한농이 신물질 제초제 개발에 참여하면서 한국은 신물질제초제를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선진국가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고 평가했다.


1980~90년대의 연구는 잡초생리생태와 제초제를 중심으로 연구가 집중됐으며 제초제개발 및 등록에도 기관들이 참여했다. 동시에 이 시기에 배출된 많은 잡초학자들은 농약회사에서 제초제 개발 및 등록업무를 담당하며 제초제산업에 기여했다.


2000년대에는 제초제시장의 포화, 신규제초제 감소, 농약회사 제초제 개발연구 주도로 학계와 연구계의 연구 동력이 급격히 떨어지게 됐다고 자평했다. 더욱이 제초제 등록시험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등록시험 전문 용역회사의 등장으로 학계 잡초관련 연구는 더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에 더해 정부의 친환경농업정책으로 제초제의 효과적인 저감사용 연구, 제초제 저항성 원인규명 등의 연구가 농진청 주도로 이뤄지면서 학계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됐다.


잡초학회는 이에 따라 잡초과학의 연구가 농경지 중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데 인식을 함께 하고 있다. 김 교수는 농경지와 주변생태계의 근간을 이루는 식생은 결국 잡초과학자들이 연구하는 잡초들로 구성돼 있어 이들의 효과적인 관리와 활용이 농촌기반의 가치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 동안의 연구가 잡초방제를 중심으로 이뤄졌기에 연구의 방법이나 기술적인 범위가 좁고 최신기술의 활용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새롭게 떠오르는 표현체학적 기술은 물론 ICT 기술과의 접목을 통해 연구의 질적인 향상이 필요하다. 또 잡초과학은 융합학문으로서 다양한 방법의 적용, 타 분야와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미국, 자생잡초 연구 활발
김 교수의 제안에 대한 사례로 두 가지 분야가 주제 발표됐다. 이도경 일리노이대 교수(현재 서울대 겸임교수)는 현재 미국 내에서 시행되는 잡초연구에 대해 소개했다. 미국은 고속도로 주변의 노지면적이 우리나라 국토 면적에 이를 만큼 방대하다. 이에 따라 각주는 고속도로 주변의 잡초를 깍는 것으로 관리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민원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미국의 시민들이 잡초를 깍는데 대해서도 민원을 제기하고 깍지 않고 방치해도 민원을 제기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에 따라 자생식물 중 초지 느낌의 잡초를 선발해 고속도로 주변상황에 맞춰 도입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고속도로와 가까운 거리일수록 짧게 자라는 잡초를 배치하는 방향으로 도입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인력과 비용을 들여 잡초를 깍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잡초가 자리를 잡아 경관을 아름답게 하면서도 비용과 노력을 절감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미국내의 광산지역은 필요한 광물을 채취하는 만큼 자연경관을 복원시켜야 하는 의무가 있는데 여기에도 자생잡초를 활용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잡초는 짧은 시간에 생육하고 종자량이 많기 때문에 빠른 시간내에 경관을 복원시키는데 효과적이다.


이 교수는 “이 같은 연구들이 미국에서는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며 “자생종을 이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그래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예상할 수 있고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현재 김도순 서울대 교수와 함께 이 같은 미국의 사례를 국내에도 도입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잡초, 향료원료로서의 가능성 무궁무진
이와 함께 김성문 강원대교수는 ‘잡초의 향이 소비자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발표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향은 사람의 의식 결정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백화점 1층에 향수 및 화장품 매장이 위치한 것도 향을 통해 행복감과 편안한 느낌을 만들어 무의식적으로 소비에 대해 관대함을 가지게 하는 고도의 마케팅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이에 따라 한국 자생 잡초가 뇌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했다. 자생 잡초에 따라 긴장을 이완시키는 작용, 편안한 상태로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작용 등의 기능이 밝혀졌다. 김 교수는 “특히 자생 잡초는 역시 잡초의 대표적인 특성인 빠른 생육과 다량의 종자 생산으로 인해 향료의 원료로 채택되는데 있어 엄청난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강원을 대표하는 향수로도 개발돼 판매되고 있기도 하다.                                              


심미진 gaiaone@news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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