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재배지에서 꽃이 피는 모든 작물에 연중 발생해 작물체의 잎, 꽃, 줄기는 물론이고 열매까지 가해하며, 토마토, 고추 등 가지과 채소에서는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TSWV)와 같은 심각한 바이러스를 매개하는 해충이 총채벌레다. 국내의 시설원예작물 재배지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총채벌레는 꽃노랑총채벌레, 오이총채벌레, 대만총채벌레 등이 있다.
동남아시아가 원산인 총채벌레는 국내에서 1993년 제주도의 꽈리고추에서 처음 발생이 확인됐으며 이후 시설재배지를 중심으로 발생이 확대돼 최근에는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 해충은 주로 잎 뒷면의 엽맥 부위에서 발생하며 가해하기 때문에 약제의 접촉이 쉽지 않다. 또한 잎, 줄기 및 꽃 속에 산란된 알과 토양속이나 낙엽 밑에서 서식하는 번데기는 약제 방제가 어렵거나, 방제효과가 떨어진다. 최근 국내에서는 작기 중 이상 고온, 따뜻해진 겨울날씨와 같이 총채벌레가 서식하기에 양호한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과 피해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증식력과 약제내성 강한 난방제 해충
총채벌레는 1990년대 초반 해외로부터 농산물 수입이 많아지는 시기에 작물체와 함께 유입된 외래해충이다. 유입된 총채벌레는 농산물이나 육묘의 판매 경로를 따라 전국으로 확산됐다. 고소득 작물의 주산지가 전국 곳곳에 생겨난 것도 피해 증가의 주요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총채벌레 자체가 증식력이 강하고 약제에 대해서도 높은 내성을 나타내기 때문에 일반적인 방제법으로는 충분한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총채벌레는 꽃 속에 많이 발생하며 피해는 과실에 지저분한 반점이 생기며 기형이 된다. 특히 겨울 작기인 억제, 촉성 및 반촉성 재배 시기에도 발생해 피해를 주는데 갉아서 흡즙하는 형태의 입 구조를 가지고 있어 작물체 잎에서는 피해부위가 초기에는 백색이었다가 점차 갈색으로 변식되며 피해가 심해지면 잎 전체가 광택이 나고 결국에는 말라죽는다. 또한 화분(암술, 수술)을 먹어 수정 불량이 되고 과실 착과를 지연시키기도 한다. 과실의 꼭지부위나 표면이 피해를 받아 백색, 갈색 무늬가 형성되고 결국에는 코르크화 되어 상품성이 떨어진다.
최대 360개 알을 식물체 속 1개씩 산란
총채벌레(Thrips)는 총채벌레목, 총채벌레과에 속하는 해충으로 국내에서는 1993년 제주도에서 처음 확인됐으며 현재는 전국적으로 발생되고 있다. 총채벌레목에 속하는 해충은 현재 약 5000여종이 보고되어 있으며 이중에서 1% 정도에 해당하는 수백종의 총채벌레류가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주식물로는 고추, 오이, 멜론, 수박, 토마토 등 과채류, 거베라, 카네이션, 장미 등 화훼류 및 감귤 등 과수류가 대표적이며, 꽃이 피는 거의 모든 식물체에 발생해 피해를 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충은 식물체의 조직 속에 알을 낳으며 번데기는 주로 토양 속에서 된다. 성충의 수명은 15℃에서 약 45일, 20℃에서 약 37일, 25℃에서 약 27일, 30℃에서 약 18일로 온도가 높을수록 짧아진다. 25℃에서 알, 1령충, 2령충, 전의용, 후의용, 성충까지 한 세대를 완료하는 데는 17일 정도 소요된다. 암컷은 성충의 전 기간에 걸쳐 불규칙하게 산란하며, 최대 360개의 알을 식물체 속에 1개씩 산란한다. 알은 어린잎이나 여린 줄기 또는 꽃잎 등 부드러운 조직 속에 낳는다. 알에서 부화한 1령충은 탈피하면서 미숙한 날개가 있는 유충을 거쳐 날개가 완전히 발달한 성충이 된다.
