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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물보호제

복제품 농약 등록 ‘춘추전국 시대’ 예고

투입비용 적은 만큼 가격도 낮아질까?

2012년도 농약 시장은 오리지널 원제 제품과 복제품의 대결이 시작되는 원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난해 ‘동일품목 동일라벨’ 규정이 폐지되면서 중소업체들이 복제품으로 농약제조시장 진출에 줄을 잊고 있어 가히 농약제조회사들의 ‘춘추전국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농촌진흥청도 지난달 말 복제품 농약 등록이 가능하다고 입장을 명확히 밝혀 복제품 등록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농약시장은 전통적으로 동부한농, 영일케미컬, 경농, 동부아그로텍, 성보화학, SG한국삼공, 동방아그로, 신젠타코리아, 바이엘크롭사이언스 등 메이저 회사에 의해 주도돼 왔다.

또 태준아그로텍, 아그리젠토, 한얼사이언스, 대유, 아리스타, 오더스, 인바이오믹스, 유일, 제이케이마간 등의 중소규모업체들도 농약제조의 한 축을 담당해 왔다. 하지만 올해를 메이저회사와 이들 중소업체의 경쟁이 예년과 다르게 치열해 질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동일품목 동일라벨(등록 10년 경과 품목 중 유효성분·제형이 같은 품목은 적용대상 통일)’ 규정이 폐지되면서 복제품 원제 회사들의 농약 등록이 활발해 지기 때문이다.

‘동일품목 동일라벨’은 농업인이 동일제품의 적용병해충이 달라 혼란을 가져올 수 있어 적용대상을 통일해 판매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 제도는 그러나 메이저회사가 중소업체의 제품 등록 시 등록서류를 공유하는 등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해 사실상 중소업체들의 진출 장벽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던 것을 2010년 국정감사에서 중소업체들의 활동을 저해하는 불공정한 제도가 지적되면서 농진청이 폐지를 결정해 동일품목(유효성분·제형 동일)의 적용병해충이 달라도 등록이 가능해졌다.

이 제도의 폐지로 농약등록 신청이 봇물을 이루면서 현재까지 등록 신청된 복제품만 10개회사 이상, 150품목을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품목은 전체 시장의 5%정도인 600~700억원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된다.

복제품 등록이 봇물을 이루는 것은 내년 1월 26일부터 복제품 등록이 여의치 않아지기 때문이다. 이날부터 농약 제품의 유효성분, 제형, 부자재가 모두 같은 제조처방제품만이 잔류를 제외한 시험성적서를 면제받을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된다.
 
내년 1월 26일 복제품 등록 기준 강화
복제품 등록과 관련해 메이저회사들은 달갑지 않은 반응이다. 이들은 지난 8월과 지난달 말 두 차례에 걸쳐 농진청에 반대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메이저회사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복제품의 부자재 등이 달라 안전성과 약해에 대한 위험성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 때문이다.

또 10년간 적용 병해충 대상을 추가 등록하기 위해 소요된 개발 비용과 시간 등에 대한 보상 없이 중소 업체들의 무임승차는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같은 제품인 경우 시중에서는 적용 병해충 대상이 많은 것이 유리할 것으로 이해하기 쉽지만 그만큼 제품 개발 비용이 증가해 단가가 높을 수밖에 없다. 또 신규 진입 복제품 등은 상대적으로 개발비 등이 소요되지 않아 저가로 판매할 수 있다.

판매상에서 같은 제품이라는 전제하에 복제품을 판매하면 약해 및 GAP 인증 취소 등 피해는 고스란히 농업인들의 몫이 된다는 설명이다.

중소업체들은 이에 대해 “복제품이라는 것은 의약품 분야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기준을 갖춘다면 문제될 것이 없는데 등록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기득권 행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다.

오히려 과거 ‘동일품목 동일라벨’ 제도가 시행될 당시에도 메이저회사들은 단독으로 동일품목을 적용대상이 다른 상태로 등록해 판매해 왔던 사례가 있어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되나”는 입장이다.

특히 무임승차라는 부분에서는 시험성적서 공유 시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도 메이저 회사들이 이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라는 것이 중소업체들의 시각이다.

