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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원예자재

도시농부를 위한 소포장·소형 농기자재 ‘눈길’

[기획]“농업의 새로운 트렌드····관련법·제도 정비해야”

 
올해 이상기후가 지속되면서 배추와 더불어 채소값의 폭등세가 이어지면서 직접 채소를 키워 먹겠다는 ‘도시농부’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과거에는 여유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주말농장, 텃밭, 베란다농업 등의 도시농업이 웰빙을 생각하는 젊은이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한 심포지엄 ‘도시, 농업을 품다!’가 관심을 끈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사)도시농업포럼(대표 신동헌)이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국회의원과 소비자단체, 농민단체 등의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도시농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반영했다.

이날 종합토론에 참석한 이들의 면면을 살펴봐도 도시농업이 농업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음을 시시했다. 토론자로 이종석 도시농업연구회장, 김연중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송정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팀장, 이강오 그린트러스트 대표, 이충원 농림수산식품부 녹색미래전략과장, 최성희 대원텃밭농원 대표 등이 참석했다.

지난 15일에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과 한국도시농업연구회 주관으로 북서울 꿈의 숲 콘서트홀에서 ‘도시, 공간, 농, 그리고 사람’이라는 부제로 ‘2010 도시농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도시민의 농사활동, 가드닝, 원예 체험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실천기술과 친환경 병해충 방제기술 등이 소개됐다.

이웃나라 일본도 연일 치솟는 채소 가격과 식품안전성에 대한 걱정으로 최근 푸드닝(foodening)족이 늘고 있다. 푸드닝은 가드닝에 음식(food)을 결합시킨 일본 신조어다. 일본 20~30대 여성들이 베란다에서 채소나 허브 등 농산물을 길러먹는 일이 확산 되면서 이 단어가 생겨났다.

주말농장을 가꾸는 일본인들이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소형 농기자재 판매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도 일본의 모종·씨앗 판매는 전년대비 20%나 신장했다. 280엔 정도면 토마토 모종을 구입해 100개 이상의 토마토를 수확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소포장된 종자와 간편하게 키울 수 있는 상추종자와 고추모종 등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주)경농에서 도시민들의 가정원예나 도시농업을 위한 소포장 작물보호제를 시판하는 등 도시농업 관련 농자재 개발 붐이 서서히 피어오르고 있다.

과거에는 여유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도시농업이 간편한 농자재 개발로 농업에 관심이 많은 50~60대 뿐 아니라 웰빙을 생각하는 20~30대 여성이나 젊은 부부들에게도 인기를 끌며 확산되고 있다.

‘도시농업포럼’과 ‘도시농업연구팀’ 탄생
도시농업은 1992년 서울시농업기술센터가 전국 최초로 시작한 ‘텃밭농원사업’이 시발이 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후 주말농장과 가족농원 등으로 발전됐다. 특히 도시농사꾼들의 모임인 사단법인 도시농업포럼이 출범하면서 도시농업에 대한 도시민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월 28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창립 기념식을 열고 출범한 도시농업포럼은 신동헌 농업전문 PD, 김민기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최정심 계원디자인예술대 전시디자인학과 교수, 손혜원 크로스포인트 대표(현 농산어촌포럼 이사) 등 4명을 공동대표로 선출했다. 특히 도시에 살며 주말농장, 베란다 정원, 옥상 텃밭을 가꾸고 있는 류승삼 벤처테크 대표, 최성희 대원농장 대표, 조상호 나남출판 대표, 박은주 김영사 대표 등을 비롯해 각계각층 인사 300여명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신동헌 대표는 “도시농업이 발전하는 만큼 농자재 업체들에게는 신흥시장이 될 수 있다”면서 “도시농업은 디자인과 홍보, 이 두 가지가 가장 주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도 지난해 8월 관련전문가와 단체 관계자가 참여하는 ‘한국도시농업연구회’를 결성하고 본격적인 도시농업 관련연구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도시농업연구팀’을 신설하고 먹을거리, 볼거리, 느낄 거리 등 선진국 도시농업을 지향한 각종 기술 개발과 보급에 매진하고 있다.

이 팀에서는 빌딩 옥상녹화, 벽면녹화, 텃밭 가꾸기, 생활원예 연구 등을 추진 중에 있다. 또 스마트폰을 이용한 식물관리, 베란다에 한번만 물을 주면 한 달 간 자동으로 물이 공급되는 저면급수 심지화분과 완효성 비료, 수경 재배 장치 등을 연구·보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5월 우리나라 도시농업 발전을 위한 기술 개발 및 보급 중장기계획을 확정하고 총 28개 사업에 대한 과제별 연구를 추진해나가고 있다. 새로운 화훼상품 개발과 IT기술을 결합한 생활원예 기술개발, 인삼 잎채소, 버섯, 벼 등의 도시농업 소재 개발, 유용 곤충자원의 생활이용 확대를 위한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최동로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기존의 생산활동과 관련한 연구에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정책과 문화가 융합된 블루오션 창출을 위해 도시농업 확산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도시농업 교육·지원기관 잇달아 문 열어
농림수산식품부도 도시농업의 활성화를 위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농식품부는 지난 4월 27일 농진청과 산림청, 각 시·도 등이 참여하는 ‘도시농업 활성화 전국협의회’를 개최했다. 농식품부는 이날 협의회에서 농업 관련 기관 외에 중앙부처·학계·연구기관·시민단체·산업계 등이 모두 참여하는 전국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또 농진청, 산림청, 각 시·도가 합심해 가칭 ‘도시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을 제정·추진함으로써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인간과 식물·환경이 조화로운 도시농업을 보급·지원하는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도시농업의 이해, 작물재배법, 농사의 기초 등을 교육하는 기관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도시농부학교가 서울(전국귀농운동본부), 부산(부산귀농학교), 대구(대구녹색소비자연대),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대전(대전도시농부들) 등 5곳에서 실시되고 있다.