알에서 부화한 애벌레는 식물체의 부드러운 조직을 가해하며 약 1주일 후에 번데기가 된다. 번데기는 잎의 표면에 움직이지 않고 붙어 있거나 일부는 땅에 떨어져 흙 속에서 번데기 기간을 지낸다. 번데기는 1주일 후 성충이 되어 다시 식물체를 가해한다. 총채벌레는 양성생식과 단위생식을 하지만, 대부분 단위생식으로 번식하며 산란관이 있는 종들은 식물체 조직내에 산란한다. 온실내의 적합한 환경이 주어지면 연 10회 이상 발생할 수 있다.
육묘시 발생 늘어나 조기예찰 필수
국내에서는 최근 시설원예작물의 유묘를 주로 공정육묘장에서 구입해 사용하기 때문에 육묘 중 자칫 꽃노랑총채벌레, 오이총채벌레, 대만총채벌레와 같은 총채벌레의 관리가 소홀한 경우 발생 및 피해 확산이 순식간에 이루어진다. 육묘 중인 시설은 외부로부터의 총채벌레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방충망을 필히 설치하여야 한다. 또한 육묘 시설의 면적에 관계없이 황색 및 파란색 끈끈이트랩을 파종과 함께 5m 간격으로 10∼20개 정도 설치한 후 지속적으로 총채벌레의 발생을 예찰한다.
끈끈이트랩에 총채벌레가 한 마리라도 관찰되면 즉시 적용약제를 살포해야 한다. 약제살포는 유효성분 및 계통이 서로 다른 3가지 이상의 약제를 7∼10일 간격으로 번갈아 살포하면 저항성 발현도 줄이면서 방제효과도 높일 수 있다. 특히, 고추, 토마토 유묘에서 총채벌레에 대한 방제효과가 떨어져 작물체에 계속 총채벌레가 발생할 경우에는 농가로의 유묘 유입을 차단해야 한다. 그 이유는 최근 고추를 비롯한 가지과 채소류에서 피해가 심각해지고 있는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TSWV)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다.
세대 늘어날수록 방제효과 떨어져
총채벌레는 시설내로 침입한 후 1개월 정도 지나면 한 세대가 경과해 이후에는 알, 유충, 번데기, 성충 등 다양한 령기가 혼재해 발생하기 때문에 약제 방제가 어려워진다. 또한 발생초기의 예찰을 소홀히 하면 총채벌레의 성충이 식물체의 조직 속에 산란을 하기 때문에 더욱더 약제를 이용한 방제가 어려워진다. 즉, 유충은 약제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 약제를 살포하면 방제가 잘 되지만, 땅속의 번데기나 식물체 조직에 있는 알은 방제가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황색 끈끈이트랩이나 흰색 종이를 이용한 타락법 및 개화기부터 꽃속을 육안으로 지속적으로 예찰하면서 총채벌레의 개체수가 각각의 예찰방법마다 평균 1∼5마리 정도의 발생이 관찰되면 약제방제 시기를 결정해 방제에 임해야 한다. 만일 이 시기를 지나치면 서로다른 총채벌레의 령기가 혼재하기 때문에 약제 처리횟수와 많은 노력이 필요해 방제에 애를 먹는다. 따라서 총채벌레 방제의 성패는 적절한 예찰법을 이용해 시설내의 총채벌레 발생을 초기에 예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끈끈이트랩·타락법으로 방제시기 결정
총채벌레는 약충과 성충이 튀는 성질을 이용하여 황색 및 파란색 끈끈이트랩을 이용할 수 있다. 황색 끈끈이트랩을 이용할 때는 연동형 혹은 단동형 시설하우스에 관계없이 전체 면적을 5∼10 등분한 후 중앙 부위에 설치하면 된다. 끈끈이트랩을 설치할 때는 작물체의 신엽 근처 25cm 내외의 거리에 설치하는 것이 좋다. 그 이유는 총채벌레가 신엽에 산란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한편 끈끈이트랩으로 예찰하는 것이 어렵거나, 끈끈이트랩과 병행해 사용할 수 있는 예찰방법이 흰색 종이를 이용한 타락법이다. 타락법은 흰색 바탕의 종이를 작물체의 잎, 꽃, 과실 아래 10∼15cm에 두고 잎, 꽃, 줄기를 살며시 5∼6회 두드려 잎 뒷면, 꽃속 및 과실 표면이나 꼭지에 있던 총채벌레의 약충과 성충이 종이 위로 떨어지게 해 관찰하는 방법이다. 또한 작물체 정식 후 꽃이 피기 시작하면 총채벌레가 꽃을 매우 선호하기 때문에 꽃속을 주기적으로 관찰하는 것도 좋은 예찰법이다.
