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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 적응하고 생존하기 위해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물질

작물 세포 환경 조절, 외부 스트레스 극복에 큰 도움 줄 수 있어

인간의 체온은 1년 365일 내내 약 36.5℃를 유지해야 한다. 우리 몸은 이 적정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추우면 몸을 움츠리거나, 더우면 땀을 배출해 온도를 낮춘다. 그러나 공기 중 습도가 높으면 땀의 증발이 원활하지 않아 체온이 상승하고, 심한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공기는 일정한 양의 수분(물)을 머금을 수 있는데, 머금을 수 있는 물의 양은 온도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온도가 30℃일 때 공기 1㎥(1루베, 가로×세로×높이 각 1미터)에는 최대 약 30g의 수분이 포함될 수 있다. 온도가 35℃일 경우, 최대 약 40g까지 수분을 머금을 수 있다. 따라서 바깥 온도 35℃ 일 때 공기 중 수분이 30g 포함되어 있다고 가정을 해보면, 35℃일 때 최대 포화수증기량인 40g의 75%에 해당하므로 상대습도는 75%라고 말한다.


요즘 날씨는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다’ 싶을 만큼 짜증스러울 정도로 덥다. 올해만 해도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이 11명에 이르렀고, 온열질환 환자 수는 전년 대비 6배나 증가했다. 잠깐 밖에 나가 일을 할라치면 따가운 햇살 탓에 작업은커녕, 서 있기만 해도 이마에서 땀방울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여기에 습도까지 높으면 스트레스는 극에 달하고, 결국 시원한 카페나 에어컨이 있는 곳으로 피할 수밖에 없다.


온열질환은 단순히 온도가 높다고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한 ‘습구 온도(Wet-Bulb Temperature)’가 높을 때, 인체에 위험한 온열 사고가 발생한다. 최근 기후학자들이 여름철에 주목하는 지표가 바로 이 습구 온도다. 예를 들어, 기온이 35℃이고 상대습도가 100%라면 습구 온도도 35℃에 이르지만, 습도가 낮을수록 습구 온도는 낮아진다. 일반적으로 습구 온도가 30℃를 넘으면 인체는 체온 조절 능력을 잃게 되며, 35℃를 넘기면 생존 자체가 어려워진다. 다행히 아직 우리나라는 습구 온도가 35℃를 넘은 사례는 없다.


이처럼 기온과 습도를 고려한 습구 온도가 상승하면 사람은 카페나 더위 쉼터 등으로 피할 수 있지만, 한여름 작렬하는 햇볕 아래 밭이나 비닐하우스 안에 서 있는 작물의 입장에서는 고온 스트레스가 얼마나 극심할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그렇다고 그 넓은 하우스 안에 에어컨을 설치할 수도 없으니 농민 입장에선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기온이 40℃를 넘어가면, 광합성 효소의 활성이 급격히 떨어지고, 수분 증발로 인한 탈수, 대사 불균형, 활성산소 축적 등으로 작물의 생육 전반이 부진해질 수밖에 없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고온기 작물 관리의 일환으로,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생리활성물질에 대한 연구와 관심 높아져

이상 고온(이제는 ‘일상 고온’이라 불러야 할지도 모른다)으로 인해 가축의 고온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지자체 지원 사업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말도 못 하고 움직일 수도 없는 작물이 고온 속에서 타들어 가는 것을 지켜만 보아야 하는 농부의 심정은 딱히 원망할 곳도 없고 마음은 답답하여 하늘만 쳐다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고온기 작물 관리의 일환으로,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생리활성물질에 대한 연구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미생물이 생성하는 2차 대사산물 중 일부는 작물의 세포 환경을 조절하고, 외부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무궁무진한 미생물의 능력 중에서도 여름철 고온 환경에서 작물의 스트레스를 줄여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은 지금 이 시점에서 더욱 절실하게 요구되는 기술이다.


미생물은 스스로가 살아가는 환경에 적응하고 생존하기 위해 다양한 물질을 생성한다. 이 중 생장과 직접 관련되지는 않지만 환경 적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을 2차 대사산물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예로 항생제, 식물 호르몬 유사체, 유기산, 그리고 식물 세포의 수분 손실을 줄여주는 저분자 화합물 등이 있다. 특히 고온 스트레스에 대응하기 위해 미생물이 생산하는 이들 저분자 화합물은 식물 세포 내 수분과 이온 균형을 유지하여 탈수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효모 미생물 배양체를 지속적으로 토양에 살포했을 때 작물이 고온을 잘 견디는 것이 현장 실험을 통해 확인되었는데, 이는 토양 속에 공기층을 형성해 외부 온도의 영향을 덜 받게 하는 효과를 주기 때문이다. 일부 효모는 고온 스트레스 저감 물질인 비테인 또는 유도체를 직접 생성할 수 있는데, 효모는 발효를 통해 알코올을 생산하는 대표적인 미생물로, 잡균 오염에도 비교적 강한 특성을 지닌다.
예전 막걸리 양조장을 가보면, 스테인리스 통에 막걸리가 가득 가득 담겨 있었지만 쌀 배지를 멸균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 이는 효모의 발효 과정에서 생긴 알코올이 잡균의 생장을 억제했기 때문이다. 물론 효모미생물 배양을 위한 배지를 적당하게 넣어주어 풍미와 함께 고농도 알코올을 생산하였긴 하지만 이러한 특성 덕분에 농가에서도 효모는 자가 배양이 비교적 쉬운 유용 미생물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경기도 이천 인삼연구회에서는 이천시 농업기술센터의 지원을 받아 효모 미생물을 자가 배양하여 인삼 재배지에 적용하려는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다. 배양을 위한 배지를 투입한 후, 완전 멸균이 아닌 간단한 살균만 거쳐 효모 종균을 접종해도 하루 만에 알코올과 유기산이 빠르게 생성되며 배양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모습이 확인되고 있다.
이는 효모가 생산한 알코올과 유기산이 잡균을 억제하고, 토양 내 병원균의 확산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이러한 발효 유래 대사산물은 요즘 같은 고온기에도 작물의 생장 활력을 높이고, 병해를 사전에 억제하는 토양 환경을 조성하여 농가의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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