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7 (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작물보호제

시판농약 유통패턴 바뀌다’

[1분기 농약시장]재고불안 가중…수요기 소량․수시주문 ‘만연’

 
제조사는 출하량 감소․물류비용 증가 ‘이중고’

시판농약의 유통패턴이 달라지고 있다. 통상 시판농약은 한해 물량의 대부분이 2~5월중에 출하되고, 본격 영농철인 6월부터 농약 실수요자인 농업인들의 구매가 이뤄진다. 하지만 올해 시판농약은 집중구매시기인 5월이 다가도록 물량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 농판․도매․소매상 공히 비수기(지난해 11월~올 1월) 현금할인구매 이후엔 필요할 때마다 간간히 ‘소량’만을 주문할 뿐이다. 계통농약의 증가가 주요인으로 꼽힌다.

농협농약의 시장점유율이 확대되면서 재고누적을 우려하는 시판상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아무리 농약을 할인 구매하더라도 팔리지 않고 창고에 쌓이면 결국 손해’라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농약업계의 1/4분기 농약출하량을 보면 계통농약의 경우 전년 동기대비 99%를 넘어선 반면 시판농약은 85%선에 머물고 있다. 그야말로 시판농약은 ‘악전고투’ 중인 셈이다.

농협농약 확대…시판농약 위축
사실 시판농약의 이같은 고전(苦戰)은 지난 2월 계통농약 신청당시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 올해 농협계통농약 신청금액(2월 4일 현재)은 지난해의 4758억여 원보다 25.5% 증액된 5972억여 원에 달했다. 이는 올해 계통등록 품목수가 지난해의 642품목(4758억원)에서 96품목(464억원)이 늘어난 738품목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전년대비 751억여 원이 늘어난 금액이다.

여기에 회원농협별로 자체구매하는 비계통농약 매입예상액(1600여억원)을 더하면 계통농약의 시장점유율은 국내 농약매출규모(1조3000억원 기준) 대비 58%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본지 제40호 2월12일자 참조>

사정이 그러다보니 올해 상반기 농약제조회사별 시판농약 매출액(3월말 현재 월보기준)은 전년 동기대비 평균 85% 남짓에 머물고 있다. 업체별로는 동부정밀만이 전년 동기대비 103.7%로 초과달성한 것을 제외하고는 동부하이텍 76.5%, 경농 80.5%, 바이엘 92.5%, 신젠타 96.5%, 한국삼공 96.9%, 동방아그로 84.1%, 영일케미컬 83.6%, 성보화학 93.7% 등을 기록했다.<표1>

가격인상 고려한 선매입량 재고누적
특히 지난해 농약가격인상을 대비해 2008년 말 선매입량을 늘렸던 시판상의 경우 병해충 발생빈도가 낮아지면서 농약이 소진되지 않아 고스란히 재고로 떠안았다.
 
“예년에는 ‘창고에 물건이 있어야 든든하다’는 마음으로 비수기 현금할인구매 등을 통해 물량도 확보하고 마진도 챙긴 게 사실이지만, 이제는 아무리 싼 가격에 농약을 들여 놓더라도 팔리지 않고 창고재고로 쌓이면 자금회전도 어려울 뿐더러 자칫 악성재고로 남으면 사업이 위태로워진다.” 호남지역 농회 관계자의 말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농협과의 경쟁을 피하고 재고누적을 막기 위해서는 농협 구매품목을 파악한 후에 물량반입을 시도할 계획”이라며 “현재 농업인들이 찾는 물량은 그때그때 수시로 주문해서 공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농약회사 관계자도 이와 관련해 “올해 초기 농약시장 환경은 계통농약의 팽창과 더불어 기상악화, 시판상인들의 재고누적 우려 등의 악재가 겹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출하물량 감소는 그렇다 치더라도 시판상인들의 수요기 소량 수시주문으로 인해 택배비가 늘어나면서 물류비용의 증가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농약유통 관계자는 또 “지금껏 농약제조사들은 연말이면 ‘공장재고 제로화’를 목표로 어떻게든 모든 물량을 농협과 시판에 밀어내려 애써왔다”며 “이제는 시판상인들도 어떠한 할인구매조건도 악성재고의 벽을 넘지는 못한다는 인식이 바뀌고 있는 만큼 제조회사들도 ‘공장재고’를 떠안고 가야할 시기가 왔으며, 그 전환점이 올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조량 부족 등 이상기후도 한몫
올해 1/4분기 시판농약의 위축을 초래한 변수 중에는 영농철이 시작되는 3~4월의 이상기후도 크게 한몫을 했다. 4월말까지 잦은 눈과 비가 내리는 등 영농철 저온과 일조량 부족으로 작물에 따라서는 1~2작기를 그냥 건너뛰었는가 하면 사과, 배, 포도, 복숭아 과원의 대다수가 심각한 냉해피해를 입었다.

