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농업과학원과 아시아농식품기술협력협의체(AFACI)가 공동으로 지난달 26~28일 농촌진흥청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 ‘이동성 벼병해충 방제를 위한 국제워크숍’에서 달 보트랠(Dale Bottrell) 매릴랜드 대학 박사는 ‘녹색혁명 이전으로의 식량 위협 : 아시아 아열대 지역의 벼멸구에 의한 수량 감소 위협’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보트랠 박사는 “이 발표를 위해 아시아 지역 벼멸구 등 해충 발생에 관련된 논문 1000여편을 리뷰했다”며 “살충제를 논에 살포하면 천적과 천적의 천적 등 포식자가 감소하며 해충의 방제로 식물생장이 증가해 벼멸구를 더 끌어들이는 결과를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1984년 켄모레 등의 발표에 의하면 살충제를 살포하지 않은 논에서 천적에 의해 벼멸구가 더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후 천적이 살충제를 살포하지 않은 논에서 강력한 해충 조절 인자로 확인되는 수많은 예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벼멸구 저항성 품종 벼는 재배 초기에는 도움이 되지만 완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보트랠 박사는 이와 함께 “이미다클로프리드를 논에 살포 후에도 살아남은 벼멸구 개체들은 오히려 체내에 당 성분 등이 증가해 에너지를 얻게 된다”며 “이 때문에 비례에도 살아남을 수 있어 타국으로 이동해 피해를 주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질소비료를 많이 준 작물은 생육상태가 좋아 벼멸구를 더 많이 끌어들이며 번식력과 생존력을 높인다”며 “질소비료 살포가 100kg이 증가할 때마다 벼멸구 개체수는 40배씩 늘어난다”고 발표했다. 보트랠 박사는 따라서 작물 재배 정보 등이 농약회사를 통해 농민에게 가장 많이 전달되는 만큼 정부가 농민 교육 등을 강화해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트랠 박사는 아울러 “벼멸구 등의 발생은 국제적 문제”라며 “벼멸구 방제에 대한 공조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면 분명한 해결책은 있을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워크숍의 한 참석자는 “내가 살충제를 살포하지 않더라도 옆 논에서 살충제 살포가 이뤄지면 자신에게도 영향이 있다”며 “벼멸구 발생이 한 가지 원인으로 생겨나는 것이 아닌 만큼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해 원인을 파악하고 효과적인 방제 방법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태공학방법, 살충제 미사용 공감 이끌어내야 콩 루엔 홍(Kong Luen Heong) 필리핀 국제미작연구소 박사는 ‘아시아의 벼멸구 문제 : 약제 사용과 정책’ 발표를 통해 농약회사들의 판매 정책과 정부 정책의 불균형에 대해 발표했다. 홍 박사는 “농약 등의 미시적 도구로 거시적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정책, 농업 담당기관의 구조도 필요하다면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벼멸구 등이 발생한 후 방제만 하는 후속조치보다는 지속가능한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농민들에게 단순히 살충제를 사용하지 말라고 말하기 보다는 논 주변에 꽃을 심고 벌과 같이 눈에 보이는 곤충 등이 활동하는 것을 농민들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살충제 사용을 멈출 것”이라며 “이 같은 도구가 ‘생태공학’이며 이런 도구들을 많이 개발해 내야 한다”고 말했다. 홍 박사는 또 “EU는 2020년까지 살충제를 절반으로 줄이는 정책을 쓰고 있는데 생산량은 계속 늘어난다”며 “남는 양은 아시아 지역에 수출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농약회사들이 경품행사, 감정에 호소하는 문구 등의 광고를 통해 농약 판매량 늘리기에 급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농약회사 판매정책이 농약 사용 가열시켜 그는 “농약방에 가면 누구나 농약을 고를 수 있도록 진열돼 있다”며 “농약은 효율적인 작물재배를 위해 활용되는 것이 아닌 (매일 쓰고 버리는) 소비재가 됐다”고 주장했다. 홍 박사는 특히 “농민들에게 농약 사용 등의 재배기술을 전파하는 주체가 농약회사들”이라며 “정부가 개입해 교육 등을 강화함으로써 구조의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생태계에서 얻는 서비스에 대해서는 농민을 대신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학순 한국작물보호협회 부장은 “국내 농약 판매 회사들은 농약의 효율적 사용 홍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날 발표된 내용은 판매방법 등에 있어 국내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정광용 국립농업과학원장은 “이번 국제워크숍 아시아농식품기술협력협의체(AFACI) 과제의 일부분으로 우리나라를 비롯 13개 국가의 전문가들이 참석해 이동성 벼 병해충의 효과적 방제에 기여할 것”이라며 “특히 AFACI 과제로 이뤄진 연구 등은 AMIVS 홈페이지를 통해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