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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양파·마늘농사를 위한 기계화 추진

바닥의 아스팔트와 빌딩숲 콘크리트 벽체에서 품어대는 열기가 코끝을 자극 하여 숨을 헐떡거리게 한다. 입추(立秋)가 지났다. 여름도 그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것이다. 그 끝이 머지않았다고 생각하니 하늘이 참 곱고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다.

 

양파·마늘 기계화 추진을 위한 점검 회의와 간담회 참석 등으로 요즘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농작물 수확기 고령화된 농촌의 농업인력 문제가 이슈로 대두된 것이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또, 그때마다 내놓은 대책(?)이라는 것이 외국인 노동자 수급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평균 인건비가 16~7만원에 형성이 되고 궂은 날씨와 맞물려 20만원으로 올라서면서 다시 부각된 것이다.

 

아니, 수년 전부터 기계화에 대한 고민은 있었지만 농번기철 그때뿐이고, 다시 언급되다가 묻히고는 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외국인 입국 제한이 없었다면 올해도 이 문제는 신기루처럼 나타났다 사라지는 사막의 도시 같은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정부도 급했나 보다. 7월초 자리가 바뀌고 세종시에서 개최된 회의에 두어 번 참석하고 영상회의에 임했던 것이 전부인 필자로서는 점검(?)회의라고 하니 적잖이 당황해 하는데 주무부처에서는 6월부터 현장의 여론을 청취하고 점검을 해 왔던 것이다. 그렇기에 이런 자리가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양파·마늘 수확기 일손부족과 천정부지로 치솟는 인건비 문제를 해결하고 적기 영농실현을 위해 주산단지 지자체마다 기계화추진을 위해 고민을 해 오고 있는데, 중앙 정부가 나서서 파종(육묘)에서부터 수확·저장까지의 전 과정 기계화모델 정립을 위해 지원을 하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겠다며 담당국장님이 직접 진두지휘를 하는 것이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으라는 말이 있다. 우리 지역으로서는 감지덕지할 일이 아닌가? 일선 식량정책을 담당하는 필자 역시 그런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이렇게 뛰어든 것이다.

 

농업부서에 몸담았기에 생소하진 않지만 몰랐던 것들을 배우고, 여건이 비슷한 지자체들의 농업현황을 공유해 가는 과정이 흥미를 더한다. 또,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함께 그림(?)하나를 그려 보겠다는 욕심이 생기는 것이다.

 

사실, 우리지역은 양파 육묘·정식에 한정되었지만 지난 10여 년 동안 양파기계화를 위해 투입된 예산이 70여억 원이 넘는다면 믿을까? 그랬는데도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양파기계화가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일 것이다. 그러면서 값진 경험을 했기에 이제는 벼농사처럼 양파도 기계화가 가능하다는 확신도 얻었다.

 

이번 양파·마늘 기계화 시범지역 추진에 참여하는 함양군이나 창녕군 영천시에 비하면 부분적이지만 인프라 구축도 되어 있다. 물론, 파종·정식이라는 국한된 작업과정만이 아닌 굴취(掘取)와 수거(收去)라는 수확작업 기계화를 고민해야 하니 갈 길이 멀지만 말이다.

 

그동안 기계정식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과 미흡했던 부분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함께 개선방안을 고민하고 대안을 모색했기에 이제 그 전철(前轍)만 밟지 않으면 되겠다는 각오를 하며 회의에 참석을 한다.

 

자리를 같이한 지자체 담당자와 관계기관 및 생산농가들이 그간의 준비과정을 얘기하는데, 마치 초야(初夜)를 치루는 신부처럼 기대 반 설레임 반 주문들이 많다. 하지만 필자는 부담이 앞선다. 지난 양파 기계정식 추진과정을 지켜봐 왔기 때문이다.

 

행여 지금까지 기계정식을 해왔던 농가 중에 기계화작업의 첫 단초라 할 수 있는 상자육묘가 아닌 노상에 육묘를 준비하고 관행적인 방법으로 돌아가겠다는 농가가 있다면 어떻게 설득을 할까하고 고민을 하려다 그만 접는다.

 

그것은 기계화를 통한 생산비 절감만이 농업이 살길이고, 기계화를 통한 양파 정식과 수확만이 지속가능한 양파농사를 위하는 길이라는 것을 그분들도 알테니 말이다. 한술 밥에 배부를 수는 없다. 시행착오를 거듭하다 보면 지금의 양파 정식기와 같은 수확기도 만들어 낼 것이고, 또 처음부터 완벽한 것은 없었으니까?

 

끝으로 이번 정부의 양파·마늘 일관기계화 모델 정립을 위한 시범지역 사업추진에 대한 관심과 지원에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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