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쌀 72만톤 정부 매입 ‘역대 최대’… 쌀값 15만원 목표

2017.10.17 13:29:16

수확기 쌀 수급안정 대책 발표… 조기 격리로 시장불안 해소
농업계 반발 “20년전 가격에 불과” 추가 매입해야

쌀값 하락을 막기 위해 공공비축미 35만톤과 추가 시장격리 물량 37만톤 등 총 72만톤의 쌀을 매입하기로 방침을 정한 가운데 농업계는 추가 매입을 요구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쌀 시장격리 등을 포함한 2017년 수확기 쌀 수급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본격적인 수확철을 앞두고 쌀값 하락에 대한 현장의 불안감, 신·구곡이 교체되는 10월초 가격의 중요성 등을 감안해 예년보다 빠른 시점에 대책을 마련했다. 올해 초과 생산되는 양보다 많은 쌀을 한꺼번에 사들여 쌀 과잉 공급을 막고 가격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쌀 수급안정협의회, 농정개혁위원회, 농업인단체 간담회 등을 통해, 현장 및 전문가 의견을 수확기 대책에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쌀값 안정위해 조기 격리 추진
이날 점검회의에서 이낙연 총리는 “작년에 쌀값이 거의 25년 전 수준으로 폭락해서 농민들이 큰 고통을 겪었고 백남기 농민의 죽음 같은 불행한 일을 다시는 없게 하기 위해 올해는 시장 격리를 조기에, 그리고 관계 부처가 동의할 수 있는 가장 많은 물량으로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기재부 등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올해 수확기 쌀값 안정을 위해 공공비축미 35만톤과 추가 시장격리 물량 37만톤 등 총 72만톤의 쌀을 매입하고 쌀 가격을 13만원대(80㎏)에서 15만원대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지난해는 총 420만톤이 생산돼 공공비축 등 39만톤, 시장 격리 30만톤 등 68만9000톤을 매입했다.
올해 생산량 감소 전망에도 정부 매입량을 늘린 것은 쌀 수급안정을 위한 새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시장격리용 37만톤은 2010년 수확기 이후 최대 시장격리 물량이다.
이번에 확정된 시장격리곡 매입계획은 10월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지자체에 통보하고, 공공비축미와 함께 연내에 농가로부터 매입한다. 쌀 수급이 불안해지거나 가격이 급등하지 않는 한 시장격리곡 등 정부양곡은 시장방출을 최대한 자제할 방침이다. 다만, 군·관수용 5만6000톤, 복지용 10만톤 등 실수요량은 정상판매한다.


민간 벼 매입에 3조3000억 지원
민간의 벼 매입 확대를 위해 정부와 농협이 함께 총 3조3000억원의 벼 매입자금을 지원한다. 지원 규모는 지난해 3조원보다 3000억원이 증가했다. 이를 통해 농가의 벼 판매 애로를 최소화 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농협은 농가 희망 물량을 전량 매입하기로 했다. 농협 매입 확대가 농협 외 민간 RPC의 벼 매입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공공비축미는 적정생산·고품질화를 유도할 수 있도록 매입 시 벼 재배면적 감축 실적을 반영하고 다수확·비선호 품종을 배제하는 등 제도를 개선했다.
특히, 우선지급금과 산지 쌀값간 연계성을 줄이고, 민간의 자율적 가격 결정을 유도하기 위해 농업인단체와의 협의를 거쳐 우선지급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농가의 자금수요 등을 감안하여 11월 중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가 검토 중에 있다.
올 8월말 기준 206만톤인 정부재고량을 감축하기 위해 복지용·사료용·가공용 쌀의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복지용쌀은 기존 대면신청 뿐만 아니라 유선·사회복지사를 통한 신청도 가능하도록 하고 5kg 소포장 공급 실시, 특등벼 우선 제공 등 공급체계를 개선하기로 했다. 사료용 쌀은 올해 48만톤인 공급물량을 내년도 75만톤 내외로 대폭 확대한다.
국제기구를 통한 해외 식량원조 등 수요 발굴도 추진 중이다. 올해 5월 APTERR(애프터)를 통해 750톤의 쌀을 최초로 미얀마·캄보디아에 원조했다. FAC 가입 절차가 마무리되면 연 5만톤의 대규모 원조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FAC 가입안은 지난 8월 국무회의에서 의결되었으며, 향후 국회 비준동의 절차를 거쳐 연내에 국내 절차가 마무리 될 예정이다.


수입 밥쌀 판매 중지, 내달 30일 까지 단속
또 수확기 유통질서 확립을 위해 국내산과 경합하는 수입 밥쌀(중·단립종)의 판매를 중지하는 했다. 아울러 국내산-수입산, 연산별 혼합유통 단속을 내달 30일 까지 실시한다. 또한 소비자의 알권리 강화, 품질 고급화를 위해 쌀 표시 등급 중 ‘미검사’ 항목을 삭제하는 등급표시 의무화가 이달 14일부터 시행된다.
농식품부는 금번 수확기 대책에 따라 공공비축미 및 시장격리곡 매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산지 쌀값, 정부·민간 매입 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내년부터는 쌀 공급과잉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강력한 쌀 생산조정제를 도입하여 2019년까지 벼 재배면적을 10만ha(생산량 약 50만톤)까지 감축한다는 방침이다.


농업계 100만톤 수매요구, ‘대선공약’지켜라
농업계는 기대보다 적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국농민총연맹 등 농민단체들은 쌀값이 회복되려면 추가 시장격리 물량 50만톤 이상 등 총 100만톤을 정부에서 수매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전농 관계자는 “문재인정부의 쌀값 목표인 1875원(1kg)은 농민들의 귀를 의심케 할 뿐만 아니라 정부가 제시한 쌀값은 20년전 가격에 불과하다”며 “100만톤을 수매해 쌀값 3천원을 보장하고 밥쌀 수입 등 무분별한 쌀 수입에 대한 근본적 대책을 세우라”고 말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도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기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쌀 목표가격을 인상시키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며 쌀 수급·가격 안정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이 최선의 노력을 다해 달라고 촉구했다.




조형익 cho3075@news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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