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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물보호제

[2015 상반기 농약시장]업계, 내년도가 벌써 걱정된다

농약 소비 정체…재고가 쌓인다


올해 상반기 농약 시장이 마무리됐다. 올해 농약 시장의 상태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내년이 정말 걱정된다’로 갈무리될 듯하다.


회사별 매출 상황을 보아서는 언뜻 이해하지 못할 얘기가 될지 모른다.<표 1> 매출액을 기준으로 전체적으로 3.5%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SG한국삼공을 제외하고 나머지 메이저 회사들의 매출액이 모두 올랐다. 하지만 그 속내도 이와 같을까에는 ‘아니다’라는 얘기가 자동으로 나온다.



먼저 매출액이 3.5% 증가가 나타나기는 했다. 농약 회사들의 신제품은 매년 그 단가가 인상되고 있고 이것이 매출액을 견인하는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얼어붙을 대로 얼어붙은 상황이다.
먼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살균제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고 전 업계 관계자가 한 목소리로 토로하고 있다.


작년 마른 장마에 이어 올해도 겨울부터 초여름까지 비가 거의 오지 않은 가뭄 중의 가뭄이 이어졌다. 당연히 병 발생은 자연히 줄었고 과수 지역에 연초부터 살포되는 농약이 2회나 빠지면서 업계 매출에 큰 타격이 왔다. 그나마 작년 재고로 남아 있는 살균제가 이번 장마에 조금씩 소비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게다가 밤 기온이 선선하고 낮기온이 높은 전형적인 아열대 기후로 인해 지난해와 올봄 해충 발생도 적었다. 최근 들어 응애, 갈색날개매미충, 미국선녀벌레 등이 높은 기온으로 발생이 많아진 정도이다.


악재는 또 있었다. 작년에는 세월호 사건, 올해는 메르스로 농산물 소비가 줄었다. 가격도 떨어졌다. FTA 등 전체적인 조건이 농산물 가격을 낮추는데 한몫하고 있다. 농가들은 농산물 가격이 떨어지면 농약 사용량을 줄인다. 병해충을 꼼꼼히 방제해서 건실한 과실을 생산해 내려는 노력 자체에 의욕이 떨어지는 것이다.


상황이 이와 같은데 농약의 소비량이 늘어났을까. (사)한국작물보호협회가 발표한 6월 농약 생산·출하 상황을 보면 비선택성 제초제, 생조제를 제외하고는 전 카테고리의 농약 출하량이 작년 동기와 대비해 줄어들었다.<표 2>


농약 제조회사의 출하량이 줄어든 상황에 매출액이 늘어난 것은 농약 가격이 그만큼 올랐다는 해석이 가능하지만 농약 가격도 신제품 몇 품목에 한해서 올랐을 뿐 농협이 지속적으로 농약 가격을 낮추고 있어 가격이 올라 매출액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


결국 매출액 상승에는 거품이 끼어있는 것으로 보이며 시장에서 실질적 소비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재고량도 상당하다고 봐야 한다. ‘내년이 정말 걱정’이라는 말이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회사별로 상황은 다르겠으나 동부팜한농의 매출액 증가가 눈에 띈다. 이미 언론에서도 여러 번 회자되고 있는 동부팜한농의 매각 움직임 덕분이다. 동부팜한농은 지난해 연말부터 회사의 부채 탕감을 위해 영업 집중 정책을 써 왔으며 매각이 확정된 이후에는 회사를 높은 가격에 매각하기 위해 실적 높이기에 주력한 결과로 매출 신장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업계는 동부팜한농이 현재 거론되고 있는 LG화학 등 대기업에 매각되면 현재의 동부팜한농과 비슷한 상태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히려 원제 개발에 좀 더 투자가 이뤄져 농약 산업에는 좋은 결과가 있지 않겠냐는 기대도 비친다.



동부팜한농의 매각이 어떻게 이뤄지는가는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는 만큼 앞으로도 예의 주시할 사항이다.


