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발암 위해성 논란으로 출하물량이 제한됐던 글리포세이트, 다이아지논의 물량제한 조치가 해제됐다.
농약안전성심의위원회는 지난 1월 18일 ‘제56차 농약안전성심의위원회’를 열고 글리포세이트·다이아지논 물량해제를 결정, 이달 안에 공표한다고 전했다.
가장 많은 농업인 사용하는 글리포세이트
글루포시네이트(Glufosinate)와 함께 전세계 비선택성 제초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글리포세이트는 2000년 글리포세이트에 대한 몬산토사의 독점권이 풀리면서 다른 업체들도 이 물질 계열의 제초제를 만들어 팔고 있다. 매년 5억 톤 정도가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되며, 사실상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농약으로 알려져 있다. 특정 잡초만 방제하는 선택적 제초제와 달리 비선택성 제초제는 모든 잡초를 방제할 수 있는 것으로 세계 시장이 60억 달러 규모에 육박한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2015년 3월 글리포세이트가 발암성 물질 분류등급에서 두 번째로 위험한 ‘2A’ 등급에 해당한다면서, 비호지킨 림프종이나 폐암을 일으킨다는 제한적 증거가 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농약안전성심의위원회를 열고 국내에 들여오는 글리포세이트 반입물량 제한을 결정한 바 있다.
제품을 개발한 몬산토사 측은 미국 환경보호청(EPA)가 2012년 글리포세이트에 대해 사용법을 지키면 인체에 안전하다는 평가를 내린 바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발암위해성 NO!
글리포세이트 과학적·법적 입증
농진청은 글리포세이트에 대한 안전성 재평가를 실시,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환경보호청(EPA) 등의 평가자료 검토 및 국내 농작업자 노출량측정시험 결과를 토대로 재평가를 실시했다. 재평가 결과, 글리포세이트는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세계보건기구(WHO) 합동회의에서 비발암성 물질로 분류됐다. 2015년 11월 유럽식품안전청(European Food Safety Authority)은 글리포세이트에 대해 DNA 손상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업데이트 된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내 농작업자 노출량측정시험에서도 위해성은 낮고 발암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따라 ‘제56차 농약안전성심의위원회’에서는 글리포세이트의 출하물량 제한 조치 해제를 결정, 이르면 2월 안에 공식보도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전했다.
글리포세이트의 물량제한 조치가 해제됨에 따라 작물보호협회에 ‘2017년 하작물 추가신청’을 희망하는 회사는 KC생명과학 1개 업체인 것으로 집계됐다.
글리포세이트 대체제품 다수,
업계 영향 미미
농진청 관계자는 “이번 물량해제 조치는 그동안 발암추정 농약 논란에 시달려온 글리포세이트에 대한 위해성 논란에 대해 과학적, 법적인 근거가 없음을 확인하는 마침표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간 발암성 물질이라는 소문에 시달렸던 글리포세이트의 누명이 완전히 벗겨졌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글레포세이트 물량해제 조치가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업계 관계자는 “글리포세이트를 대체하는 제품들이 다수(多數) 있어 이번 물량해제 조치로 인한 업계의 지각변동은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물량제한 조치였을 뿐 판매금지 등이 아닌데다 대체제품들로 영업에 어려움이 없었다는 것이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 또한 “글리포세이트에 대한 발암물질 논란에 대한 누명이 벗겨졌을 뿐, 이전의 쓰임새와 같이 농업인들의 사용체감온도는 그다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물량제한 시 신규진입이 어려웠던 업체에게는 이번 물량해제가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다이아지논 물량제한 봉인 풀려
농진청의 안전성 재평가에는 다이아지논도 포함됐다. 농약안전성심의위원회는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세계보건기구(WHO) 농약잔류전문가 합동회의의 ‘다이아지논 비발암성 물질 분류’ 검토 결과 반영 및 유럽 식품안전청, 미국 환경보호청의 비발암성 분류, 국내 농작업자 노출량측정시험 평가 결과 등을 종합 검토해 다이아지논이 발암 위해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다이아지논의 물량제한 조치를 해제했다.
한편, 미국독물질병국(ATSDR)은 다이아지논(diazinon)에 장기간 노출되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는 없으며,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지 않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