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 가치 재조명, 2020년 1조원 시장규모 성장 전망

2019.05.01 20:48:16

지구상 130만종의 곤충 서식
산업곤충 관련 법제정 및 정책 지원
시설현대화 및 소비 다각화 필요

전 세계적으로 곤충의 상품화에 따른 고부가가치에 주목하여 산업용 곤충에 대한 관심 증가와 함께 시장규모 또한 급부상하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에 따르면 2050년 전 세계 인구가 90억명이 넘게 되면서 현재 세계 식량 소비량의 2배가량이 더 소비될 것으로 내다 봤다. 특히 현재 우리가 주로 소비하고 있는 곡물, 가축 등으로는 해당 소비량을 따라잡기에 역부족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곤충산업
최근 유엔 식량농업기구에서 기존 육류를 대체할 식량으로 곤충자원을 소개하면서 곤충이 유용한 생물자원으로 주목 받고 있는 이유이다. 국내 농업부문도 고부가가치 산업 가운데 하나로 곤충산업에 집중하고 있으며, 특히 귀농인들에게는 새로운 비즈니스모델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방혜선 과장은 “곤충은 영양학적으로 보더라도 기존의 육류와 비교할 때 매우 효율적이다”라며 “소고기 1kg를 섭취했을 때 138g의 단백질을 얻는다면, 갈색거저리 유충 1kg을 섭취할 경우 186g의 단백질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불포화지방산과 필수아미노산 등이 함유되어 있어 매우 훌륭한 단백질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곤충은 지구상에 약 130만종이 서식하고 있다. 종(種)이 다양한 만큼 이를 자원화 할 수 있는 잠재적 가치 또한 크게 내다보고 있다. 세계 시장조사기관인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Global Market Insights)의 조사에 의하면 세계적으로 식용곤충 시장이 빠르게 성장해 2024년까지 7억1,000만 달러(약7,955억5,500만원)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조사 기관인 메티킬러스 리서치(Meticulous Research)는 세계 시장규모가 2023년까지 12억 달러(1조3,446억원), 북미시장은 2018년 4,400만 달러(493억200만원)에서 2023년 1억5,400만 달러(1,725억5,700만원)로 연평균 28%의 성장을 전망했다.


유통 또는 판매 가능 곤충종류 지정관리
‘산업곤충’이란 광의의 개념으로 곤충들로부터 유래하는 일반적인 상품들의 총합으로 농식품 영역, 체험영역, 융·복합 영역으로 나뉜다. ▲농식품 영역은 식용, 사료용, 천적, 화분매개 등으로 친환경농업과 시설원예 확산으로 해충방제용 천적곤충, 꽃의 수정을 돕는 화분매개곤충, 식품 및 사료용 곤충의 산업화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체험영역은 애완용, 교육용, 예술·관광용 등으로 최근 애완·학습용 곤충분야는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함평나비축제, 세계 곤충바이오엑스포 등 곤충을 주제로 하는 체험관광, 예술작품, 문화콘텐츠도 증가추세에 있다. ▲융·복합 영역은 의약 등 생명공학, 생체모방, 환경정화 등으로 생명공학의 발달과 기술의 융·복합 추세에 따라 곤충을 활용한 유전학 연구와 곤충의 생체모방 기술이 확산되고 있으며, 음식물쓰레기 등 유기성 폐기물의 친환경적 처리, 곤충유래물질을 이용한 기능성 의약품 소재의 개발 등이 증가하고 있다.


정책적으로는 「곤충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에 ‘곤충’이란 사슴벌레, 장수풍뎅이, 반딧불이, 동애등에, 꽃무지, 뒤영벌, 그 밖에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동물을 말한다고 되어 있으며, 동조 제2호에 ‘곤충산업’이란 곤충을 사육하거나, 곤충의 산물 또는 부산물을 생산·가공·유통·판매하는 등 곤충과 관련된 재화 또는 용역을 제공하는 업(業)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또한 동법 시행령 제6조 제1항과 관련 유통 또는 판매 가능한 곤충의 종류를 [표1]과 같이 ▲천적곤충, ▲화분매개곤충, ▲환경정화곤충, ▲식·약용곤충, ▲학습·애완곤충, ▲사료용곤충, ▲그 밖의 동물로 구분하여 고시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산업곤충의 용어 대신 상업곤충(Commercial insect)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천적곤충, 화분매개곤충 등 유용한 곤충에 국한하여 사용한다.