유충시기 집중방제가 가장 효과적
우리나라에서 꽃노랑총채벌레, 오이총채벌레, 대만총채벌레 등 총채벌레 방제용으로 피리프록시펜·피네토람, 피리달릴·스피네토람, 티아클로프리드, 티아메톡삼 등 185품목이 오이, 딸기, 고추, 국화, 장미, 복분자, 무화과 등 다양한 작물에 등록되어 있다.
총채벌레는 다른 난방제 해충과 같이 온실내로 침입 후 약 30일이 경과하면 다양한 령기의 충태가 혼재하므로 이때는 방제효과가 떨어진다. 따라서 총채벌레는 유충과 성충이 발생하는 시기에 방제의 초점을 맞추고 집중적으로 약제 방제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작물의 정식 후 황색 끈끈이트랩, 타락법, 육안관찰을 통해 예찰하면서 각 예찰법에 평균 1∼5마리 내외로 유충과 성충이 관찰되면 즉시 적용약제를 살포한다. 약제 살포시기는 성충시기보다는 유충시기에 살포하는 것이 보다 더 효과적이다. 이와 같이 총채벌레의 유충과 성충시기에 집중적인 방제를 해야 하는 이유는 총채벌레의 알은 식물체 조직 속에 있고, 번데기는 토양 중에 있기 때문에 약제와 접촉이 어렵기 때문이다.
지상부 약제살포시 지제부도 관주처리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작물체의 정식과 함께 토양 중 총채벌레 번데기를 방제할 목적으로 입제를 미리 처리하고, 작물체가 생육하면서 지상부에 유충과 성충이 관찰되면 지상부에 집중적으로 약제를 살포하게 되면 알을 제외한 총채벌레의 모든 령기를 효과적으로 방제할 수 있다. 만일 입제의 처리가 여의치 않으면 지상부 유충과 성충 방제 시 지제부에도 관주처리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살충제를 이용한 총채벌레의 방제 시 방제효과가 좋다는 이유로 동일 성분과 계통의 약제를 연용하게 되면 저항성이 강해지기 때문에 유효성분과 계통이 서로 다른 약제를 3가지 이상을 조합해 번갈아 가면서 살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총채벌레가 발생하는 초기인 경우 살충제를 7∼10일 간격으로 2∼3회 살포하고, 밀도가 높은 시기에는 7일 간격으로 적어도 4회 이상의 약제를 살포해야 한다.
따라서 총채벌레를 방제할 때는 정식 전에 입제를 전 처리하고 이후 유충과 성충이 발생하는 초기에 작물별로 등록된 서로 다른 성분과 계통의 전용약제 3종 이상을 살포하거나, 지상부에 전용약제를 살포할 때 동시에 지제부에 관주처리하는 2가지 방법을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약제처리 시에는 반드시 농약안전사용 기준을 준수하면서 방제에 임해야 한다.
김형환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특작환경과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