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워크숍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정부차원의 잡초 연구 전문가가 부족하다는데 한목소리를 냈다. 또 제초제 저항성 잡초 관리 방법의 문제점과 대책을 여러 가지로 제시해 실질적 접근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 날의 회의 내용을 지상중계 한다. |
김도순 서울대 교수는 ‘제초제 저항성 피의 출현과 영향’이라는 주제로 ACCase 저해제, ALS 저해제 저항성 피의 출현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김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ACCase와 ALS는 피의 생육에 필수적인 효소로 이 효소에 영향을 줘 피가 자라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이들 제초제의 작용 특성이다. 그런데 피 스스로 이 작용점을 변형시켜 피 제초제에 저항성을 갖게 된 것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물피와 강피가 두 저해제에 복합저항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어느 한쪽의 저해제에 저항성을 가진 피가 나머지 저해제에 저항성을 보임으로써 결국 그만큼 사용할 수 있는 제초제의 종류가 줄어들게 된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ACCase 저해제를 처리했던 15.7만ha의 논과 ALS 저해제를 처리했던 37~90만ha의 논이 피 방제가 어려워지게 됐다”며 “이 두 저해제 시장이 최대 1141억원 상실 위기에 처해있으며 피 방제용 제초제 신규 개발 비용만으로 100~250억원 정도가 소용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더군다나 새로이 개발·등록되는 원제인 피림설판, 메타조설퓨론, 프로피리설퓨론 등도 ALS 저해제로 시장에 출시되는 즉시 저항성을 보일 가능성도 높다”며 “효과가 좋다는 제품은 시장에서 단기간에 사용량이 급증하기 때문에 벤조비사이클론이나 메소트리온 등도 곧 저항성이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국가의 종합적 잡초관리 상의 문제점으로 농진청과 대학의 잡초관리 기능의 약화와 작물보호기업의 창의적 연구개발 전략이 부재함을 꼽았다. 잡초관리과가 축소되고 잡초연구실은 유기농업과에 소속돼 있는 등 농진청이 잡초관리 전문가 육성에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또 친환경 농업을 빌어 각 도에서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홍보를 하고 있어 잡초 및 제초제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재하다는 지적도 빼 놓지 않았다. 대학에서는 기업의 등록시험 등의 단순 용역과제만을 수행하는 등 실질적 잡초연구 전담 연구실이 부족하고 적은 연구비 등으로 미래지향적 잡초방제 관련 연구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농약 원제사들이 원제를 다수 회사에 공급하는 전략을 사용하는 것과 제제사는 유사제품을 과다하게 생산한다는 문제점도 언급했다. |
정창국 한국삼공 농업연구소장은 ‘저항성잡초의 화학적 관리방안’ 발표를 통해 현재 온도변화에 따른 처리시기 문제와 제초제 사용 현황을 보여줘 저항성잡초가 생겨나게 된 원인을 짚었다. 특히 중기제초제의 경우 잡초가 2엽기 정도일 때 농약을 살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농약 라벨 표기 상 처리시기가 ‘이앙후 15일’ 등으로 표기돼 있으나 기온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을 고려해 처리 시기도 앞당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소장은 “일본의 경우 라벨에 작물, 잡초, 시기, 토양, 사용량, 횟수, 방법, 지역 등 8가지 항목으로 자세히 표기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라벨을 보다 상세히 표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일본의 경우 전문가 집단이 갖춰져 있어 라벨 상세 표시가 가능하지만 우리나라는 전문가가 부족한데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는 우려를 표명했다. 정 소장은 아울러 ALS 저해제 등록현황은 토양·경엽처리제초제를 포함해 전체 품목수의 76.9%에 달해 우리나라 전체 논에 적어도 1년에 1번은 ALS 저해제가 뿌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 소장은 따라서 “잡초의 저항성 발현을 늦추기 위해서는 제초제의 사용을 근본적으로 줄여주는 체계처리가 오히려 효과적”이라며 “특히 같은 그룹 및 작용기작을 갖는 제초제 성분을 그룹으로 묶어 체계처리 시 중복되지 않도록 지침을 만들어 홍보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특히 “저항성 잡초를 대상으로 등록 시험을 실시할 때 초종 수가 부족할 경우가 많아 현재 등록 기준에 맞추기 어렵다. 또 약해가 회복될 경우 수량 조사 부분도 삭제해 달라”며 저항성잡초에 대한 시험 성적 기준을 완화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
