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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물보호제

영농철 실사용 구매패턴 자리매김 하나?

판매 부진 “면적 감소, 병충해 적고, 농산물 가격 폭락 영향”

 
농약 시장이 침체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와 같이 초기 저온현상이 계속되면서 병해충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농지면적도 줄어드는 등 농약 판매가 부진할 수밖에 없는 요소들이 줄지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가을 잦은 비로 살균제가 소진되면서 올해 4월까지는 시판상에서의 사전확보 물량 주문이 발생하면서 희망적인 분위기가 감지됐으나 5월에 들어서는 각 농약 제조사들 사이에 매출량이 급감했다는 발언이 연일 터져 나오고 있다.

한국작물보호협회에서 집계한 ‘4월 기준 동기대비 농약 생산·출하량’<표 1>에 따르면 생산량은 지난해에 비해 84%로 낮았다. 출하량은 102%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경향을 나타냈다. 이는 농약 제조회사들이 보유한 재고가 시판 및 농협으로 옮겨졌다는 분석을 가능하게한다. 반면 생산량이 줄어든 만큼 올해 농약 판매가 호전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4월은 생산량보다는 출하량이 많았지만 5월 들어서는 농약이 ‘너무 안 움직인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다만 통상 시판농약은 한해 물량의 대부분이 2~5월 중에 출하되는 경향이나 지난해부터 실 사용시기인 영농철에 필요한 물량을 주문하는 형태가 자리 잡아 가고 있지 않느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몇 년 전부터 농협농약의 시장점유율이 확대되면서 재고 누적을 우려하는 시판상이 늘어 올해가 실사용 시기에 농약을 주문하는 형태가 완성되는 원년이 된다는 시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농약제조회사들은 재고 물량을 받아내던 농협마저 영농철에 농약을 주문하는 분위기가 정착하고 있다고 말한다. 오히려 이 같은 현상이 유통시장 정상화가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농협과 시판으로 나눠지는 농약시장의 판도는 별다른 이상 징후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농협의 계통농약 신청금액<표 2>을 보면 지난해에 비해 96.9%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으나 농협이 올해 농약 가격을 2.5% 인하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한다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덩치 큰 농협도 재고 관리에 나서는 데다 농협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지면서 ‘끼워 팔기’도 줄어들어 농약시장은 그야말로 ‘정지’ 상태에 놓여 있다.

다만 농협이 막대한 자금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지금보다 시장점유율을 급격하게 올리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농협과 시판의 비율이 6:4 정도를 차지해 그 이상 가파른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다.

저온 피해 눈꽃 형성 안돼 적과도 없어
농약 시장이 정체 또는 침체 분위기에 싸여 있는 데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다. 먼저 지난 한 해 동안 저온, 냉해, 잦은 강우 등에 이어 지난 겨울에도 한파가 몰아쳐 복숭아, 포도 등의 과실수가 고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1월 평균기온은 영하 4.4℃로 평년보다 3.7℃ 낮았다. 또 최저기온이 영하 10℃ 아래로 떨어진 날도 13.9일로 평년(5.6일)보다 8.3일이나 많았다. 여기에 과수 개화시기인 4월 하순은 평년에 견줘 1.7℃ 낮은 저온현상이 전국에 걸쳐 발생하면서 과수가 고사하거나 눈꽃 형성이 지연되고 있다.
 
복숭아의 경우만 해도 말라 죽은 면적이 33ha, 고사 가능 면적이 50ha로 나타났다. 또 고랭지 포도가 재배되는 경북 상주지역은 전체 1,618㏊ 가운데 24%인 390㏊에서 언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김천·영천지역도 30~40%의 포도나무가 언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 영암지역의 무화과 270㏊ 중 70%가 언 피해를 입어 가지가 말라 싹이 나오지 않는 상태이다. 사과의 경우도 냉해를 입어 중심과가 피해를 보는 등 적과제 살포도 필요 없는 상황이 줄을 잊고 있어 관련 농약도 소진이 부진한 상태다.

게다가 지난해 봄에 말라죽은 과실수를 대체해 새로 묘목을 심은 경우에도 아직 농약을 많이 사용할 정도로 나무가 크지 않다는 것이 농약 시장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과수에 사용되는 농약의 출하량이 높음에도 이 같은 상황으로 인해 재로로 쌓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상황으로 보인다. 또 올 봄 저온 현상이 계속돼 병충해 발생에 적어 농약 사용이 필요치 않았다.