반면 SG한국삼공의 매출이 유일하게 줄어들었다.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삼공이 무리한 전략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유통시장에 무리한 밀어내기를 실시하는 것은 결국 재고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고 재무상태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무의미한 순위싸움을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제네릭 농약의 시장 공략도 여전히 메이저 회사들의 시장 점유율을 떨어뜨리고 있다. 최근에는 제네릭 농약 사이에서도 제살깍기 식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이다. 또 반대로 제네릭 농약 회사들이 그만큼 성장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최근에는 제네릭 농약 시장에 또 한번 성장하는 기회가 주어질 뻔하기도 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5월 농약관리법 개정안을 행정예고하면서다. 10년이 경과한 농약의 원제가 같을 경우 등록에 필요한 대부분의 서류를 면제한다는 것이었다. 지난달 중순 행정예고 기간이 끝난 뒤 아직 시행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최초의 행정예고와는 다르게 결론지어질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확실한 결론이 발표돼야 하겠지만 당분간 제네릭 농약 시장의 팽창은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제조회사 경쟁 치열…각기 다른 마케팅 전략 사용
올 한해는 회사들의 경쟁이 더 치열한 한해이기도 했다. 그만큼 시장이 어렵다는 반증이기도 한데 각 회사별 이벤트 및 교육 내용을 살펴보면 농약 시장의 향후 흐름도 읽힌다. 가장 눈길을 끄는 행사는 바이엘과 신젠타와 같은 외국계 회사들의 행사다.


다른 회사들도 다양한 행사를 나름의 전략을 세워 실시하고 있지만 바이엘과 신젠타는 통합 솔루션이라는 전략을 내세운다. 자사의 품목들로 파종부터 생산까지 총괄하는 시스템을 선보이고 이를 농가들에게 접목시켜 수확량 증대와 소득 증대로 이끌어 내는 것이다.


이 같은 토털 서비스가 자리잡기에는 시간이 걸리는 단점이 있지만 결국 소비자의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는 모범적이라 할 만하다. 다만 우리나라의 시장 여건 상 이 같은 서비스가 광범위하게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른 감이 있다. 한국삼공의 경우 농약 유통업계와의 관계 강화에 힘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생각하는 유통을 위한 정책이 아닌 실질적으로 유통업계에서 제조회사에 바라는 바를 접목하려는 열린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통 저가 대형품목 인기 여전
농약 카테고리별로 대형품목도 훑어 봤다. 대형 품목들의 면면을 보면 시장에서의 소비심리가 보인다.
살충제는 50만개 이상 판매되는 품목이 애니충, 알타코아, 코니도, 모스피란, 스미치온 등이고 세티스가 40만개 가량 판매되고 있다. 스미치온, 모스피란, 코니도가 전통적으로 강세인 약제들이고 애니충과 알타코아가 같은 계통으로 최근 자리 잡은 품목이다. 신제품들이 범람하는 가운데 게다가 저항성의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는 가운데에서도 대형 품목의 인기는 크게 떨어지지 않는 모습이다. 더불어 신제품으로 출시됐다 하더라도 합제 등은 대형품목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기존 시장에 없던 작용기작을 가진 단제 제품이 시장에 대형 품목으로 안착한 모습이다.


살균제의 경우 용량과 상관없이 다이센이 400만개, 스포탁 320만개, 바리문 100만개, 일품 50만개, 실바코 37만개 정도로 조사됐다. 살균제는 판매 개수로는 전통품목이 꾸준히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고 카브리오나 매카니 등과 같은 제품은 판매수량은 높지 않지만 고가 시장에서 자리잡고 있다.


비선택성 제초제, 바스타로 굳어지나
비선택성 제초제의 경우 역시나 바스타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표 3> 바스타가 현재 400만개, 글라신 계통이 720만개, 하이로드 계통이 230만개가 소비되고 있다. 작보협 6월말 출하량도 비선택성제초제는 131%로 지난해보다 대폭 증가했다. 작년보다는 바스타 원제가 원활하게 공급된데다 관련 합제들의 대거 시장 진입 등이 증가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선택성 제초제는 춘추전국 시대이나 점차 바스타 계통으로 시장이 굳어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말이면 미국내 바이엘의 바스타 생산 공장이 완공된다.