한편 메이저회사들은 수월해진 복제품 등록이 내년 1월 26일이 되면 중단되는 것과 관련 ‘제도의 일관성’을 주장하고 있다. 어차피 안전성 및 평가가 강화되는 만큼 현재와 같이 약해·독성 등이 검증되지 않은 복제품들의 등록을 정부가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한시적으로 등록이 느슨해져 이 사이의 공백은 농진청 재량으로 얼마든지 일관되게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메이저회사들의 해석이다.
 
적정 가격 정책으로 농업인과 상생해야
농진청은 메이저 회사들의 ‘제도의 일관성’ 주장에 대해 법적 근거 없이 임의적으로 제도를 시행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즉 복제품 농약의 등록이 가능하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로서 일 년여를 끌어오던 농약 메이저 제조회사들과 농진청의 갈등이 일단락 됐다.

중소 농약제조회사들은 오히려 내년 1월 법이 개정되면 복제품 등록이 쉽지 않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작은 회사 입장에서 독성, 약효·약해, 이화학, 잔류 등 모든 시험을 수행하기에는 경제적 부담이 높은 것이 원인이다.

중소 농약제조회사 관계자는 “이 같은 상황이기에 올해와 같은 상황에서 등록을 서두를 수밖에 없다”며 “다만 제품의 품질을 높이려는 노력은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한시적으로나마 복제품 등록이 수월해진만큼 복제품 등록을 신청한 회사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제품을 출시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투입비용이 낮은 것과 관련 소비자 가격도 낮춰 판매가 이뤄지게 될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농약업계는 복제품을 등록해 판매하는 중소 농약제조회사들이 전체 시장의 5%정도인 600~700억원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신제품 출시 등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추려는 움직임이다.
 
실제 메이저회사들은 내년에만 제초제 28종, 살균제 26종, 살충제 19종 등이 출시될 예정이다. 최근 2년간 살충제 시장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각 회사별로 살충제보다는 살균제 신제품에 좀 더 주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신규물질보다는 기존 원제들의 합제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 농약제조회사들과 메이저회사들 모두 농업인들의 입장에서 가격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 관련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미 FTA 등으로 위기에 몰린 농업인들을 생각하고 적정한 가격 정책으로 농업인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농약업계도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독성 생산 중단 등 시장 축소 불가피
메이저와 중소업체간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지만 2012년 농약시장은 고독성농약·재등록 농약 등이 대거 취소돼 시장 규모는 축소가 예상된다.

고독성 농약 출하가 중단되면 400억원의 고독성 농약 시장 중 200억원 정도는 완전히 축소될 것으로 전문가들을 내다보고 있다. 습관적으로 사용하던 농약이 더 이상 판매되지 않으니 아예 살포하지 않게 돼 시장이 줄어들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것이다.
 
나머지 200억원 시장은 비슷한 가격대 혹은 좀 더 높은 가격대의 타 약제로 대체돼 시장을 유지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각 회사들은 이들을 대체할 약제를 선정·준비해 시장 공략에 들어가고 있다. 일예로 과수 개화 전에 살포되는 고독성 약제를 대신 공략하기 위해 ‘뷰프로페진’ 등을 포함한 합제 제품을 신규 혹은 대상해충 적용 확대 등으로 등록하고 있다.

고독성 농약이 줄어드는 것이 당장은 농약회사들에게는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독성 농약이 워낙 다양한 해충을 동시에 방제할 수 있기에 오남용이 많았던 것이 사실. 이 같은 사례가 점차 줄어들고 사용자들이 시스템 방제를 시작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게다가 고독성농약이 국내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오남용이 줄어들게 되면 결과적으로 농약의 이미지도 개선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라목손 인티온’도 직권취소가 완료된 것으로 파악됐다. 단품으로 400억원 이상이 판매되던 시중 1등 품목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그라목손 인티온’은 생산이 중단되지만 시장에 기 유통된 물량은 1년간 판매가 가능토록 유예기간이 주어졌다.

음독의 위험만 빼면 농약 자체엔 문제가 없는데다 시중재고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1년간 판매 유예기간이 주어졌지만 신규생산 중단으로 ‘그라목손 인티온’ 시장규모는 큰 폭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 시장은 내년 4월 경 패러쾃 원제를 포함한 합제가 출시되면서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바이엘의 ‘바스타’ 및 ‘빨간풀’ 등 글루포시네이트암모늄 제품, ‘풀그만’, ‘스파크’, ‘하이로드’, ‘위니아위드’ 등 글리포세이트암모늄 제품 등이 최근 몇 년간 활발한 판촉활동을 펼쳐 이 시장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등록이 10년 경과된 농약 제품들의 재등록 시기인 올해를 기점으로 기업 자체적으로 재등록을 신청하지 않은 경우 이 제품들의 사업도 전면 중단된다. 등록 10년 경과 농약제품들의 재등록 신청 결과는 12월 초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등록을 신청하지 않은 제품들도 그 양이 상당할 것으로 보여 이 또한 농약 시장 위축요인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대표적으로 ‘엔도설판 분제’는 고독성 농약은 아니지만 전 세계적으로 사업을 취소하는 것으로 결정돼 없어질 전망이다.

