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돼지우리(돈사)의 대부분은 배설된 분뇨를 우리 바닥 아래(지하)에 수집・저장토록 설계된 ‘피트형(분뇨 수집구) 돈사’이다. 분뇨의 수거와 처리가 쉬워 노동력을 줄일 수 있지만 산소가 부족한 상태에서 분뇨(슬러리)를 장기간 저장함에 따라 암모니아를 비롯한 냄새물질이 지속적으로 배출되는 단점이 있다. 돼지우리의 냄새를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 나왔다. 농촌진흥청(청장 라승용)은 돼지우리(돈사) 사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분뇨(슬러리)의 수소이온농도(pH)를 제어, 암모니아 퍼짐을 줄이는 방법을 제시했다. 돼지 분뇨(슬러리)에 탄수화물을 투입하면 냄새물질인 암모니아 퍼짐을 40%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것.
수용성 탄수화물 투입으로 냄새 줄이기 가능
일반적으로 돼지 분뇨(슬러리)의 저장기간이 길수록 수소이온농도는 상승하는데, 수소이온농도가 상승하면 비휘발성인 암모니움(NH4+)이 암모니아(NH3)로 전환돼 공기 중으로 퍼진다. 따라서 분뇨(슬러리)의 수소이온농도를 중성(pH 7)으로 조절하면 분뇨 내 암모니아 가스 배출을 낮출 수 있다.
연구진은 돼지 분뇨를 50일간 배양하면서 수용성 탄수화물을 분뇨량의 0.1% 또는 0.2% 씩 5회 넣었다. 그 결과, 암모니아 퍼짐이 평균 42%, 최대 93%까지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투입한 탄수화물은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데, 이 과정에서 유기산이 생성되며 수소이온농도가 낮아진 것이다.
이 방법을 활용하려는 농가에서는 탄수화물 투입 전 우리 안의 암모니아 가스농도, 분뇨의 수소이온농도, 저장 중인 분뇨(슬러리)의 양을 측정해 투입량을 결정한다. 우리 안 암모니아 농도가 20ppm 이상이고 분뇨의 수소이온농도는 pH 7.2 이상인 경우 넣되, 탄수화물(당밀・설탕・포도당 등) 양은 저장 중인 분뇨(슬러리) 총량의 0.1%씩 1주 1회 넣는다. 단, 탄수화물을 지나치게 많이 투입하면 분뇨(슬러리)가 산성화되고, 암모니아보다 더 강한 냄새물질인 휘발성지방산이 퍼질 수 있어 반드시 수소이온농도를 측정한 후 적정량을 넣는 것이 중요하다.
농촌진흥청 축산환경과 곽정훈 과장은 “돼지우리 내 저장돼 있는 분뇨를 자주 비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이런 관리가 어려울 경우 수용성 탄수화물 투입을 고려해볼만 하다”며 “소규모 양돈농가에서 손쉽게 사용하면서 축산냄새를 낮추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보급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