여기서 바스타가 생산이 시작되면 미국내 소비를 충당하게 될 것이며 한국에 배정되는 바스타 물량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올해 자쿠사, 바로바로가 공급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올해와 견주어 내년에는 정상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한 가지 글라신 계통이 얼마 전 물량제한 조치를 받아 바스타 계통이 날개를 단 격이 됐다.<관련 기사 본지 5.1일자, 6.16일자, 7.1일자 참조> 총 1900톤의 물량이 제조 가능하기 때문에 올해만큼의 물량이 내년에도 출하되는 것은 맞다. 그러나 비선택성제초제 제품들이 그라목손의 빈자리를 점유해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물량 제한은 경쟁 약제인 바스타의 시장점유율을 높여주는 요소로 작용하게 됐다.


유통, 소비 어려운데 꽃집 판매까지
농약 유통 업계의 상황은 더 녹록치 못하다. 농약 자체의 마진 구조가 점차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4종 복비 등을 통해 이윤을 맞추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단 농가에서 농약을 구매하는 비율이 높아야 4종 복비 소비도 덩달아 높아지는데 농약 소비 자체가 줄어들고 있어서다. 게다가 저가 약제 위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으니 마진이 높아질 수 없는 구조다.


게다가 9월부터는 꽃집에서 소포장 농약이 판매가 될 상황에 놓여 있다. 물론 꽃집에서의 농약 판매가 매장을 구성하고 있어야 하는 전제 조건이 있어 꽃이 많이 팔리는 비닐하우스 형의 꽃집에서는 아직까지 소포장 농약이 대량으로 소비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인근 시판에는 일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일부에서는 꽃집의 소포장 농약 판매가 농약 이미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겠냐는 기대감도 비추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두고 봐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또 시판에 대한 교육이 2년에 1회에서 1년에 1회 실시로 곧 바뀔 예정이다. 안전 사용을 위한 교육강화는 꼭 필요한 일이나 시판에게는 달가울 수 없는 정책이기도 하다.



세계 농약 회사들 덩치 키운다
한편 세계적인 농약 시장의 변화의 흐름을 한번 짚어볼 만하다.
현재 몬산토가 신젠타를 상대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몬산토는 종자가 강세이지만 결국 농약 사업을 지속적으로 끌고가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빅딜 중의 빅딜이다.


이와 함께 FMC도 케미노바를 인수했다. FMC는 케미노바 인수로 10위에서 5위로 껑충 올라섰다. 생물농약을 연구하는 미국내 연구소도 인수했다. 덩치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마간이 50개의 작은 농약 판매 및 제조회사들을 전세계적으로 꾸준히 매입한 뒤 중국의 켐차이나에 매각됐고 결국 아다마라는 통일된 이름으로 전세계에 존재를 알렸다.


세계 흐름을 보면 농약 회사들이 지속적으로 덩치를 키워가고 있음이 보인다. 이것은 그만큼 신물질 개발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또 국내 농약 제조회사들이 국내 시장을 넘어서기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올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 농약 산업이 한단계 발전하기 위해서는 신농약 개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10대 병해충에 10대 원제 개발’이 그것이다. 그 안에는 10년 이상 정부가 산출되는 결과 없이 꾸준히 지원해줘야 한다는 단서가 자리하고 있다. 현재의 골든시드프로젝트와 같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다.


농약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부의 장기적인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며 “정권교체와 같은 변수 하에서도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중간에 중단되면 비용과 시간만 낭비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정밀화학 산업의 꽃은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며 “신물질을 개발하더라도 전세계적으로 마케팅하고 판매할 수 있는 조직을 갖추지 못하고 있으면 전세계 네트워크를 가진 글로벌 원제사에게 로열티를 받고 신물질을 넘겨주는 방법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결국 고생해서 신물질을 개발해도 얻어내는 열매는 보잘 것 없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글로벌 원제사들이 침투하지 못하는 틈새 시장을 찾아 독자 원제를 개발하거나 라이센스를 매입해 직접 마케팅과 영업을 전 세계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국내 회사들이 롤모델로 삼을 수 있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관계자는 조언했다. 이를 위해서는 자질을 갖춘 인재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심미진 gaiaone@news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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