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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

양봉산업이 단순히 꿀을 얻기 위한 수단이 아닌 자연생태계와 인류를 지키는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많은 소비자들이 인식하고 응원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기후변화에 따른 꿀 생산량 감소
양봉산업과 이상기후에 대한 인식개선 필요
밀원수 및 방역예산 확대 방안 마련 시급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100대 농작물 중 71%가 꿀벌에 의해 열매를 맺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줄어드는 꿀벌로 로봇꿀벌 개발까지 진행되고 있다. 꿀벌이 인류에게 얼마나 중요 하길래 로봇꿀벌까지 등장 하는 걸까?


과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일찌감치 꿀벌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꿀벌이 사라지면 식물이 멸종하고, 결국 인류도 4년 이상 버틸 수 없게 된다’고 말이다. 농업뿐만 아니라 세계 인류의 식량 수급에도 문제를 끼칠 수 있는 핵심산업인 양봉산업의 현재와 발전방안에 대해 (사)한국양봉협회 윤화현 회장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살펴봤다.


Q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봄철 불규칙한 이상저온현상과 잦은 강우 등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는 꿀 생산의 70%를 차지하는 아카시아꽃의 불규칙한 개화와 꿀벌의 활동저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채밀량 감소로 이어져 양봉농가의 경영에도 많은 어려움이 야기되고 있다. 실제 현황은 어떤가?

 

기후변화는 전 세계가 겪고 있는 문제이며 해결해나갈 큰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핵폭탄으로 지구 수명시계를 만들었지만 지금은 환경의 변화를 가지고 지구 수명시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만큼 환경은 인류의 생명이 달린 중요한 문제이며 그 핵심에 양봉산업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아열대 기후로 넘어가고 있으며 밀원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아카시아 밀원이 황폐화해지고 있습니다. 올해의 경우 벚꽃은 100년 만에 가장 빠른 시기에 피었고 아카시아 꽃도 만개했지만 개화시기에 남부지방의 경우 18일, 중부의 경우 16일, 북부는 15일 등 한 달의 반 이상 비가 내려 벌들이 꿀을 가져올 수 있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또한 개화기시가 짧아진 것도 생산량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아마도 올해의 경우 평년대비 30%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작년에도 흉년이었으나 재고가 풀리면서 그나마 유지를 했는데 올해의 경우는 재고조차 부족한 실정이라 상황이 매우 심각한 수준입니다.
기후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이 양봉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축산으로 분류된 꿀벌은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에 대해 마땅한 지원이 없습니다. 정부기관들이 양봉산업과 이상기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 같아 너무 안타깝습니다. 축산이지만 양봉산업은 다른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각종 질병과 이상저온현상 등과 같은 자연재해로 인한 양봉농가의 피해가 해를 거듭할수록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정부의 보상이나 방역대책이 미흡하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한 협회의 의견은?


세계적으로 꿀벌 사라짐 현상이 15년 전부터 진행되고 있습니다. 산업화된 도시에 벌들이 한 번 이동 하면 집에 돌아오지 못하는 확률이 50% 정도입니다. 매년 겪고 있는 애로사항이며 환경적인 영향이라고 생각되지만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자연재해로 인한 꿀 생산량 감소는 재해보험도 적용되지 않아 양봉농가로써는 더욱 어려운 실정입니다.
협회에서는 이상저온 및 잦은 태풍이나 장마 등으로 인한 자연재해로 인한 꿀 생산량 감소에 대한 피해를 정당하게 보상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느끼며 정부에 강력히 건의하고 있습니다. 
현재 양봉산업에 대해 이상기후와 관련한 정부보상은 전무후무한 실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관련 예산의 경우에도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예산이 연간 74억원 규모로 최근 3년간 증감이 없었으며 다른 축종에 비해 규모마저 적어 매우 안타깝습니다. 특히 정부의 방역비 지원의 경우 실제 필요한 규모의 20~30% 수준에 그쳐 획기적으로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몇 해 전 190억원까지 방역예산을 증액하겠다고 했던 것이 지금까지도 계속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실정입니다.
이와 관련해 사람이나 가축이나 병이 발생한 후 치료하는 것보다 병에 걸리지 않게 예방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시중에는 벌의 면역을 길러주는 다양한 제품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양봉 관련 예산의 경우 지역마다 조금씩은 방역비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정부의 방역예산 확대가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며, 이와 함께 양봉농가의 예방을 통한 방제에 대한 인식도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농식품부 방역예산 중 ‘낭충봉아부패병’ 예산(올해 기준 21억원)의 경우, 허가된 동물약품이 없어 무분별하게 다른 제품으로 대체되어 예산이 집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한 협회의 입장은?


