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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잘나가는 식물공장이 갖춰야 할 +α


식물공장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참으로 생소했던 기억이 있다. 무릇 식물은 땅의 자양분을 바탕으로 해 자라는 생물체인데 식물을 키우는 공장이라니 세상에 이렇게 얄궂을 데가 있나 했었다. 물론 이제 다 옛날 얘기다. 빛의 속도로 달려가는 현대 문명의 기술발전은 인류역사상 가장 오래된 산업인 농업의 영역 깊숙이 들어온 지 오래다.


식물공장은 기후여건에 관계없이 365일 농작물을 생산할 수 있는 IT·NT·BT 등 최첨단 기술이 융복합 된 자동생산시스템이다. 대지에서 키우던 식물을 일반적인 시설재배도 모자라 공장 안에까지 들여야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농업을 둘러싼 물리적, 사회적 환경이 급격히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기후변화가 농작물의 기존 재배지형을 바꿔가고 있다. 농가의 감소와 농업인의 고령화 또한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매년 농번기마다 농촌이 겪는 애로점이 일손부족이다.


내년 봄의 기후조건을 알 수 없고 농사짓는 어르신의 다음해 건강을 짐작할 수 없다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난감한 일이다. 이제 농업도 공장에서 규격화된 설비를 갖추고 예측 가능한 방법으로 생산할밖에 도리가 없는 것이다.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자면 뭔가 소중한 것을 잃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일어난다.


그러나 식물공장이라고 해서 꼭 삭막함을 떠올릴 필요는 없다. 다양화되고 있는 첨단농업의 한 형태로서 우리의 삶과 먹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다채로운 요소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IT에 강한 우리는 식물공장을 구성하는 첨단기술 개발에 대해 잘해낼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이 들기도 한다. 제대로 된 하드웨어를 만들고 이에 걸맞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면 식물공장 기술은 해외 농업을 두드리기에도 매우 적절한 사업 아이템이다.


이처럼 여러 가능성을 지닌 식물공장에 대해 국가 차원의 관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정부의 지원 위주로 살펴보면, 2009년부터 지식경제부가 신성장동력 스마트 프로젝트 사업 안에서 ‘IT-LED 기반 식물공장을 위한 핵심 부품 및 핵심기술 개발 사업’을 통해 식물공장의 상업화를 지원하고 있다. 딸기·인삼생장용 led칩과 식물생장 제어용 조명기기를 개발하는 것이다. 여기서 개발되는 LED 식물공장 시제품은 올해 말까지 상용화 테스트를 거쳐 내년부터 상업화를 본격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무농약 한방 의료용 약용작물 생산으로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미래농업 신성장동력 식물공장을 시범 추진해 상추 등의 엽채류를 포함한 원예작물 생산 농업인·농업법인에게 장기저리 융자지원을 한 바 있다.
생산자에게 최첨단 식물공장의 장점은 짧은 재배기간으로 인한 높은 생산성일 것이다. 또 품목별 재배와 출하시기를 조절해 더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보고서 ‘인공광형 식물공장 경영 모델 연구’(김연중 연구위원 등)의 분석 결과를 보자. 식물공장에서 1년 동안 상추를 재배해 판매할 경우 1년 평균가격은 kg당 2553원이다. 그러나 시기별로 파세리, 신선초, 케일 등 재배작목을 선택해 계획적으로 생산·출하하면 연간 평균 kg당 4201원으로 1.6배의 수익이 더 발생했다.
 
신성장산업 안착 위해 소비자 니즈 파고들어야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식물공장은 마다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우선 위해요소가 완전히 배제된 공간에서 최첨단 재배기술로 키운 먹거리를 제공해 준다. 완벽한 무농약 재배이므로 잔류농약 같은 건 생각할 필요조차 없다. 양액을 이용한 수경재배이거나 규격화된 토양을 이용하거나 어떤 경우든 무균 상태가 유지된다. 병충해를 입은 농산물은 이제 남의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다만 전통적인 재배방식이 아닌 기계 및 센서에 의해 생산된 먹거리에 대한 낯설음만 떨쳐버리면 된다.     


식물공장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 조사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36%가 식물공장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들 중 식물공장 생산 농산물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경우는 약47%로 나타났다. 구입 이유는 품질에 대한 신뢰 44.1%, 다른 농산물보다 안전 38.2%, 특별한 이유 없음 5.9%, 일반 농산물과 차이가 없어서 2.9%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식물공장 산업은 2012년 약 500억원 시장을 나타냈으며 2018년 3300억원의 시장규모가 전망된다. 이 분야에서 우리보다 잰 걸음으로 나가고 있는 일본은 지난해 233억엔(한화 2340억원)의 시장규모를 나타냈다.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경제성의 확보가 쉽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일본의 경우를 보면 2011년 조사에서 사업자의 70% 가량이 적자를 보고 있었다. 흑자를 달성하고 있는 기업의 상당수는 연간 매출이 1억엔 이상의 기업이고 연매출 1억엔 미만 사업자의 반수 이상이 적자 또는 제로 수익을 냈다는 결과가 나왔다. 
식물공장이 첨단과학시대에 걸맞는 매력적인 아이템인 것은 분명하지만 초기투자 비용과 유지비용이 많이 드는 것이 문제다. 식물공장 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사업 초기부터 시장수요를 면밀히 파악하고 예리한 경영마케팅 기술을 도입해 확실한 경제성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IT 산업이 까다로운 수요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며 성공가도를 달려왔듯이 농업이 신성장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치밀한 니즈 파악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이은원 hiwon@news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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