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이어 구제역까지 확산조짐을 보이면서 정부의 미흡한 대응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히 구제역 예방을 위해 백신을 접종한 농장에서도 구제역 증상이 발생해 백신에 대한 효과 검증논란까지 나타나고 있다.
특별방역팀 가동… 돼지 전파 방지총력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4일 현재 전국적으로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된 곳은 모두 9곳 20농장이다. 총1213두의 젖소와 한우가 살처분 됐다. 젖소 4농장 428두 (충북 보은 3건 328두, 경기 연천 1건 100두), 한우 15농장 756두(전북 정읍 6건 339두, 충북 보은 9건 417두), 육우 1농장 29두 (충북 보은)가 살처분 됐다.
농식품부는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특별방역팀을 가동하고 돼지로의 A형 구제역 전파 방지를 위한 방역강화 조치를 계속하고 있다. 예찰지역 돼지농가(39개소)에 대해 체크리스트를 보완, 일일예찰 강화하고 있다. 또 포천시 구제역 방역관리및 야생동물 차단을 위해 농장 주변 생석회 도포, 사료빔 주변청소 및 농장내 돈사간 장화 갈아 신기 등 방역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충북, 전북, 경기 등 발생도의 소 등 우제류의 타시도 반출금지 하는 것을 연장했다. 12일부터는 축산차량의 GPS를 활용, 우제류 이동금지 위반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백신 접종 효과 의문
정부가 구제역확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항체 형성율이 100%인 농장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해 물백신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위성곤 의원(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이 농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보은의 6번째 구제역 발생 소 농장의 항체검사결과 구제역 증상이 나타나는 증상축의 A형 항체가 100% 형성됐다. 동거축을 포함하면 87%다.
위 의원은 “이 농장의 소들은 O형 구제역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따라서 O형 항체는 백신 접종이 아닌 감염에 의해서도 형성될 수 있다”며 “A형 항체는 백신 접종 외에 원인을 설명하기 어렵고 특히 구제역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백신을 맞고도 감염됐다고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는 백신 접종으로 항체항성율이 100%인 농장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해 백신접종 효과가 없기 때문에 구제역이 반복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난 10일 보은군에서 소를 살 처분한 농장에서도 항체형성율이 100%로 조사됐다. 다만 이 농장은 시료 미확보로 구제역 확진여부를 판정하지 못했다.
위 의원은 “항체형성 유무는 백신의 효능을 직접 나타내는 지표가 아니다. 구제역 백신을 접종하면 여러 종류의 항체가 만들어지는데 이 가운데 구제역 바이러스를 막는 항체는 중화항체가 유일하기 때문에 이를 기초로 백신의 효능을 판단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소에 대한 중화항체 모니터링, 장기적으로는 소 백신에 대한 방어능 및 현장적용 실험 등을 통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백신정책을 수립·시행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늑장 대응 예방 기회 놓쳐
같은 당 박완주(천안을)의원은 농식품부의
가축방역체계 개선방안, 구제역 발생 및 방역 추진 상황 및 각종 보도자료에서 드러난 구제역 방역관리대책을 분석한 결과, 구제역 발생은 예견돼 있었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연천에서 발생한 A형 구제역은 작년 베트남, 미얀마의 A형과 상동성이 높은 바이러스임에도 불구하고 농식품부는 뒤늦게서야 O+A형 백신 요청을 긴급 요청하며 선제적 대응이 아닌 늑장 대응을 펼쳤다.”며 “충북 보은의 소 구제역이 미연에 방지될 수 있었다. 농식품부가 지난 10월 실시한 방역 취약지역 구제역 일제검사에서 대상지로 충북 보은을 포함한 38개 시군이 선정되었으나, 소를 제외한 돼지만을 검사하면서 예방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구제역 확산예방을 위해 위기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심각단계에 따라 거점소독시설 설치가 확대되고 전국 86개 가축시장이 전면 휴장된다. 농장간 가축의 이동이 전국에서 금지된다.
소고기 가격 및 수출 위축
한편 이번 구제역 여파로 축산식품 수출이 위축되고 소고기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9일 한우 등심 평균 소비자가격은 1㎏에 7만8017원으로 전날보다 2085원 올랐다. 공급이 줄어든 닭고기 가격도 중품 1㎏에 5531원으로 지난달 31일 4890원 13.1%올랐다.
수출도 줄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2억4122만 달러 규모의 축산품을 수출했다. 하지만 AI가 장기화 되면서 지난 1월 닭고기 수출은 304톤, 125만 달러에 그쳤다. 전년 같은 기간 1938톤, 262만 달러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떨어진 규모다.
낙농유제품도 2683톤, 1348만 달러에서 2383톤, 976만 달러로 위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