낭충봉아부패병은 토종벌에 발생했던 병으로 허가된 방제 약제가 없는 실정입니다. 양봉의 경우 낭충봉아부패병으로 인한 피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산은 그 병으로만 나오기 때문에 예산편성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양봉의 경우 진드기의 피해가 80~90% 정도로 가장 심각하며 진드기의 경우에도 방제약이 없는 상황에서 화학 농약을 사용하지 말라는 규제만 한다면 대책이 없는 규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등록되지 않은 농약을 사용하면 소비자들은 몸에 좋지 않다는 편견을 가지게 되고 양봉산업 전체 이미지에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방제 약제를 개발하는 것이 시급하며 꿀벌 면역을 강하게 하는 다양한 예방제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몇몇 업체들이 천연방제약제를 개발해 농가들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업체들 또한 영세하기 때문에 개발에 한계가 있는 실정입니다. 관련 산업은 전후방산업의 발전 없이는 결코 성장할 수 없습니다. 양봉산업과 관련해 양봉농가뿐만 아니라 제조업체는 물론 유통·서비스 관련 업체까지 정부의 다각적인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지난해 8월 28일부터 ‘양봉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양봉산업법‘)’이 시행됐다. 정부는 양봉산업법에 따라 ‘양봉농가 등록제’도 함께 시행하면서 양봉농가는 오는 8월 31일까지 주 사업장의 소재지에 등록해야만 벌꿀 등을 생산·가공해 유통·판매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한 협회의 입장은?


먼저 양봉산업법은 실용적이고 획기적인 법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양봉농가에서는 오래전부터 건의해왔던 사안이 실행되었음에 무척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사업장 소재지를 등록해야만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많은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양봉농가 등록제는 토종꿀벌은 10군 이상, 서양종 꿀벌은 30군 이상 사육하는 양봉농가에 대해 적용되며, 양봉농가가 토지를 소유하거나 임대차계약을 통한 토지 증명을 의무화한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다수의 양봉농가들은 밀원수의 꽃피는 시기에 맞춰 벌통을 옮겨가면서 꿀을 채취하고 있으며, 대다수는 영세농이어서 꿀벌을 사육할 토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또한 임대차계약의 경우에도 일부 임대인은 계약서를 작성할 경우 직불제 지원금이 줄어든다며 계약을 꺼려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협회는 이러한 현실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현재 90% 이상의 양봉농가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농가경영체로 등록이 되어있기 때문에 농가경영체로 등록된 양봉농가에 대해서는 별도의 서류 없이 등록될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또한 이동양봉제한과 관련해서 국내 양봉산업의 경우 벌 밀도가 세계적으로 비교해도 높은 편입니다. 벌은 많고 밀원은 적기 때문에 밀원을 찾아 이동하지 않으면 꿀을 생산해 낼 수 없습니다. 물론 방역에 대한 문제가 있을 수는 있으나 생산에 더욱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이동간 거리를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산지관리법에 의하면 산에 벌통을 설치할 수 없게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주밀원은 산에 있습니다. 밀원이 있는 곳에 벌통을 설치해야하는데 이런 법들은 현실과 괴리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산림청에 실정에 맞게 법을 개정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Q 꿀벌의 화분매개활동에 따른 농산물 생산기여와 산림생태계 유지 등 양봉산업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해 전북의 경우 양봉농가에 대해 ‘농민 공익수당’을 지급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를 확대 적용하기 위한 협회의 방안은?