농산물 값 폭락으로 농자재 사용 안해
배추 등 농산물가격이 폭락으로 농자재 사용을 줄일 수밖에 없는 농촌현장의 상황도 농약시장의 침체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가격이 고공행진을 보였던 배추의 재배면적은 1만2132ha로 평년보다 15.7%, 지난해에 비해 23.8%나 늘어나 포기당 1만2410원에서 735원으로 94%나 폭락했다. 재배 면적은 늘었지만 병충해도 적고 출하하면 적자를 보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농약 사용은 당연히 먼 나라 얘기가 됐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이상기후로 수확량이 적어 가격이 올랐던 쌀도 정부가 2009년산 비축 쌀을 시장에 풀면서 가격 상승세가 꺽였다. 이 같은 상황에 농약 등 고가의 농자재를 사용하려는 농민들의 사기는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택지개발·공공시설 건설로 농지 면적 ↓
계속되고 있는 농지 면적 감소도 농약 사용을 위축시키고 있다. 통계청의 ‘2010년 경지면적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논과 밭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전체 경지면적은 171만5000㏊로 2009년의 173만7000㏊보다 2만2000㏊(1.2%)가 줄었다.

특히 연평균 0.9%정도 줄어들던 농지가 지난해에는 택지개발·공공시설 건설 등으로 감소폭이 커졌다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사대강 사업으로 줄어든 면적도 한 몫하고 있는 것이다.

이 밖에도 전남에 이어 경남에도 확산되는 친환경 농지 면적이 확산되고 있어 농약 사용량이 계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난해 말 가격 정책 등으로 일선에 재고를 ‘밀어내기’한 몇 몇 제조회사들로 인한 영향이 지금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영일케미컬·성보화학 판매량 늘어 ‘눈길’
이 같은 여러 부진 요인에도 불구하고 농약 제조회사들의 매출은 희비가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3> 다만 매출이 증가한 기업들에는 특이 사항이 존재하는 만큼 대체적으로 지난해 5월 동기에 비해 5% 정도 판매가 저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젠타 관계자는 “연 초 재선충약제와 잔디 관련 약제의 판매 부진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신젠타는 이와 함께 내부 조직 개편이 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분위기이다.
바이엘도 “고독성 농약 등 위해성 농약을 지난해 미리 사업을 포기했다”며 “그 영향이 올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제조회사들은 정부의 보조사업이 타 예산 배정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지자체의 농자재 보조만이 농약 공급의 숨통을 틔워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나마도 마을 단위로 시행되는 경우가 많아 각 회사별 영업 직원들의 활동 범위가 증가하고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반면 영일케미컬과 성보화학의 판매량 증가는 부진한 시장이기에 더욱 눈에 띈다. 영일케미컬은 농협 자회사로 농협과 거래가 총 거래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올해도 계속해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일케미컬의 한 관계자는 “올해 모드니가 흰잎마름병으로 등록되면서 지난해 10만대 판매되던 것이 19만대로 늘어 영향이 있었다”며 “앞으로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보화학은 지난해 성장이 다른 회사들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해 그 반등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올해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성보화학 한 관계자는 “성보는 시판상과 독점적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일선에 성보의 제품 재고가 거의 없었다”며 “2년 전부터 마케팅 직원을 보강하고 전문인력을 영입하는 등의 노력이 올해 가시적으로 드러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소규모 제조·수입회사 늘어 경쟁 치열
농약 제조회사 측면에서 보면 9대 농약 대기업을 제외한 작은 규모의 농약 제조 혹은 수입회사들이 계속적으로 늘어나 경쟁이 치열해 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농약 시장 크기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 같은 작은 업체들의 유입은 대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제조회사들의 농약 판매량과는 별도로 일본 원전으로 피해를 본 일본원제사들이 농약 원제 생산을 국내 제조회사들과 협의하고 있어 수익이 기대되고 있다. 경농은 이미 아그리가네쇼의 가네마이트 제품을 생산키로 결정됐다는 소식이며 동부한농도 여러 품목을 논의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남해화학이 니폰소다와 미쓰비시 상사와 손잡고 ‘톱신’ 원제 생산을 약속해 농약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다만 원제 생산량은 전량 수출될 예정으로 국내 공급은 없을 예정이다.

"기후가 농약 시장판도 최종 결정 할 것”
농약 업계 관계자들은 올 해 기후가 농약 시장을 최종적으로 결정지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상청의 예보대로 다가오는 여름 기온이 높고 비가 잦은 경우 농약 사용량이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여름처럼 계속적으로 비가 내려 약을 살포할 시기조차 없는 경우 오히려 농약 시장에는 악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봄에 병충해가 적은 것이 오히려 농약 시장에는 호재일 수 있다”며 “작물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잘 자라면 초반에 심한 병충해로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도 줄어들고 그 만큼 농작물이 자라는 면적은 많아진다고 봐야 한다”고 희망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조성필 한국작물보호협회 이사는 “초기 저온 현상으로 인해 작물의 작기가 늦어졌다고 볼 수 있다”면서 “생육이 왕성한 시기가 되면 농약도 자연스레 소진돼 지금보다는 시장이 나아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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