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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 개발이 경쟁력이다’

[농약시장키워드]관행적 유통방식 ‘NO… 편하고 효과 좋은 품목 ’OK

 
요즘 농약업계는 내년 시장을 준비하느라 분주하기만 할 뿐이다. 재고누적에 가격인하 압박 등 겹겹이 악제가 쌓여 있으나 뾰족한 대안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농약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9월말 현재 농협과 시판상 등 농약유통조직의 재고량은 올해 전체 출하량의 30%를 웃돌고 있는데다 제조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체 재고량도 예년보다 7~8% 가량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품물량 또한 예년의 2배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1150원대를 유지하면서 내년 농약가격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가까이 폭등하면서 올해 농약가격은 평균 24% 가량(농협계통농약 18%와 시판농약 26% 및 계통공급 추가품목 인상률 포함) 인상 됐다. 따라서 내년 농약가격도 환율인하폭 범위 내에서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농약제조업체들의 속사정은 간단치가 않다. 환율변동 폭만 놓고 보면 분명 가격인하요인이 발생했다고 할 수 있겠으나, 지난해 농약가격인상분은 환율인상분과 원제가격인상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데다, 현재의 재고물량을 감안할 때 가격인하에 따른 반품수요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농약제조업체들을 옥죄고 있다.

다시 말해 내년 농약가격인하가 기정사실화되면 농협과 시판상은 올해 비싼 가격에 사들인 재고물량을 모두 제조업체에 반품하고 내년 물량은 인하된 가격으로 확보하려 들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제조업체들은 자체 재고량에 반품물량까지 겹쳐 올해 가격인상분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불안감에 빠져 있다.

더욱이 내년도분 원제가격은 올해 인상된 가격으로 동결되거나 일부품목의 경우는 오히려 5% 내외 인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만큼 내년에 농약가격을 인하하기란 사실상 불가능 하다는 것이 농약제조업체들의
‘가슴앓이’이다.

신제품 개발로 돌파구 찾아라
그렇다면 이렇듯 꽉 막힌 농약시장을 뚫고 나갈 돌파구는 없는 것인가. 업계 전문가들은 ‘신제품 개발’이 향후 농약시장의 ‘키워드’라고 말한다. 사용이 편리하고 효과 좋은 신제품 출시를 통해 한발 앞서 유통시장을 선점해야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시 말해 제조업체가 유통업체에 제시하는 기존의 유통마진 경쟁에서 벗어나 농업인과 유통업체가 먼저 찾는 제품군을 개발해 독자적인 시장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의 경우 ‘벼 육묘상 처리제’와 생력화제형인 ‘점보제’, ‘수면부상성입제(UG)’ 등을 그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한국삼공의 ‘다카바’와 동방아그로의 ‘듀엣’은 생산물량이 모자라 더 팔지 못했을 정도로 ‘효자품목’이었는가 하면 생력화제형 품목들 또한 급속한 매출신장세를 보였다.

한국삼공의 홍두화 전무는 이와 관련해 “향후 농약시장은 관행적인 유통방식에서 벗어나 농업인을 만족시킬 수 있는 신제품 출시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지난달 한국삼공이 영업본부에 속해 있던 마케팅 부서를 개발마케팅팀으로 배치하는 구조개편을 단행한 것도 신제품 개발단계에서부터 마케팅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농약제조회사별 매출현황<표1> 및 2005~2009년 신제품 매출규모<표2>를 보면 제품개발에 따른 회사별 시장주도력의 명암은 더욱 확연해진다. 자체 원제를 보유한 신젠타와 바이엘 및 농협계통조직에 의존하는 영일케미컬을 제외한 동부하이텍, 경농, 동방아그로, 한국삼공 등 매출액 상위 4개 업체의 경우 최근 5년간 ‘대형품목’ 출시가 두드러졌던 한국삼공과 동방아그로의 약진이 눈에 띄게 돋보인다.

한국삼공의 경우 최근 5년 동안 31품목을 신규로 출시해 연평균 71억원씩 총 353억원의 매출액을 올렸으며, 동방아그로도 47개 신제품을 통해 연평균 70억원씩 5년 동안 3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경농은 지난 2005년부터 올해까지 50개 신규품목을 출시했으나 연평균 68억원씩 총 341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치는 등 소위 ‘대형품목’ 개발에 상대적 열세를 보이면서 시장점유율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업계의 ‘리딩 컴퍼니’(leading company)인 동부하이텍의 경우는 같은 기간동안 64개 신규품목을 통한 75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다양한 신제품 개발과 더불어 확고한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농약업계의 올해 매출액은 지난 9월말 현재 1조664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4077억원)대비 2563억원 가량 늘었다. 이중 한국삼공은 지난 9월말 현재 1750억원의 매출액을 올려 전체시장의 10.5%를 차지했으나, 지난해 시장점유율(9.7%)과 비교해서는 0.8%p가 늘었다.

동방아그로도 지난해 같은기간(1468억원)보다 292억원이 증가한 176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는 등 전체시장의 10.6%를 점유했다. 동부하이텍도 같은 기간에 4057억원의 매출액을 올려 전체시장의 24.4%를 차지했으며, 지난해의 시장점유율(24.1%)과 비교해서도 0.3%p가 신장했다.

