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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일 수 없는 식물들 어떻게 미생물들과 공생할 수 있을까?

분석할 수 있는 미생물의 숫자는
실제 존재하는 미생물의 5% 이내

실험실에서 현미경으로 미생물이나 선충을 관찰하다 보면 신기한 모습들을 많이 관찰하게 된다. 우연히 물 속에 들어있던 소형 갑각류의 한 종류인 물벼룩을 바실러스 배양액 내에 넣은 후 물벼룩의 활동을 관찰하게 되었는데 물벼룩이 바실러스 속 미생물들을 잡아먹는 모습을 보면서 남극바다에 있는 대왕고래가 크릴새우를 잡아먹는 것과 같은 모습을 관찰했다. 


현미경 영상을 보면 물벼룩은 잡아먹는 것이 아니라 거의 흡입에 가깝게 입 주변에 있던 바실러스 속 세균들을 들이 마시는 신기한 모습을 한참 바라보았다. 30여년을 미생물에 대한 연구에 임하여 왔지만 물벼룩이 미생물들을 잡아먹는 모습은 처음이었는데 실제로 토양이라는 생태계에서는 서로 잡아먹고 잡아먹히는 약육강식의 세계가 지금도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 미생물만을 쳐다보는 것에서 벗어나 미생물과 선충 그리고 원생동물로까지 시야를 확대하여 토양 생태계를 볼 수 있는 시각을 겸비하여야 겠다.


세균이나 아주 작은 동물들은 서로 움직이기 때문에 천적을 만나면 도망을 갈 수도 있고 쫓아갈 수도 있지만 움직일 수 없는 식물들은 어떻게 미생물들과 공생을 할 수 있을까? 식물의 생육에 있어서 미생물과의 관계는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전국 농업인들이 토양 내 미생물이나 선충 분석을 위해 보내온 다양한 토양 시료를 분석해보면 이화학적 특성은 물론이려니와 너무나도 다양한 미생물과 선충의 분포를 확인할 수 있다. 


토양 속에는 세균, 곰팡이, 방선균, 선형동물의 일종인 선충 그리고 아메바와 유글레나와 같은 단세포 원생동물을 관찰할 수 있는데 실험실에서 분석할 수 있는 미생물의 숫자는 실제 존재하는 미생물의 5% 이내이니 실로 무한한 미생물의 세계를 짐작할 수 있고 앞으로 연구해야 할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토양에서 미생물은 작물 뿌리와 낙엽과 같은 식물의 잔사를 구성하는 섬유소를 분해하여 포도당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또한 토양 속에 사는 징그러운 지렁이, 선충 그리고 땅강아지나 두더쥐 같은 죽은 동물의 사체(단백질)를 분해하여 아미노산을 생성하기도 한다. 유기물들을 분해하여 식물이 흡수할 수 있는 양분을 공급하는 것이 미생물의 큰 역할이기도 하다.

 

또한 공기 중의 질소를 식물이 흡수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을 시켜주는가 하면 철이나 황 그리고 인과 같은 양분을 순환시킬 수도 있다. 바실러스 속에 속하는 세균들은 항생물질을 분비하여 병원균의 생육을 저해하는 한편 유기산을 생성하여 식물의 뿌리 발근을 촉진시키기도 한다. 특히 바실러스 속에 속하는 세균으로 바실러스 투린지엔시스(Bacillus thuringiensis)라는 미생물은 담배거세미나방, 파밤나방 그리고 멸강나방과 같은 나비목 유충의 내장을 녹여내는 특징을 지니고 있어서 대표적인 미생물 농약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비티(BT)는 Bacillus thuringiensis의 앞글자인 B와 T를 따온 것이다.  


유산균(유산균, LAB, Lactic Acid Bacteria)은 발효가 진행되면서 유산 즉 젖산을 만들어낸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진 세균이다. 그런데 유산균은 젖산만을 생성하는 것이 아니고 초산이나 알코올 그리고 이산화탄소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렇게 젖산 외에 다른 물질을 생성하는 유산균을 헤테로발효균이라 하고, 오로지 젖산만을 생성하는 미생물을 호모발효균이라고 한다. 또한 유산균은 트립토판이나 페닐알라닌과 같은 아미노산을 변형시켜 대표적인 식물 호르몬인 오옥신이나 인돌산(IAA, Indole Acetic Acid)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렇게 유산균 중에서도 특별히 식물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서 토양에서 분리된 미생물이 Lactobacillus plantarum(락토바실러스 플랜타럼)이다. 전국 지자체 시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유용미생물 배양 보급사업으로 농민들에게 공급하는 대표적인 미생물이다. 대표적인 유산균의 속명으로 Bifidobacterium(비피도박테리움)이나 Leuconostoc(류코노스탁), Pediococcus(페디오코커스) 그리고 Lactobacillus(락토바실러스) 등이 있는데 어디에 서식하는가에 따라 먹는 먹이원이 다르다.

 

Lactobacillus plantarum은 토양에서 주로 서식하므로 단당류인 포도당보다는 프락토오스나 수크로오스와 같은 먹이원을 공급해주어야 잘 자란다. 그런데 수많은 유산균 중 L. plantarum B182미생물은 자라면서 생성해내는 특이한 물질이 분석되었는데 프롤린(Proline)이라는 아미노산을 기본으로 다른 아미노산이 붙어서 형성된 물질을 만들어 낸다. 2개의 아미노산이 고리 구조로 연결된 물질인데 어떤 아미노산 조합이냐에 따라 곰팡이를 억제하기도 하고 항바이러스 능력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프롤린과 발린(valine) 결합체는 해충의 신경세포를 마비시켜 해충을 죽이는 특징을 확인하였으며 특히 토양 선충에 대한 효과가 뛰어나 친환경 선충 방제제로 개발하는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이다.

 

이렇게 프롤린 아미노산을 포함한 2개의 아미노산이 고리형으로 연결되어 있는 물질을 CDPs(Cyclic DiPeptides 2개의 아미노산이 고리형으로 연결된 결합체)라고 하며 외국에서는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된 반면 아직 국내에서의 본격적인 연구는 미흡한 상태이다. 
유산균이 분비한 대사물질인 CDPs를 새우 양식장에 사료 첨가제로 급이 한 결과 새우 1kg 내에 무처리구에서는 79마리가 들어있는 반면 CDPs를 급이한 시험구는 63마리가 들어있었다. 즉 유산균 배양액을 먹인 후 1kg의 새우를 재어보니 그 안에 63마리의 새우가 있다는 것으로 그만큼 크게 자랐다는 뜻이다. 


CDPs를 처리한 새우의 1마리 무게는 평균적으로 16g이었으며 유산균 배양액을 먹이지 않은 무처리구는 12.6g으로 처리구의 새우 상품성이 높아졌음을 확인하였다. 실험실 결과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L. plantarum B182를 배양한 배양액을 300배 희석하여 토양 선충에 처리한 결과 48시간 내에 80% 이상의 살선충 효과가 확인되었다. 앞으로 L. plantarum B182 미생물을 시군 농업기술센터에서 배양/공급하여 농업, 축산 수산 분야 발전에 기여를 하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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