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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와 함께 농업 수명 연장을 꿈꾼다

제법 봄기운이 완연하여 엊그제까지 만해도 추웠던 겨울 기억은 어느새 저편으로 지나가버리고 개나리 진달래 꽃 피기만을 기다리는 때가 되었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봄기운에 몽땅 날려 버리고 올해 농사를 꼼꼼하게 준비하여 아무쪼록 우리 농업에도 따뜻한 봄날이 오기만을 바란다.


토양에서 가장 중요한 미생물, 곰팡이
학창시절 지저분하고 잘 안 씻는 친구한테 곰팡이라는 별명을 지어주었던 적이 있다. 우리가 알다시피 곰팡이는 지저분하고 불결한 곳에서 잘 피어나는 미생물의 대명사다. 무좀이나 비듬균 같은 것이 곰팡이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에 더욱 우리에게 피해를 주는 것으로 인식이 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지저분한 곰팡이가 우리 생활, 특히 농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는지...


만일 곰팡이가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쉽게 생각하면 100세, 120세 인생을 노래하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곰팡이의 일종인 Peniciilum spp.를 배양해서 페니실린(penicillin)과 같은 항생제를 생산하고, Fusidium coccineum이라는 곰팡이는 후시딘산(fusidic acid)을 생산하는데, 이러한 물질들을 추출·정제하여 약국에서 판매하는 연고와 같은 제품으로 만들어 상처 난 곳에 발라 세균의 침입을 차단하는데 사용된다. 이외에도 곰팡이를 이용하여 우리 생활 전반에 응용하는 것은 수도 없이 많기에 여기에서 일일이 열거하기란 쉽지 않다.
농업과 관련하여 농가에 피해를 주고 있는 응애, 진딧물, 선충 그리고 노린재와 같은 해충에 침입하여 죽이는 미생물은 곤충 병원성 곰팡이(entomopathogenic fungi)이다.
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토양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미생물을 꼽으라고 한다면 아마 곰팡이가 여기에 해당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곰팡이는 다른 말로 균류(菌類, fungi)라고도 하는데 버섯(mushroom)이나 효모(酵母, yeast)가 이에 속한다. 그러니까 정확한 표현은 균류가 맞고 곰팡이는 균류에 속한 미생물로 일반 토양에서 미생물의 생물량을 계수한다면 균류가 으뜸일 것이다. 여기에서는 편의상 곰팡이와 균류를 같은 표현으로 사용하도록 하겠다.


토양 내 중심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곰팡이
토양내의 미생물의 밀도를 측정할 때 세균은 마리수의 파악이 가능하지만 곰팡이는 기다란 균사체(菌絲體, mycelia)로 구성되어 있어서 그것을 정확한 마리수로 계수하기는 불가능하고 단지 곰팡이의 균사량으로 따지는 것이 정확한 방법이다.
곰팡이는 세균처럼 단일 종이 따로 따로 서식하는 것이 아니라 길게 실처럼 연장해서 사방으로 개체수를 증가시키는데, 이렇게 실처럼 길게 연결된 것을 균사체라고 한다.
토양 1g당 50-100m 길이의 균사체가 발견되는데 때로는 500m가 넘는 경우도 있다.
마릿수에 비하면 토양에 서식하는 세균이나 방선균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생물량(生物量, biomass)에 있어서는 토양 내 중심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토양 환경이 다양한 곳에서 곰팡이는 예외 없이 관찰되는데 강한 산성을 띤 토양이나, 논 같은 침수지 그리고 염의 농도가 높은 토양에서도 발견된다.
곰팡이는 세균과는 달리 호기성 생물(好氣性 生物, aerobes)이기 때문에 성장하는데 산소의 공급이 필수적이다. 즉 공기가 있는 곳에서만 서식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토양 수분함량이 지나치게 높아 공기가 부족한 상태에서는 자라기가 어렵다. 또한 배양에 적합한 온도는 40℃ 이하에서 자라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고온에서는 성장하기가 곤란하다. 그러나 곰팡이는 극한 조건에서 견뎌낼 수 있는 씨앗 형태인 포자(胞子, spore)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므로 극한 조건에서도 죽지는 않지만 포자 상태로 그 생명력만을 유지하고 있다. 곰팡이의 포자는 세균의 포자에 비해 다소 약한 편으로 70℃이상에서는 사멸되는 것이 보통이다.  


곰팡이와 비슷하지만 다른 방선균
농민들이 직접 쌀겨나 볏짚 등을 이용하여 퇴비 제조를 할 때 더미 표면위에 핀 하얗거나 잿빛 솜털같은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는 곰팡이의 호기성 특징에 기인한 것이며, 더미 속을 파보면 더 이상 솜털과 같은 곰팡이 균사체를 발견할 수 없다.
왜냐하면 더미 속에는 충분한 공기가 공급이 안 되었기에 곰팡이가 서식할 수 있는 조건이 안 되기 때문이다. 간혹 더미 속에 하얗게 균사체가 발견되어 곰팡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것은 곰팡이가 아니고 방선균(放線菌, actinomycetes)이 서식한 것으로 방선균은 곰팡이보다 더욱 극한 조건에서 성장이 가능하다. 방선균은 곰팡이와 같이 균사체를 형성하여 자라기 때문에 곰팡이와 혼동을 하는데 엄밀히 따지면 방선균은 세균의 일종이고 냄새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흙냄새를 풍기며 고온이나 일반 미생물이 분해하기 어려운 물질들을 분해하며 성장을 한다.
농민들이 농가에서 퇴비를 만들 때 사용하는 재료들을 살펴보면 쌀겨, 볏짚, 파쇄목과 같은 섬유질이 풍부한 재료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재료들의 구성성분은 섬유소(纖維素, cellulose)가 가장 많고 헤미셀룰로오스(hemi-cellulose) 그리고 리그닌(lignin)으로 되어있다. 이 3가지 물질이 서로 얽혀 있는 것이 식물체인데 이중 섬유소가 가장 분해하기 쉬운 물질이며, 그 다음이 헤미셀룰로오스인데 이러한 먹기 좋은 것은 곰팡이가 먼저 먹어 치운다.
리그닌은 곰팡이가 먹기에 버거운 물질이라 그냥 놔두면 방선균이란 녀석이 나타나 리그닌을 먹어치운다. 그렇기 때문에 퇴비화 과정 중 가장 마지막에 발견되는 미생물이 방선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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