(사)전국농업기술자협회는 도시민을 대상으로 생활농업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서울시농업기술센터를 비롯해 시·도 농업기술센터들이 공기정화식물 등 생활원예와 도시민 텃밭 가꾸기 등 교육에 나서고 있다.

시도에서도 도시농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천 도시농업네트워크가 발족돼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10일 수원에선 경기농림진흥재단, 경기도농업기술원, 전국귀농운동본부, 푸른경기21실천협의회, 경기개발연구원 등 5개 기관이 참여하는 ‘경기도 도시농업네트워크’ 발족식을 가졌다.

도심에 도시농업을 지원하는 기관도 들어섰다. 서울 송파구는 지난 8월 30일 오금동에 ‘송파도시농업지원센터’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송파구는 도시농업 지원을 제도화하기 위해 ‘친환경도시농업 육성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마련해 조례규칙심의를 거쳐 이달 구의회 임시회에 상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시농업의 필수자재 ‘자동 관수시설’
텃밭과 옥상농원, 베란다농업 등 도시농업에 성공을 좌우하는 시설로는 관수시설이 꼽힌다. 도시농업 발전을 위해서는 관수시설 전문 업체의 육성과 탄생이 시급한 실정이다. (주)경농에서 현재 도시농업과 관련한 관수시설사업을 표명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 전문가에 따르면 “매일같이 물을 줘야하는 옥상농원과 베란다텃밭 등의 도시농업에는 관수시설의 자동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지속적인 사후관리를 위해서는 가까운 지역의 전문업체에 시설과 시공을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도시농업 관련 관수시설의 시장성은 아직은 미미하지만 시도를 중심으로 옥상농원에 설치를 지원하면서 시장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제 서울시는 올 2월부터 옥상농원 설치를 희망하는 복지관·유아원 등 다중이용시설을 공개 모집해 25개소를 선정하고 1개소당 보조금 800만원을 지원, 옥상농원을 설치했다. 25개 옥상농원은 중구, 구로구, 동작구, 관악구, 서초구를 제외한 20개 자치구에 1~2개씩 골고루 분포됐다.

옥상농원은 바람과 일조량은 많지만 지하수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알맞은 작물과 토양을 선택하고 특히 관수시설을 설치해야 하고 자동 관수시설은 필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공토양과 친환경비료의 공급도 요구되고 있다.

베란다농업의 경우에도 마사토, 퇴비·상토 등과 함께 인공토양이 필요하다. 또 일조량이 풍부하지 못한 곳이 많아 실내조경용 LED조명이 개발되고 있다. 발 빠른 소비자들은 집안에 LED조명을 설치하고 채소 가꾸기에 들어갔다.

일본 홈센터 인기상품 ‘소형 경운기’ 포함
도시농업은 일본의 시민농업, 독일의 클라인가르텐, 쿠바의 도시농업, 영국의 얼랏먼트 등 선진국에서도 성공적으로 시행·정착되고 있다. 특히 일본은 도시농업과 관련한 소형기자재 개발이 활발해 지고 있다.

실제 일본의 홈센터(생활잡화, 가구, 인테리어 등을 파는 쇼핑센터)에는 농기자재를 찾는 일본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닛케이 트렌디가 선정한 2009년 상반기 히트상품 중 이례적으로 경운기가 포함됐으며, 혼다가 올 3월에 발매한 ‘피안타’라는 경운기로 발매 2개월 만에 연간목표인 6000대의 75%에 해당하는 4500대를 판매했다. 구입자의 90%는 경운기를 사용해 본 적이 없는 사람으로 최근 농작물 가꾸기를 시작하는 초심자들이 구입에 나서고 있다.

피안타의 장점은 조작의 편리성으로 기존의 경운기가 가솔린을 연료로 했던 것과 달리 연료가 휴대용 가스레인지에 들어가는 1회용 가스이기 때문에 연료의 보충이나 보관이 간편하다. 핸들 부분을 분리하면 자가용 트렁크에 들어갈 정도로 수납도 쉽다.

식물 공장이나 전자기기를 개발하고 있는 일본의 키스톤 테크놀로지(요코하마시 소재)는 최근 LED 에너지 절약 PAR형 램프 ‘토네이도 ACE’를 개발·시판에 들어갔다. 이 램프는 실내와 가정 채소밭에도 사용할 수 있는 LED 에너지 절약 램프다.

일본 타카이종묘와 인터리어업체인 ‘프랑프랑’은 가정의 베란다에서 간단하게 채소를 재배할 수 있는 ‘vege 재배킷’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흙과 하치와 종이세트로 돼 있어 초심자라도 1개월이면 수확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첨단 ‘식물공장·빌딩농업’ 등도 도시농업
이 같이 주말농장, 옥상농원과 베란다농업 등에 활용되는 농기자재는 수납과 이동이 편리해야 한다. 또 20~30대의 젊은 세대를 고려한 디자인도 매우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재배해서 시식까지 욕심을 내면서 주말농장 등 도시농업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소포장, 소형 농기자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관련법 및 제도정비가 중요하다는 것이 관련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중앙정부의 도시농업 제정과 지자체의 도시농업조례 제정과 함께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농지법 등에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한 근거조항 신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식물공장, 첨단시설을 위한 빌딩농업 등도 도시농업의 한 부분이다. 특히 식물공장이 주목받는 것은 차세대 광원 LED를 인공광원으로 사용하고 IT와 BT가 결합하는 최첨단 농업시설이기 때문이다. 최근 배추파동 이후 식물공장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점도 식물공장이 도시농업의 한 분야로 자리 잡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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