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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비와 유기질비료는 어떻게 구분할까?

사람도 소화를 시키는 과정 중에 방귀도 나오는 것처럼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는 과정에도 열과 가스가 발생해 나타나는 것 '가스장해'

지난달 전기요금이 너무 많이 청구가 되었다. 장마는 짧고 더운 여름을 지내려니 에어컨을 안 틀수가 없었는데 결과는 전기요금 폭탄으로 돌아왔다. 그렇게나 무덥더니만 그래도 요즘은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이 역시 절기는 속일 수가 없나보다. 이제 조금 있으면 추석 명절이 돌아오고 하늘은 맑고 쾌적한 날씨가 이어지는 천고마비의 계절이 돌아왔다. 추수를 기다리는 황금들판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9월의 우리나라 풍경은 세계 어느 나라의 그것과 비교해도 정감이 간다. 곧 있으면 남부 지방에서는 겉보리 파종을 마치고 느긋하게 겨울을 기다리는 농부들의 그 마음이 여간 부러운 것이 아니다.

 

 

 

어릴 적 외할아버지 댁 뒷편엔 시골집 쓰레기를 쌓아놓는 퇴빗간이라는 곳이 있었다. 부엌아궁이에서 나오는 재나 채소를 다듬고 남은 찌꺼기, 외양간에서 나온 소똥이 엉겨붙은 볏짚 등을 쌓아놓는 곳인데 근 1년이 지나면 어른 키 만큼이나 높아져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1년여 동안 자연스레 발효가 된 것은 꽃피는 춘삼월 농사를 준비할 때 쯤 포크처럼 생긴 쇠스랑으로 소가 끄는 마차에 실어 부지런히 농경지에 뿌려주었던 거름이 된다. 그 당시는 그저 시커멓고 냄새나는 더러운 것으로 치부해 혹여나 신발에라도 묻을까 피해 다녔는데 지금은 그걸 만지고 냄새 맡고 그 안에서 활동하는 미생물들을 연구하고 있으니 사람의 일이란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한 겨울 엄동설한, 그렇게 눈이 많이 내려도 퇴빗간에 눈은 쌓이질 않고 수증기만 모락모락 올라오던 모습이 아직도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한창 덥고 무료한 여름날 퇴빗간 주위를 파보면 시뻘건 지렁이들이 숨어있어 그것을 잡아다 비닐하우스를 만들려고 쌓아놓은 기다란 대나무를 하나 빼내어 낚시를 하는 외삼촌들을 따라다니곤 했다. 이렇게 예전에는 양질의 퇴비를 만드는데 1년 정도 시간이 걸렸다. 우리 할아버지들은 1년 동안 만들어 놓은 잘 부숙된 퇴비를 밭에 뿌리는 것으로 한해 농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지금은 보다 적은 노력과 시간으로 잘 부숙된 토양개량제나 퇴비를 만들기 위해 많은 연구와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유기질비료, 식물성 잔재물을 사용하기 편리하게 제품화 한 것

퇴비, 이러한 유기질 비료성분이 미생물에 의해 발효 분해된 것

 

일전에 유기질비료와 퇴비의 차이점에 대하여 문의하시는 농민분이 계셔서 설명을 드렸는데 오늘은 퇴비와 유기질비료의 차이점에 대하여 설명을 하고자 한다.

유기질 비료는 식물 열매를 가공하고 남은 박 종류나 쌀겨, 톱밥, 볏짚과 같은 식물성 잔재물을 사용하기 편리하게 제품화한 것이다. 유기질 비료는 늘 숫자 3개가 일렬로 적혀있는데 이는 비료의 3대 성분인 질소, 인, 칼륨의 함유률을 차례대로 적어놓은 것이다. 유기질 비료는 4-2-1로 적혀있는데 이는 질소질 성분이 4%, 인 비료 성분이 2% 그리고 칼륨 비료 성분이 1%가 함유되어 있다는 뜻이다. 퇴비는 이러한 유기질 비료 성분이 미생물에 의하여 발효 분해된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유기질 비료에는 질소, 인 그리고 칼륨 비료 성분들이 포함이 되어있지만 퇴비에는 영양성분들을 미생물들이 모두 먹어치워서 비료성분들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미생물이 실컷 먹다가 도저히 먹질 못하고 남긴 리그닌 성분이나 무기질 비료 성분만이 있을 따름이다. 그래서 퇴비에는 작물이 빨아먹을 영양분은 그리 많지가 않다.

 

퇴비만 넣어주면 영양분 성분이

없기 때문에 잘 자랄 수 없어

유기물 성분을 미생물이 분해하면서 몽땅 다 빨아먹은 것을 퇴비라고 볼 수 있다. 예전에 퇴빗간에 가면 아궁이에서 파내온 재가 쌓여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재가 대표적인 퇴비의 한 종류이다. 재에는 아무리 물을 붓고 효율이 높은 미생물을 들이 부어도 열도 안 나고 가스도 발생이 안 된다. 발효가 안 된다는 것인데 재에는 이미 유기물들이 다 빠져나가서 그렇다. 이렇게 미생물이 먹을 것이 없는 것을 퇴비라고 보면 무방하다. 그렇기에 퇴비만 토양에 넣어주면 영양분이 없기 때문에 작물이 잘 자랄 수가 없다. 그래서 그 옛날 우리 조상들은 작물의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하여 밭에다 우리 사람의 똥을 갔다 뿌린 것이었다. 똥은 아직 미생물 발효가 안 된 유기물이므로 밭에 들어가면 토양에 있는 미생물들에 의해 발효가 일어나고 그 과정 중에 가스와 열이 발생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작물을 심기 전 20여일 전에 넣어주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고 작물을 심기 전 열흘 전에 넣어주면 유기물이 분해하는 과정 중에 발생되는 가스와 열 때문에 작물이 자라지 못하고 그대로 멈추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미숙퇴비에 의한 가스장해라고 하는 피해가 나타나는 것이다.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는 과정 중에

열을 발생시키며 가스가 나오기도

사람도 음식을 섭취하면 그 음식물이 우리 몸에서 흡수되어 에너지가 되어 몸에 열을 내고, 소화를 시키는 과정 중에 방귀도 나오고 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이러한 과정은 미생물도 똑같다.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는 과정 중에 열을 발생시키며 가스가 나오기도 한다. 그래서 작물에 피해를 입히지 않기 위해서는 가스와 열을 미리 빼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작물 심기 전 20여일 전에 유기질 비료를 넣어서 어느 정도 발효가 진행되고 가스와 열이 빠져나간 후에 작물을 심는 것이다. 작물이 들어갈 시기에는 유기물이 미생물에 의하여 분해가 되어 유기산과 같은 미생물의 발효 대사산물이 풍부한 토양일 것이다. 거기에 어린 유묘가 들어가면 뿌리가 활착을 쉽게 할 수 있고 건강한 작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유기질 비료와 퇴비의 차이점은 미생물에 의하여 발효가 진행이 되었는가에 의해 구분될 수 있다. 미생물에 의해 아직 발효가 안 된 생 원료로 구성된 것은 유기질 비료이고 미생물에 의하여 분해가 되어 더 이상 안 일어나는 것은 퇴비라고 볼 수 있다. 이론적이야 이렇지만 현장에서 이렇게 구분하기는 어렵고 어느 정도 작물에 피해를 안 주는 정도의 발효된 것을 잘 골라서 농사를 지어야 토양도 살아나고 작물의 면역력도 증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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