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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물보호제

농약 언제까지 독극물 취급 받아야 하나

재선충 훈증제 메탐소듐, 독가스 취급


“농약은 독극물이다. 독가스가 무차별 살포되고 있다” 식의 언론 보도로 업계가 또 다시 몸살을 앓고 있다. 고농도로 사용됐을 때의 위험을 일반화하는 오류가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 언론이 재선충 훈증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메탐소듐 훈증제에 대해 지난 5월 ‘전 국토에 독가스 살포’라는 자극적인 제목으로 보도했다. 기사는 산림청이 사용한 메탐소듐이 작용할 때 독성이 강한 물질이 나온다는 점과 산림청의 관리 소홀을 문제 삼았다.


메탐소듐이 살포되면 공기와 반응해 MITC(메틸아이소사이오사이아네이트)를 내뿜는데 이 MITC가 태양광과 반응하면 독성이 강한 MIC(이소시안화메틸)로 변환돼 환경과 인축에게 위험하다는 것이다. 특히 MIC는 ‘인도 보팔참사’로 2800명이 즉사한 원인으로 지목된 물질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분만 떼어 놓고 보자면 일견 맞는 말처럼 보인다. 게다가 근거로 국제 학술지 ‘농업식품 화학지’에 개제된 논문을 들었다.


하지만 농약에 대한 지식을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다면 ‘이건 아니다’라는 반응이 즉각 제기된다. 농약 업계에서 항상 이 같은 발언이 나오면 바로 나오는 말이 있다. “물도 많이 마시면 독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높은 농도로 처리되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독성을 보이기 마련이라는 뜻이다. 대부분의 농약은 인간에게 해를 미치지 않을 만큼의 농도로 사용되고 관리되고 있어 안전한데 이런 논란이 지속되는 것이 답답하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는 것이다.


물도 많이 마시면 독인데…업계 억울
메탐소듐 제품인 쏘일킹 42% 액제를 공급하고 있는 FMC코리아도 이 기사가 나온 이후 글로벌 FMC를 통해 근거 자료를 준비하고 기사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미국의 권위 있는 독성 전문가에게 메탐소듐과 관련한 독성 컨설팅을 의뢰해 근거 자료로 제시했다.


‘한국의 소나무 재선충 방제와 관련된 MITC 및 잠재적인 MIC 노출 그리고 독성에 대한 입장 성명’으로 공개된 자료는 빈센트 박사(Vintent J. Piccirillo, Ph.D., DABT VJP Consulting, Inc.)가 작성했다. 빈센트 박사는 미국 독성 위원회 위원으로 40년 이상의 독성 평가 경력을 갖고 있다.


성명에 따르면 기사에서 근거로 제시한 논문은 부적절하게 해석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워싱턴 주에서 메탐소듐 훈증을 고밀도로 시행한 지역의 대기 모니터링 결과를 논한 논문인데 대기 중의 MIC 농도(최대 1.94ppb)가 캘리포니아 환경청(CEPA)의 만성흡입기준수준(0.44ppb)를 초과해 위험하다는 내용이었다.


빈센트 박사는 그러나 만성흡입기준농도는 수년에 달하는 장기 노출에 관련된 위험을 평가하는데 이용된다고 강조하고 이 논문의 연구저자들이 한 현장에서 한 차례 발견된 높은 값을 인용했다는 점을 짚어냈다. 이 경우 만성이 아닌 급성노출을 적용해야 하며 이에 따르면 0.98ppb가 기준이 되는 것이 옳고 산업안전 기준(일일 8시간, 주 40시간 노출 평균)인 20ppb의 10분의 1수준인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워싱턴 주 지역은 메탐소듐 사용이 많은 지역으로 모니터링 기간이 메탐소듐을 적용하는 중이었을 것으로 빈센트 박사는 추정했다. 그 만큼 높은 농도가 측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극히 적은양으로 처리 후 밀봉해 안전
현재 미국에는 국내 재선충 방제와 같은 훈증 방식을 적용하는 사례가 없어 직접 비교는 어렵다고 성명은 밝히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광범위하게 살포되고 있는 미국의 경우에 대해 비교가 가능토록 설명하고 있다.


일단 MITC가 MIC로 변화하는 광분해성 전환율은 약 7%이다. 특수한 시험 조건에서도 60% 이상 전환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실제 농업에서 사용하는 상황에서도 그 전환율은 3.8%로 측정됐다. 즉 100을 살포해도 3.8만이 MIC로 전환돼 노출된다는 것이다.


또 미국에서는 광범위한 지역에 메탐소듐이 살포되는 만큼 완충지역을 설정하는데 기준은 급성기준(미국 환경청)인 MITC 22ppb를 넘지 않는 선이다. 이를 적용하면 40에이커 당 25피트(76.2m)가 완충 지역으로 설정된다.


이에 따라 소나무 재선충 방제를 하기 위해 처리하는 방식에 빗대어 완충지역을 계산하면 28피트(85.3m)보다 훨씬 적은 완충지역이 필요한 것으로 빈센트 박사는 계산했다. 재선충 방제는 나무더미에서 이뤄지는데다 약을 살포하고 바로 밀봉하는 점 등을 감안하면 관주 처리방식 보다 약제가 주변으로 퍼질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점을 반영했다.


빈센트 박사는 인도 보팔사태 당시의 MIC 농도도 1만3000ppb~10만ppb 사이로 산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급성 노출 기준인 0.98ppb보다 1만3000~10만배 이상 높은 상황이었던 것이다. 소나무 재선충 방제 작업에서 얻어지는 농도는 보팔에서 발생한 최소 농도보다 8600배나 낮다. 결국 같은 물질이라도 얼마나 많은 양을 흡입했는가가 위험도를 측정하는 기준이 돼야 한다는 결론이다.


빈센트 박사는 “결과적으로 소나무 재선충 방제에 이용되는 메탐 제품인 쏘일킹 42% 액제는 한국 거주민이 고려해야 하는 위험 요소로 생각되지 않는다”고 성명을 마무리했다.


업계 관계자는 “농약에 부정적 이미지를 갖게 하는 이 같은 보도가 이제는 없기를 바란다”면서 “농촌진흥청도 작업자 안전 등에 대한 기준을 강화하고 있고 등록도 점차 까다로워지고 있는 만큼 농약의 안전성에 대해 인정하는 사회 분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심미진 gaiaone@news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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