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 이어 주요 해충인 나방류에 기생하는 선충을 시작으로 주요 곤충기생선충에 대하여 차례로 알아보자.

정남준 기자(이하 정기자)  왕사슴벌레 선충은 병원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추호렬 박사(이하 추박사)  여러 가지 이유로 곤충병원성으로 간주된다. 즉, 곤충에 병원성이 있는 세균을 침입태 유충이 옮겨 기주곤충을 치사시키기 때문이다. 즉, 병원세균을 지닌 선충의 침입태 유충은 적극적으로 기주곤충을 찾아서 침입하고 세균을 방출한다. 곤충은 빠르게 치사하고 선충과 세균은 곤충의 체내에서 번식하고 증식한다. 그리고 새로운 세대의 선충은 세균과 재결합하여 침입태 유충으로 치사체에서 탈출한다. 실험실 검정에서도 어리잎말이나방, 갈색띠바퀴, 크랜베리알락명나방, 갈색거저리, 꿀벌부채명나방에 병원성을 나타내었다.

정기자  임의기생 선충의 2번째 예는 어떻게 영양을 섭취하나?
추박사 2번째 방법으로 영양을 섭취하는 선충은 기주곤충의 소화관이나 기타 선(샘)에 기생하는 선충들이다. ’디플로개스테리투스‘와 ’프리스티온쿠스‘ 선충이 좋은 예이다. 여러 종류의 곤충에 기생한다. 선충의 3령 충이 곤충에게 먹히거나 항문을 통하여 기주의 창자에 들어가게 되고 발육을 시작한다. 그리고 콜로니를 생성하여 세균을 먹고 살며 세균을 지닌 채로 곤충의 소화관 벽을 찢고는 혈체강으로 들어간다. 곤충은 곧 죽게 되고 선충은 치사체를 먹고 산다. 결국은 기주곤충을 치사시키기 때문에 이들도 생물적 방제군으로 간주하고 있다.

정기자  절대(완전)기생은 무엇을 말하는가?
추박사 절대기생은 선충을 비롯한 기생체가 그들의 발육을 완성하기 위하여 살아 있는 기주를 필요로 하는 기생이다. 참선충과 아프헬렌키다 선충 등 절대기생 선충은 저항성 단계(다우어 단계)없이 수정한 암컷 성충이나 정액이 주입된 4령 충이 기생을 시작한다. 곤충의 소화관, 생식계, 체강 등에 존재한다. 나무좀 등에 기생하는 알란토네마티드 선충에서 가장 많이 기록되어 있다. 그 외 ’오릭토네마‘는 장수풍뎅이의 교미낭(일부 암컷류에서 보이는 주머니 모양의 생식기관 부위; 정자가 수정낭에 저장되기 전에 머무는 장소)에 살면서 교미하는 동안 수컷의 음경에 들어가 계속하여 일어나는 교미 행위 과정에서 다른 암컷으로 옮겨진다. 풍뎅이의 생식계에 무기한 남아 보호받을 수 있어 저항성 단계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생식계에서 생식 분비물과 미생물을 먹고 산다. 생식계에서 분리하여 생체 외에 배양한 어떤 세균으로도 선충은 증식할 수 없다. 반드시 기주가 필요하다. 

정기자  알란토네마티드 선충에 대하여 간단하게 언급해 달라.
추박사 생체 외 배양에서 성공한 예가 없는 중요한 환경친화적 생물적 방제 인자이다. 종에 따라 다양한 기주를 가지고 있다. 기주의 혈체강에서 체벽, 구침, 인두선으로 직접 영양을 섭취한다. 전형적인 생활사는 다음과 같다. 3령 충이나 4령 충이 기주곤충의 항문이나 생식계를 통하여 밖의 서식처로 나와 성충으로 성숙한다. 이들이 자유생활하는 선충이다. 교미 후 수컷은 죽고 수정한 암컷(침입태 혹은 자유생활 암컷)은 보통 표피를 통하여 직접 기주에 침입한다. 침입 후 종에 따라 암컷의 몸은 특징적인 형태로 팽창하고 알은 발육을 시작한다. 완전하게 성숙한 암컷은 기주의 혈체강에 산란한다. 자궁 내에서 부화가 이루어졌을 경우는 유충을 혈체강에 낳는다. 유충은 3령 충이나 4령 충, 드물게는 성충이 되어 기주를 떠난다. 이들은 거의 기주는 죽이지 않고 수명을 감소시키거나 부분적으로 불임을 일으킨다. 

정기자  곤충의 소화관에 기생하는 절대기생 선충에는 어떤 것이 있나?
추박사 꽃등에 성충의 창자에서 번식하는 ’시르포네마‘, 딱정벌레의 창자에서 성장하는 ’유드로네마‘, 귀뚜라미의 창자에서 성장하는 ’세팔로비움‘, 사마귀의 창자에서 발육하는 ‘자이노포에실리아’ 선충 등은 곤충의 소화관을 기생처로 삼는 절대기생 선충들이다. 그리고 요충으로 알려진 ‘옥시우리드’ 선충도 기주의 창자에 존재한다. 특히, ‘텔라스토마’ 선충은 암컷, 수컷, 유충 등 모든 발육단계가 바퀴벌레의 뒤창자에서 발견된다. 그 외에 딱정벌레, 각다귀, 지렁이, 노래기에도 기생한다. 

정기자  곤충의 체강에 기생하는 선충에는 어떤 것이 있나? 
추박사 기주의 분비액으로부터 영양분을 취하는 래브디티다목의 ‘파라시토디플로개스테르’는 유충과 성충이 무화과좀벌의 성충에 기생하는 선충이고 ‘카라보네마’ 선충은 딱정벌레의 체강에 기생한다. 침입태 유충이 딱정벌레의 창자에 들어갔다가 체강으로 침투한다. 성충이 되면 선충은 교미하고 번식하며 기주는 마침내 죽게 된다. 침입태가 된 선충은 치사체를 떠나 새로운 환경에 들어간다.

정기자  절대기생 선충에는 많은 종류가 있는 것으로 들린다.
추박사 우리 주변의 자연계에는 다양한 종류의 절대기생 선충이 존재하면서 해충의 피해와 밀도를 자연적으로 감소시키고 있다. 거세미나방, 밤나방, 메뚜기, 벼멸구, 하루살이, 모기, 먹파리, 바구미, 잎벌레 등 수많은 종류의 해충에 기생하는 ‘머어미드’ 선충을 비롯하여 딱정벌레, 파리, 벼룩, 총채벌레 등에 기생하는 ‘알란토네마’ 선충, 여왕 호박벌, 나무좀, 혹파리 등에 기생하는 ‘스패룰라리이드’ 선충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