그러나 경농의 올해 매출액은 지난 9월말 현재 2397억원으로, 시장점유율 면에서 전년 동기(15.1%)대비 0.8%p 낮아진 14.4%에 그쳤다.
 
한국삼공 약진 ‘눈에 띄네’
특히 2008~2009년도 대비 매출 및 M/S 증감추이<표3>를 보면 경농의 경우 전체시장 점유율은 14.4% 인데 반해 증가분 2563억원에 대한 점유율은 11.2%에 그쳐 사실상 ‘자기 몫’의 3.2%p를 경쟁사에 빼앗긴 결과를 초래했다.

반대로 신제품을 앞세운 한국삼공의 경우는 점유율이 14.9%로 ‘자기 몫’보다 4.9%나 더 가져온 셈이다. 동방아그로도 지난해의 시장점유율 10.4%보다 0.2%p 늘어난 10.6%의 점유율을 보이며, 올해 증가분에 대한 점유율 역시 0.8%p 더 늘어난 11.4%를 챙겼다. 동부하이텍도 올해 증가분의 26.0%를 차지하는 등 ‘자기 몫’보다 1.6%가 많았다.
 
연도별 신제품 매출액 및 신장률 추이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엿볼 수 있다. 우선 2005년에 출시된 신제품<표4>의 경우 동부하이텍의 ‘풀코스’와 ‘리무진’은 출시 1년만에 각각 279.1%와 169.5%의 신장률을 보이는 등 시장주도력을 발휘했으며, 한국삼공의 경우도 ‘살초대첩’과 ‘다마타’를 내세워 각각 106.3%와 135.1%의 신장률을 기록하는 성과를 보였다.

물론 농협계통조직망을 이용한 영일케미컬의 ‘무사미’와 ‘영일팜’이 출시 1년만에 각각 304.5%와 260.1%의 신장률을 보였으며, 자체 원제를 보유한 신젠타의 경우도 ‘터치다운아이큐’가 출시 4년차에 들어 218.9%의 신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2006년 신규품목<표5> 중에서는 한국삼공의 ‘필드왕’과 ‘힌트’가 매출액과 신장률에서 단연 돋보였으며, 영일케미컬의 ‘혹명탄’, 동부정밀의 ‘철홍성’, 경농의 ‘바람탄’, 바이엘의 ‘나티보’ 등의 신장률을 주도했다.
 
2007~2008년 신제품<표6 , 표7>의 경우는 영일케미컬의 ‘영일넘버원’(28억4600만원)과 동방아그로의 ‘파워샷’(28억3400만원)이 지난 한해의 유통시장을 주도했으며, 올해에는 한국삼공의 ‘애니충’(148억7600만원)과 ‘다관왕’(25억4800만원), ‘명작’(18억5900만원)을 비롯해 동부하이텍의 ‘알타코아’(101억2900만원), 동방아그로의 ‘아리엑설트’(44억5400만원)와 ‘아리손농부’(29억3500만원) 등이 두드러진 매출규모를 자랑했다.
 
제조사와 원제사간 ‘윈-윈’ 절실
그러나 농약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신제품 출시만으로 회사별 경쟁력 확보 및 유통시장의 안정화를 꾀하기란 적잖은 난제가 도사리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신젠타와 바이엘을 제외한 나머지 제조회사들의 경우 원제사의 ‘상도의’를 가장 절실히 바라고 있다.
 
가령 제조회사가 공들여 출시한 신규품목이 시장장악력을 발휘하기까지는 적어도 3년 이상이 소요된다.

그러나 원제회사들은 자사의 수익창출을 위해 최초등록회사의 사정은 개의치 않고 여타의 제조회사에도 동일한 원제를 나눠줘 공급과잉에 따른 치열한 경쟁구도로 치닫기 일쑤고, 품목에 따라서는 과다사용으로 인한 저항성 문제에 봉착해 조기에 사장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런가 하면 제조회사 간에도 경쟁사의 대형품목을 견제하기 위해 자사가 보유한 유사품목의 덤핑 또는 할인판매로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

일예로 한국삼공의 ‘힌트(사이플루페나미드)’의 경우 출시 직후 동방아그로의 ‘월계수’와 경농의 ‘실버스타’가 합세하면서 3년도 채 지나지 않아 저항성 문제가 야기됐는가 하면, ‘알타코아(동부하이텍)’, ‘프레바톤(영일)’, ‘쏘로스(신젠타)’, ‘파워스타(경농)’, ‘애니충(한국삼공)’ 등은 서로 원제사는 다르다지만 유사제품들간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시장예측을 어렵게 하는 품목으로 꼽히고 있다.

농약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시장상황에 대해 “농업인이 꼭 필요로 하는 우수제품 개발을 통해 시장주도력을 확보하는 것만이 향후 농약시장의 키워드”라며 “제조회사들은 눈앞의 매출확대를 위해 서로 물고 뜯는 구태는 이제 멈춰야 하고, 원제회사들 역시 무분별한 원제공급으로 제조회사간 출혈경쟁을 조장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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