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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물보호제

“5년째 병해충이 줄고 있다”

고독성 농약 판매 중단…시장축소 불가피

올해 농약 시장은 ‘갈수록 설 자리가 없어진다’는 말을 실감케 한 해로 정리되고 있다. 통상 8월 말이 지나면 한해 농약의 대부분이 판매·소진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성적표는 최악이라는 지난해보다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내년에는 좀 나아지겠지’라는 기대를 한숨으로 바꿔놓은 것이다.
각 농약 제조회사들의 영업실적을 보면 동부한농, 영일케미컬, 성보화학을 제외한 전 제조회사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표 1>
 
업계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동부한농이 그나마 지난해 동기에 비해 4% 정도 매출을 올렸으나 매출액 증가에 중점을 두는 그룹사의 특성상 실질적인 이익은 높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영일케미컬과 성보화학의 매출 성장이 눈에 띈다. 영일케미컬의 경우 성장세에 있는 농협의 자회사라는 태생적 특성이 있어 예외적 성격이 강하다. 성보화학의 경우 새로 부임한 윤정선 성보화학 총괄상무의 적극적인 행보에 의해 약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매출액이 400억원 대로 성장세에 비해 규모는 크지 않아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더 주목된다.

반면 바이엘, SG한국삼공, 신젠타, 경농 등은 매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바이엘은 경영측면에서 사업을 포기한 약제들의 영향으로 계속적인 침체를 겪고 있다. 바이엘의 마케팅 활동은 대부분 장기적인 측면에서 이뤄지는 것들로 당분간 매출이 신장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 속에 중장기적인 비전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SG한국삼공은 매출액 등 외형적 크기 보다는 영업이익을 더 내는 기업구조로 기조가 바뀐 것이 매출 감소의 이유로 보인다. 한태원 SG한국삼공 대표가 한국작물보호협회 회장을 겸하고 있는 만큼 기업 건전성과 유통질서 확립 등의 행보는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매출이 부진한 기업들은 회사의 자체 사정과도 관련이 있으나 큰 틀로는 역시 농약 시장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약해·약효 클레임 갈수록 집단화
2009년과 2010년 두 해는 겨울 한파와 3월까지 저온현상이 계속돼 전국 과수 면적의 약 12%가 동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벼 병해 발생은 지난해의 반 정도인 3만2000여 ha에 불과하며 이는 평년 발생량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여름 내내 비가 많이 오고 집중 호우로 침수피해가 잇따라 8월 초 채소·과수류 살균제가 어느 정도 소진됐다는 소식이나 이마저도 예년 수준을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이와 함께 추운 겨울과 계속된 비로 인해 해충의 발생이 뚝 떨어진 상태로 살충제 소비가 예년의 80~9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 시판상은 “5년째 병해충이 줄고 있다”며 “기후가 베트남처럼 변했다”고 말해 피부로 느끼는 심각성은 더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농협을 기준으로 재고와 공급을 비교해 보면 재고 소진율이 공급 소진율을 앞선다.<표 2> 시중 제고는 소진되는 추세이나 공급은 그만큼 높지 않아 제조회사들의 숨 쉴 틈이 더 줄었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농가의 약해·약효 클레임이 갈수록 집단화하는 추세로 제조회사들의 발 빠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보상 요구 금액이 100억원이 넘어가는 경우도 종종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 약제 자체의 문제보다는 사용시기의 기상과 지역에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기업이라는 입장과 소비자라는 대응 관계에서는 기업이 불리할 수밖에 없어 대응책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2012년 고독성 농약 판매 중단
제조회사들에게는 앞으로도 더 큰 난제가 기다리고 있다. 내년부터 고독성 농약의 판매가 중단돼 매출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 농약들의 매출액이 4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는 이 중 200억원 정도는 같은 기능을 담당하는 약제로 대체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관행적으로 약제를 살포하던 농가가 고독성 약제 구입이 어려워지면 약제 살포를 1~2회 포기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로 인해 200억원 정도는 농약 시장 축소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패러쾃의 재등록 여부도 관심 집중 상태다. 농가에게는 빠른 효과와 저렴한 가격으로 가장 사랑받는 제품이나 인체에 치명적이라는 단점으로 재등록이 가능할 것인가에 농약업계와 유통업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이 패러쾃 시장 역시 400억원 대로 고독성 농약과 마찬가지로 대체 약제의 교체 외에도 줄어드는 부분이 생길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동일품목 동일라벨’ 규정 폐지에 소규모 회사들의 진출이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돼 농약 제조회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분위기다.

원제 개발 등 체질 개선 시급해
이 같은 농약 제조회사들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원제 개발이 최우선이라고 농약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원제 개발에 투입되는 비용이 높고 내수 시장용으로 개발하기에는 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점에는 반박의 여지가 없다. 글로벌 영업망을 구축하지 못한 국내 기업들에게 원제 개발은 먼 나라 얘기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업계는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일본의 농약 원제회사들의 경우도 규모는 작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꾸준히 농약 원제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에 안전하면서도 활성이 뛰어난 원제가 개발되면 그 부가가치는 제조와는 비할 바가 아니라는 것은 합성전문가들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얘기다. 이에 따라 농약 제조회사들에게는 원제 개발이 지금과 같은 난항을 타개할 숙제로 남게 됐다.

이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특허가 만료된 농약 원제의 라이센스를 구입하는 등의 조치도 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 또한 투입 금액이 높지만 갈수록 신농약 원제 개발이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에서 누가 원제 라이센스를 많이 보유하는가에 따라 농약 시장에서 살아남는가의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점유율 ↑ 농협과 코너 몰린 시판
유통시장에는 또 다른 어려움들이 산적해 있다. 점차 점유율을 높여가는 농협에 시판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농협의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증가한 반면 전체 시장은 줄었기에 시판의 판매 감소폭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표 2>

특히 친환경유기농자재도 대부분 농협을 통해 공급되고 있어 시판은 코너에 몰리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지역별로는 경남의 경우 시판의 판매량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 등은 비슷하거나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전남은 친환경농업이 주를 이루면서 농약판매상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별 작물보호제판매협동조합 등은 제조회사와의 교섭력을 강화하고 자체 상표를 만들어 공급하는 등 매출을 증가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농협을 상대하기에는 버거운 상황이다.

박찬일 전국농판회장은 이에 따라 “작물은 치료보다는 예방 위주로 관리해야 한다”면서 “시판은 토양개량제 등을 도입해서라도 살아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농촌을 고소득화 해야 선순환 구조가 될 수 있다”며 “정부가 농산물 적정 생산을 추진해야 할 것이며 농약 제조회사와 판매협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이를 함께 이뤄나가야 농약 업계가 살 수 있다”고 피력했다.

농산물의 가격이 안정돼야 농약 시장도 정상화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농가가 생산한 농산물을 제 값을 주고 판매할 때 농산물을 더 잘 관리하고 이에 따라 농약 사용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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