농약업계 관계자는 “고독성 농약과 재등록 되지 않은 농약들 중 시중에 판매되는 물량이 소진될 때까지는 3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파악된다”며 “일부분 유통 시장을 흐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농약대금 수금 안돼 어려움 가중
농약 유통업계는 농약제조 업계의 변화와 더불어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점쳐진다. 농협은 복제품을 등록한 회사들 중 계통에 등록돼 있는 회사들과는 복제품 계약이 성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복제품 중 등록이 완료돼 직접 사업하는 제품이 거의 없고 농협 계통 신청에 시일이 남아 있어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는 않고 있지만 계통 등록된 회사들과 제품을 계약하는 것이 문제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시판들은 친환경농자재 판매 등 사업다각화로 농약 판매 부진을 타개하려는 노력이 엿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쌀값이 20% 상승함에 따라 농업인들의 수매가 어려워지고 자금난을 겪게 되면서 농약 시판들의 판매 대금 수금도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다 농협의 대형화도 시판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시판의 어려움을 다소나마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약, 비료 등 농자재에 대해 농업경영체 등록과 관계없이 종전과 같이 영세율을 적용시키는 등 원활한 경영활동을 할 수 있는 정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이 부분은 시판의 문제만이 아니다. 농업인 대부분이 고령화되면서 복잡한 등록절차로 인해 등록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다. 작물보호제판매협회를 중심으로 시판의 목소리를 집약시키고 경영개선의 노력 등이 뒤따르면 골리앗 농협과의 대응력도 높아질 것이라는 것이 관련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사람’이 내년도 시장 성패 좌우할 것
통상 10년에 한번 법 개정이 이뤄지는 시기에 변화가 많이 일어난다는 농약업계 전문가들의 증언처럼 올해는 유난히 다양한 이슈들로 점철됐다. 특히 농약 시장이 계속 위축되는 상황 속에 농약 제조회사 및 유통관련 업계는 ‘엎친 데 덮친 격’을 실감하고 있다.

농약제조회사들은 2010년 판매량에 있어 표정이 제각각이다. 이상 기후와 친환경농업 유행 등 다양한 변수로 인해 농약사용량이 급감하고 있는 공통적 상황임에도 회사별로 판매 결과가 상이해 울고 웃는 상황이다.

특히 괄목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영일케미컬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이미 10년 전 농협의 자회사가 된 후 농협의 거대 유통망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영일케미컬의 성장은 예고돼 왔다.

올해 영일케미컬의 자체 평가로는 업계 3위로 파악하고 있으나 농약전문가들은 실질적 2위라는 평이 나오고 있어 2위라는 평가에 무게가 실리는 형국이다.

경농은 내외부적으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물론 한정된 시장을 서로 나누다보면 성장 업체와 정체 업체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경농의 정체에 대해 농약업계 관계자들의 해석은 대체로 ‘사람’에서 찾고있다.

어떤 이유에선지 경농은 올해 지방조직의 ‘사기’가 저하되면서 외부 환경과는 별도로 추가적인 매출부진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품질, 가격 정책, 마케팅 전략 등 하드웨어가 잘 갖춰져 있더라도 ‘사람’이라는 소프트웨어가 결정적 역할을 다해주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수치상 결과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성보화학도 ‘사람’이라는 소프트웨어를 잘 살려 올해 매출이 15%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에 올해 반등이 더욱 컸다는 해석도 가능하겠으나 ‘지난해와 달리 직원들의 눈빛이 달라졌다’는 농약시판 관계자들의 분위기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케팅·영업 직원의 충원, 특히 ‘변화만이 생존의 길’이라는 인식이 직원들 사이의 공감대를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년도 농약 시장은 부정적 외부 요인 속에서 ‘사람’이 어떻게 활동하는가에 따라 명암이 엇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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