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박테리아는 변종이어서 기존 항생제로는 치료가 안 되어 문제가 심각하다. 독일에서는 1000명 이상의 감염자가 발생하였고 사망자도 15명을 넘어 계속 늘고 있으며, 프랑스,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 동유럽으로 확산된다고 하니 공포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번 EHEC의 오염원으로 당초 스페인에서 재배한 유기농 오이라고 했다가 최근에는 유기농 새싹으로 지목 받고 있는 가운데 사실이다 아니다 논란이 분분하다. 그 여파로 유럽지역 채소류 소비가 안 되어 재배농가는 물론 상인들도 출하 및 판매시기를 놓쳐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됐다고 아우성이다. 이 병원균은 오이 자체에서 생성되지는 않았을 것이고 무엇인가에 오염되어 전파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재배과정에서 사용한 퇴비나 부산물비료 등 자재에 의해 오염되지 않았나 의심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생산된 농산물의 유통과정에서 오염될 수도 있겠지만 맨 먼저 오염원으로 추정할 수 있는 사용자재의 안전성이 문제시 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유기농 채소가 매개체로 보도되고 있는 가운데 유기농산물을 애용하는 우리나라 소비자의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우리나라 유기농업에 사용할 수 있는 자재의 검토평가 기준을 살펴보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번 슈퍼박테리아 같은 병원성 대장균은 근본적으로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병원성미생물 검출유무 검증 우리나라 유기농자재 관리는 독성, 병원성, 항생물질 등 안전성자료와 제조조성비 및 공정자료, 재배시험성적서 등을 검토 평가하여 유기농업에 사용할 수 있는 자재의 목록을 알려주는 목록공시제로 운용하고 있다. 유기농업에 사용할 수 있는 퇴비의 경우에는 퇴비화 과정에서 퇴비더미가 55∼75℃을 유지하는 기간이 15일 이상 지속되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병원성 미생물은 대부분 사멸된다. 그래도 염려스러워 농장 및 가금류(家禽類)의 퇴구비, 가축배설물 등을 사용한 퇴비는 병원성대장균(Escherichia coli O157), 살모넬라(Salmonella spp)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검사성적서를 받고 있으며, 미생물을 주․부원료로 사용한 제품이나 발효공정을 거친 제품은 여기에다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Listeria monocytogenes), 바실러스 세레우스(Bacillus cereus)까지 추가하여 검출유무를 검증하고 있다. 가축분 원료 자재는 항생물질 검사 뿐만 아니라 축분, 돈분, 계분, 혈분 등 가축분이나 가축에서 유래되는 물질을 원료로 사용할 경우 사료로부터 유입되어 잔류될 수 있는 항생물질도 검사성적을 제출토록 하여 차단하고 있다. 또한 병해충 관리용 자재에 있어서는 급성경구, 급성경피, 어독성 시험성적을 검토하여 사람은 물론 가축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평가하여 안전한 자재가 유통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안전한 유기농산물 생산은 유기농업에 있어 생명이다. 가장 안전해야할 유기농산물이 이번 슈퍼박테리아 발생으로 불안한 농산물로 지목받아 소비자로부터 외면 받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유기농으로 꿈을 키우고 있을 강소농(强小農 : 영농규모는 작지만 차별화된 농산품을 개발하여 지속적으로 강한 농업을 추구하는 농업경영체)에 희망을 잃지 않게 해주기 위해서라도 다시 한 번 각 분야에서 안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여야겠다. 유기농의 생명인 안전을 지키기 위해 정부는 물론 생산농업인, 자재생산업자, 유통관련 종사자, 소비자 모두가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국내 소비자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신뢰받을 수 있는 유기농식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