구석진 목우연구소 박사는 ‘저항성 잡초방제를 위한 제초제 개발방향’이란 주제발표에서 “원제를 개발한다는 것은 충분한 기술력을 갖추지 않으면 어려운 작업이지만 저항성 잡초를 방제하기 위해서는 결국 기존 제초제들과는 다른 작용 기작을 가지는 신규 물질을 개발하는 것이 해답이 될 수 있다”며 한국에서의 제초제 원제 개발 현황과 애로점에 대해 설명했다. 구 박사는 “미국의 경우 한두 제품이 전체 시장을 차지한다”며 “예를 들어 프로파닐을 전체적으로 살포하다 저항성이 오면 퀸크로락으로 바꿔 사용 한다”고 말했다. 즉 한 가지 원제로만 전체를 방제하다 저항성이 오면 다른 원제로 교체한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여러 약제를 한꺼번에 투입하기 때문에 저항성이 나타나면 대안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구 박사는 따라서 “우리나라는 퀸크로락(Quinclorac)을 극약처방으로 몇 년간 도입할 필요도 있다”고 주장했다. 퀸크로락은 제초효과가 매우 뛰어나며 우리나라는 최근 15년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태선 박사는 그러나 “중국의 경우 퀸크로락을 사용하는 지역에 피가 무성했다”며 “우리나라도 저항성이 생겼을 수 있으며 이미 등록 취소된 제품을 다시 재등록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도입에 대해 신중함을 주문했다. 구 박사는 “퀸크로락이 후작물에 영향을 주는 등의 문제점이 있으나 외국에서는 거의 다 쓰고 있는 약제”라며 “저항성 잡초 문제를 해결하는 측면에서는 충분히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 박사는 이와 함께 지식경제부 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고저항성 잡초 방제용 신규 밭제초제 개발’을 통해 신규제초제를 상업화 할 수 있는 후보물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메티오졸린(Methiozolin)이라는 물질로 현재 ‘새포아풀’이라는 잔디제초제로 상용화 돼 있다. 좌장을 맡은 김태완 한경대 교수는 “글로벌회사들도 20년 넘게 새로운 작용기작의 제초제를 개발하지 않은 상태에서 목우연구소가 신규물질을 개발한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다”라고 평가했다. |
박태선 국립식량과학원 박사는 ‘국내 제초제 저항성잡초의 발생현황과 관리 기술’을 통해 그가 실질적으로 목격한 저항성 피 발생현장과 관리를 위한 시험 결과를 공유했다. 박 박사는 “현재로서는 체계처리로 저항성잡초를 초반부터 방제하지 않으면 방제가 힘들다”고 처방했다. 특히 “제형에 따라 효과차이가 나는 원제도 있어 주의가 요구 된다”며 “펜트라자마이드의 경우 액상수화제일 때 효과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
박기웅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는 ‘설포닐우레아계 제초제 저항성 잡초의 저항성 발현기작’에 대해 설명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작용기작에 대한 연구는 미흡한 상태로 박 박사는 “기초 연구로 생각할 수 있지만 특성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박사는 “잡초의 제초제 저항성 획득의 메카니즘을 알면 간편한 진단 키트를 만들기도 쉬워진다”고 말했다. 또 “제초제 저항성을 획득한 잡초들은 원래의 잡초와 자연 상태에서 경합할 때 오히려 연약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며 “논 상태에서 문제가 되는 저항성 잡초는 다른 작물을 경작하면 해결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작물을 바꾼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
강충길 농진청 박사는 ‘저항성잡초의 종합적 방제(IWM)"에 대해 발표하며 제초제 사용과는 다른 관점에서 제초제 저항성 잡초의 방제에 접근을 시도했다. 강 박사가 연구하고 있는 ‘자연분해비닐 피복’이 그것으로 “가끔은 엉뚱한 발상이 필요하며 제초제만으로 잡초를 해결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의 자연분해비닐도 개발 과정에서 숱하게 실패를 보았으나 현재 가격 문제와 이앙 동시 피복 농기계 정비 등의 문제만을 해결하면 상용화에 문제가 없을 정도로 발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강 박사는 제초제 저항성 잡초에 대한 대책으로 “친환경잡초연구실을 잡초관리과로 강화해야 한다”며 “농과원·식량원 및 도 8개 기관이 제초제 저항성잡초의 모니터링 및 관리기술 긴급과제를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