꿀벌의 공익적인 부분은 이미 전 세계가 공감하고 있는 이슈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화분 매개체로써 생태계를 유지하는 기능이 있으며 이는 인류의 생존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습니다.
농약을 등록할 때는 꿀벌 독성테스트를 통과해야 하는 등 꿀벌은 자연과 인류 전체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는 중요한 산업이며 돈으로 판단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전북지역뿐만 아니라 강원도 일부지역의 경우에도 농민공익수당 신청을 받고 있으며 여러 지자체에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협회는 이러한 사례들이 전국적으로 확대되어 양봉산업의 공익적 기능에 대한 가치평가와 함께 양봉산업에 특화된 ‘양봉직불금’으로써 제도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천연벌꿀과 비교되는 사양벌꿀에 대해 일반인들이 가짜 꿀이라는 인식이 많다. 이에 대한 협회의 의견은?
기본적으로 사양벌꿀과 천연벌꿀은 당연히 구분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사양벌꿀을 가짜 꿀이라고 인식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사양벌꿀은 밀원이 부족한 경우 양봉사료를 먹여 생산한 벌꿀입니다. 인위적으로 만든 가짜 꿀과는 확연히 구분되어야 합니다.
과거 일부 업체들이 꿀벌을 이용하지 않고 인위적인 처리를 통해 가짜 꿀을 만드는 사례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사탕무를 이용할 경우 탄소비 측정으로는 진위여부를 판별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현재 가짜 꿀은 물론 사양벌꿀과 천연벌꿀을 판별하는 키트가 개발되어 있습니다. 벌꿀은 탄소비를 측정해 사양벌꿀과 천연벌꿀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또한 단순히 수치와 기계에만 의존하지 않고 꿀의 맛을 직접 보고 판별하는 등 철저하게 검사하고 있습니다. 국내 천연벌꿀 생산량은 전체 꿀 시장의 30%도 되지 않습니다. 그 부족함을 사양벌꿀이 대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한 사양벌꿀이 원료로 나가는 양은 매우 방대합니다. 꿀을 이용한 음료에서 과자, 빵 등 다양한 제품군에서 원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양벌꿀이 없다면 벌꿀을 이용한 다양한 제품의 생산에도 막대한 차질이 생기게 됩니다. 협회는 가짜 꿀은 말할 필요도 없고 사양벌꿀과 천연벌꿀 또한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기 때문에 협회 인증마크가 붙은 꿀은 믿고 드셔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개최가 연기됐던 ‘양봉인 전국대회’가 올해 10월경 정읍에서 열릴 예정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 말씀?


‘양봉인 전국대회’는 말 그대로 전국 양봉인이 한자리에 모여 양봉산업의 바런과 화합을 도모하는 자리입니다. 해마다 전국 양봉농가와 관련단체, 업체관계자 등 5,000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행사입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개최가 연기되었으나, 올해는 규모가 축소되더라도 가능하다면 개최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예정입니다. 시기는 10월~11월경에 개최할 예정이며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철저하게 준수해 안전하게 진행할 예정입니다.

 

Q 끝으로, 양봉산업의 발전과 소비자 인식 개선을 위해 한 말씀 하신다면?


양봉산업은 지난 20년간 비약적으로 발전해왔습니다. 양봉농가들의 경우 20년 전에는 2월이면 벌을 한참 기르는 시기였지만 지금은 양봉기술이 발달하여 2월 말이면 생산을 하는 농가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양봉산업의 발전은 기자재 산업이 뒷받침 되어 주지 않았다면 이룰 수 없는 일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기후변화에 맞춰 벌들은 더 강해져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기후변화와 밀원의 감소로 인해 벌꿀 생산이 저조한 현 상황에서 기자재산업의 발전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꿀을 사용한 다양한 제품의 개발이 이뤄진다면 국민 건강증진은 물론 양봉산업에도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양봉농가는 벌꿀, 꽃가루, 로얄젤리, 프로폴리스, 봉독 등 다양한 산물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일부 국가에서는 벌통 속의 공기까지 사용할 정도로 정말 버릴 것 하나 없는 것이 양봉입니다. 또한 양봉산업과 공존하는 산업체들도 무수히 많이 있습니다. 특히 최근 자연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꿀벌의 공익적 가치에 대해서도 새로운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양봉산업이 단순히 꿀을 얻기 위한 수단이 아닌 자연생태계와 인류를 지키는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많은 소비자들이 인식하고 응원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정부차원의 보다 다각적인 지원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다시 강조드립니다.   
                                                                       취재_이창수 기자 cslee69@newsAM.co.kr / 정리_심진아 기자 jinashim@news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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