국내외 곤충산업 관련 정책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천적 등과 관련한 「미생물농약제조법」 및 곤충관리에 대한 「식물상과 동물상 관리법」의 법적체계가 갖추어져 있으며, 일본의 경우 애완곤충은 「동물애호 관리법」, 식용곤충은 「식품위생법」 등의 법률을 제정하여 곤충산업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정부차원에서 전략적 정책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


일본의 경우 사슴벌레 시장만 2,000~3,000억 원 규모이며, 과거 8cm 크기의 사슴벌레 한 마리가 1억 원에 팔린 사례도 있어 산업곤충의 잠재된 시장 규모를 가늠케 한다. 전 세계적으로 산업곤충육성이 성장사업으로 급부상함에 따라 시장규모가 2020년 최대 38조 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그 범위 또한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산업곤충은 지난 2010년 2월 「곤충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공포하여 법적인 토대로 만들었다. 법 제5조에 의해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은 곤충산업의 육성 및 지원을 위하여 5년마다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를 거쳐 곤충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종합계획을 수립하여 산업곤충의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1년 1월 수립한 ‘제1차 곤충산업 육성 5개년 계획(2011~2015)’을 통해 곤충산업 시장규모를 2011년 1,680억원에서 2015년까지 3,000억원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했다. 이를 위해 유용곤충의 발굴 및 곤충자원의 상품화 연구개발 강화, 곤충 농가 및 곤충 산업체 육성을 통한 곤충자원의 산업화를 위한 기초 기반 구축에 초점을 맞춰왔다. 이후 지난 2016년 3월 ‘제2차 곤충산업 육성 5개년 계획(2016~2020)’을 통해 그간의 곤충산업의 성과 및 문제점 분석과 대·내외 환경변화에 따른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제1차 계획에서 추진해 온 과제를 망라한 종합계획을 세웠다.


곤충산업, 2020년까지 1조원 대까지 성장 전망
국내 산업곤충의 시장규모는 ‘제2차 곤충산업 육성 5개년 계획‘을 보면 2011년 1,680억원에서 2015년 3,039억원으로 약1.8배 성장했으며, 2020년에는 5,363원으로 1.8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2020년까지 1조원 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산업곤충의 특허는 2010년 기준으로 일본 379건(33%), 미국 359건(32%), 한국 314건(28%), 유럽 85건(7%) 등으로 일본, 미국, 한국이 비슷한 수준이지만, 기술수준은 일본 100%, 미국 87%, 한국 80%로 일본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2018년 7월에 발표한 ‘2017 곤충·양잠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7년말 곤충사육 농가·기업은 2,136개소로 2016년 1,261개소 대비 69.4%가 늘어났다.  곤충별 사육 개소수와 판매액을 살펴보면, ▲흰점박이꽃무지 1,195개소 166억원, ▲장수풍뎅이 415개소 24억원, ▲귀뚜라미 384개소 56억원, ▲갈색거저리 282개소 24억원, ▲사슴벌레 158개소 12억원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501개소, 경북 398개소, 경남 238개소 순으로 나타났다. 사육사의 형태는 ▲비닐하우스가 34%, ▲판넬 32%, ▲작물재배사 또는 창고 등 일반사육사 13%, ▲콘크리트 10% 등으로 조사됐으며, 비닐하우스 등 일부 시설에 대해서는 현대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유통의 경우 한국농촌경제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약용 이외에는 모든 용도에서 직거래 비중이 41.7%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곤충 판매상 22.7%, 유치원·학교 16.9% 순이었다.  특히 학습·애완용도 외에는 유통체계가 확립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2017년 기준 곤충 관련제품 판매장은 전국322개소이며, 곤충 생태공원은 13개소, 체험학습장은 87개소로 조사 됐다.


과거 식품으로 인정된 곤충은 메뚜기와 번데기, 백강잠[누에] 정도였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용으로 인정한 곤충은 총 7가지다. 식용누에 번데기와 백강잠, 벼메뚜기, 쌍별귀뚜라미, 갈색거저리 유충과 흰점박이꽃무지 유충, 장수풍뎅이 유충이다. 특히 갈색거저리 유충은 유엔 식량농업기구가 미래 식량자원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방혜선 과장은 “아직은 식용곤충이 겉모양으로 인해 혐오스럽게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며 “소비 확대를 위해서는 영양학적 가치 홍보는 물론 다양한 가공기술의 개발을 통해 혐오감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이 발달하기 위해서는 기초가 튼튼해야 되는 것은 기본이고 체계화된 유통구조와 다양한 소비처의 마련이 매우 중요하다. 더불어 곤충산업의 기초가 되는 곤충사육과 관련한 시설 현대화 및 우수 농기자재의 개발을 위한 정부의 지원과 관심 또한 필요하다. 특히 반복적으로 계속되어온 관행의 농산물 생산 및 가축 사육 등과 관련한 레드오션(Red Ocean) 시장을 벗어나 가능성 있는 새로운 농업 블루오션(Blue Ocean) 시장진입을 위한 다각적인 검토와 도전이 필요하다.  



이창수 cslee69@news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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