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자재신문=박혜린 기자] 11일 방송된 KBS 특별기획 ‘생일편지’는 히로시마에 끌려간 청춘들의 삶을 실감나게 재현했다.
2019년 어느 날, 영정사진을 찍고 있던 노인 김무길이 ‘여일애’라는 사람에게 생일 축하 편지를 받게 되며 ‘생일편지’의 이야기가 시작됐다.
편지를 통해 17세 시절의 기억을 떠올린 김무길은 손녀 김재연에게 발신 주소인 남해로 향해 여일애를 찾아달라고 간절하게 부탁했다.
해당 주소에는 여일애가 아닌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고, 신원조회에서 여일애의 흔적조차 발견하지 못한 것.
그러던 중 김무길의 병세가 악화되자, 김재연은 여일애가 보낸 것처럼 편지를 꾸며 할아버지를 안심시켰다.
여일애와 김무길은 무너진 집에 깔린 조함덕을 구해냈고, 김무길은 또다른 조선인 피해자를 살리기 위해 다시 참사현장으로 뛰어들어갔다.
조함덕은 다리가 크게 다쳤고, 고통스러워하는 조함덕에게 김무길은 "마음 단단히 먹으라"고 이야기를 전하며 조함덕을 부축하는데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여일애의 숨은 노력으로 구덩이에서 풀려난 김무길은 곧 여일애를 찾아가 “내 땜에 흉한 꼴이라도 겪었음 우짤라꼬”라며 화를 냈다.
여일애는 “흉한 꼴 겪는 게 별 거가”라고 서늘하게 반응한 후, “내 배에 그림 있다. 내는 이제 니 짝 못 된다”며 슬픈 과거를 털어놓은 것.
충격을 받고 흐느끼던 김무길은 여일애에게 “내 구해줘 고맙고, 다 애기해줘 고맙다”며 “누가 뭐래도 니는 내 짝이다”라고 말했고, 두 사람은 더욱 깊어진 마음을 확인하며 따뜻한 포옹을 나눴다.
김무길과 여일애는 빈집을 돌며 음식을 구했고, 그곳에서 조선인 사내를 만나 조선인을 태워주는 배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 남자는 "그 돈이면 셋이 충분하다고 함께 떠나자"고 제안했다.
이를 알게 된 여일애는 김무길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고 풀려난 김무길은 “내 땜에 흉한 꼴이라도 겪었음 우짤라꼬”라며 화를 냈다.
그에게 적대감까지 보였던 여일애는 “(위안부로) 내는 이제 니 짝 못 된다”며 나중에서야 고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