농림수산식품부 자료에 의하면 이 같은 이상기후로 인해 경남북 등 시설작물은 착과불량, 고사 등 많은 피해가 발생했으며, 전남지역은 벼 후작으로 심은 보리를 비롯해 양파와 마늘 등의 수확을 포기하는 농가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개화중인 배와 복숭아, 4월 하순~5월 상순에 개화될 사과의 암술이 고사되는 피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배 피해는 나주, 상주, 천안, 안성 등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사과도 남원, 김제 등에 피해가 크게 발생했다. 복숭아도 청도, 원주, 장호원 등 주산지역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또 일조량 부족으로 인해 피해면적도 전체 시설재배면적 약 5만1000여ha 중 28%인 1만4000여ha가 피해를 입었다. 경북이 4669ha로 가장 많고 경남 3614ha, 충남 2042ha, 전남 1611ha, 대구 576ha, 전북 496ha, 부산 459ha, 광주 439ha, 대전 111ha, 충북 88ha 순으로 나타났다. 품목별 피해면적은 채소 1만 2594ha, 화훼 349ha, 과수 67ha, 고추 등 기타품목이 1095ha 등이다. 영농철인 3~4월의 이같은 이상기후로 농약사용량이 크게 줄면서 시판농약의 구매지연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4대강 사업지역 경작지․농업인 감소
그런가하면 정부의 4대강사업으로 인해 국․공유지인 하천둔치의 경작이 전면 금지되면서 주변 시판상인들이 아예 폐업을 하는 등 시판농약 위축의 적잖은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국토해양부가 조사한 "지자체 하천 점용 경작지 현황 및 사업구간내 사유지" 자료에 의하면 하천 경작지 6197만㎡(1877만평)에서 농사짓던 농업인 2만4000여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중 낙동강 유역에서는 모두 1만3624명의 농민이 2871 평방미터의 하천둔치 농지를 잃게 돼 농민 숫자로는 4대강 사업과 관련 한 전국 피해 농가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하천둔치 전체 농지 면적의 50%에 육박한다. 이를 지역별로 보면, 경남 창녕 2045명, 양산 1379명, 함안 1153명, 김해 778명 등이다. 또 영산강 유역의 전남 나주가 3273명으로 가장 많았고, 금강 유역의 충남 부여 2357명, 전북 익산 1178명, 충북 청원 1036명 순으로 도시주변 지역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6.2지방선거 선심성 보조사업도 일조
6.2지방선거와 맞물린 정부보조사업의 증가도 시판농약을 어렵게 만든 요인 중의 하나로 꼽힌다. 정부보조사업은 지자체와 농협계통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보조사업 물량이 늘어나는 만큼 시판농약은 위축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 때문에 특정지역의 경우 시판에서 공급하는 육묘상처리제는 거의 움직임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제조사별 1/4분기 매출…전년 동기대비 83%
올해 농약 초기시장의 이같은 변수들은 곧바로 제조사의 매출실적으로 이어졌다. 제조회사의 지난 4월 농약출하량<표2>은 전년 동기대비 83%에 그쳤다. 매출액으로는 평균 85.6%(3월말 기준) 수준이다. 농약업계 관행상 1/4분기 매출 및 출하실적은 다소 신빙성이 낮은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가량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반면 회사별 영업조직에서 자체 조사한 결과를 종합하면 전체적으로 전년 동기대비 90% 수준은 유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회사별로는 동부하이텍 82%, 경농 85%, 동방아그로 95%, 한국삼공 96%, 신젠타 100%, 바이엘 93%, 영일케미컬 91% 등으로 취합됐다.

또 이들 영업조직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동부하이텍의 경우 지난해 후반기부터 매월 품목별로 진행해온 현금판매 과정에서 시판상인들과 ‘가격일관성 문제’가 야기되면서 다소 고전을 면치 못했는가 하면, 경농은 내세울만한 신제품이 없는데다 기존 대형품목의 노후화로 시장 장악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대로 신젠타는 올해 물량이 30% 감축된 그라목손의 품기현상과 사파이어(키다리병) 등 단독품목의 매출 급상승으로 매출목표를 달성했으며, 바이엘도 바스타 등 단독품목 및 안트라콜(동부하이텍에서 이관된 품목)의 매출이 급신장 했다. 특히 이들 두 회사의 경우 후기 추가생산을 거의 하지 않아 거래처의 조기매입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동방아그로의 경우는 듀엣, 알리세, 아리온노내, 유토피아, 살림꾼 등이 효자품목의 몫을 톡톡히 해냈으며, 한국삼공은 쇼크, 다관왕, 살초대첩, 라이몬, 삼공지오릭스 등이 초기시장을 주도했다.
 
또 동부정밀은 뉴속사포, 포석, 정밀기계유, 먼저내 등의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표3>

“올해 전체농약시장 전년만 같아라”

올해 농약업계는 전체매출규모가 전년대비 3~5% 신장할 것으로 내심 기대했었다. 그러나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매출신장은 차치하고 지난해 수준만 유지해도 다행이라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누적재고, 이상기후, 4대강사업 등의 악재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상기후에 날려버린 초기물량을 회복할 수 있을지를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2010년 농약시장 현황’은 오는 6월말 정확한 분석을 토대로 그 결과가 가시화되겠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것이 농약업계의 중론이다.




포토뉴스




배너



기술/제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