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논제초제 시장은 제 3세대 SU(설포닐우레아)계 물질의 제품 출시와 간편제형들 간의 격돌이 점쳐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초중기제초제 시장은 1300억원 규모를 형성하면서 가장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시장이다. 각 회사별로 중기제초제만 15~18개 가량의 제품을 시중에 공급하고 있어 이들을 다 합하면 10개 회사만 어림 잡아 봐도 150개 이상의 중기제초제가 시중에서 경쟁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경쟁이 심한데도 불구하고 각 회사들이 중기제초제 신제품을 쏟아내는 이유는 뭘까. 업계 관계자들은 이 시장에서 사용되는 제품은 다른 용도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만큼 시장이 또렷하다고 말한다. 그만큼 회사 입장에서는 집중 개발하기 용이하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중기제초제는 대부분이 농협을 통해 공급되고 있어 농협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필수로 갖추고 있어야 하는 것이 중기제초제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1300억원의 시장이 결코 작지 않아 표기할 수 없는 것도 중요한 이유다.
경쟁 치열한 BUT 놓칠 수 없는 시장
하지만 각사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남는 게 없다는 점이 중기제초제 시장의 또 한가지 특징이다. 게다가 저항성 잡초 발생이 지속되면서 3종 합제가 넘쳐나게 되고 이에 따라 마진율이 곤두박질 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속내다. 더구나 농협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비싼 가격에 공급하는 것은 엄두를 낼 수 없으니 더더욱 마진율이 줄어들고 있다.
중기제초제 시장에 100억원 이상 판매되는 제품이 나오지 않는 것은 제품이 그 만큼 크면 가격도 무너지고 이미 역마진 상태가 되는 것을 업계에서도 파악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농약 제조회사들은 다품목 소량 판매 형식으로 적정 마진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모양새다.
이와 함께 저항성잡초의 발생, 간척지 등 사용 환경의 특성이 모두 달라 시중에서도 다양한 품목의 요구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점점 더 중기제초제 시장은 과열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회사들은 이 같은 과열 경쟁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메타조설퓨론, 피리미설판, 프로피리설퓨론등 새 얼굴
먼저 SU계 저항성 잡초를 잡기 위해 신규 물질 도입이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새로 출시되는 제품들을 살펴 보면 제3세대 SU계 물질들이 눈에 띈다. 메타조설퓨론, 피리미설판, 프로피리설퓨론이 이들이다. 이들 신규 물질들의 특성은 SU계 임에도 피, 저항성잡초, 다년생잡초를 골고루 방제 가능하다는 것이다.
시중에 공급되는 SU계 저항성 잡초 방제제들은 대부분 3종 합제로 살피제‧저항성잡초약‧다년생잡초약이 합쳐진 형태가 대부분이다. 그 말은 이 세 가지 잡초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물질이 없었다는 얘기가 된다.
이에 따라 한 물질로 모든 잡초를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여러 가지 물질을 합제로 만들지 않는 만큼 약해에서도 더욱 안전할 가능성이 높다. 또 단일물질로는 가격이 높겠으나 3종 혼합보다는 단가가 낮아지는 효과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제3세대 SU계 물질들도 제품 개발 현황을 살펴보면 운명을 달리함을 알 수 있다. <표 1>메타조설퓨론의 경우 단제와 합제 모두 제품이 출시되는 경향인 반면 피리미설판과 프로피리설퓨론은 합제로 출시되고 있다. 특히 프로피리설퓨론은 벤조비사이클론이나 브로모뷰타이드와 합제로 출시돼 업계 관계자는 “SU계 저항성 잡초에는 효과가 덜하다 볼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 피리미설판의 경우 수용해도가 높아 약효 지속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는 평가가 있다. 물론 제품 자체로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부족한 부분을 합제로 보완했기 때문이다.
SU계 저항성잡초에는 여전히 벤조비가 대세
다만 박태선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박사는 “제3세대 SU계 물질들도 결국 SU계이기 때문에 SU계 저항성을 고착화 시킬 가능성이 높다”면서 “분명히 한계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약제의 수명이 길지 않을 것”이라는 박 박사의 말에 따라 차후에는 이들 물질들과 합제 제품이 출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와 함께 제3세대 SU계 제품들 외에도 각 사의 SU계 저항성 제초제들이 여전히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농협 중앙회에 집계된 자료에 따르면 SU계 저항성 제초제 합계 금액만 436억원에 이른다.<표 2>
SU계 저항성 잡초 방제를 위한 제초제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배경에는 이들 잡초가 지속적으로 발생면적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인용 농진청 작물보호과 박사에 따르면 2012년 저항성잡초 발생면적은 17만6870ha이다.<표 3> 이 것은 농진청과 8개 도농업기술원이 2011~2012년 공동으로 조사해 나온 면적으로 전국 배 재배면적의 22.1%에 해당한다. 2008년 10만6951ha와 비교하면 6만9919ha가 늘었다.
저항성잡초 발생면적 17만6870ha 집계
발생비율을 보면 전라남도가 논 면적의 44.3%로 제일 많이 발생됐고 그 다음으로는 충청남도로 30.5%, 충청북도 27.8%, 강원도 24.5%, 전라북도가 18.4% 순이다. 이 박사는 “그러나 경상남도 1.0%는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이는 약제처리과정에서 발생될 수 있는 오류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특히 서해안과 인접한 전남, 충남지역에서 SU계 저항성 논잡초의 발생이 높았다. 이 박사는 이를 “서해안은 간척지와 담수직파논이 많고 이들 지역에서 벼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설포닐우레아계 제초제를 선호하는 관계로 저항성잡초의 발생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했다.
발생이 가장 많은 잡초는 물달개비로 5만7018ha로 전체 32.2%를 차지한다.<그림 1> 그 다음 올챙이고랭이, 밭뚝외풀, 알방동사니 순이다. 이들 4초종은 전국적으로 고르게 발생해 제일 문제되는 잡초들이다. 강피는 주로 전북, 전남, 충남에 많이 발생하며 1만3581ha(7.7%), 알방동사니(7.4%) 순이다.
“학계에 보고된 11초종 중 물옥잠, 새섬매자기, 올챙이자리는 발생이 확인은 안 되었으나, 이는 토양을 채취하는 과정에서 종자나 괴경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이 박사는 설명했다. 실제로 물옥잠과 새섬매자기는 서산 간척지를 비롯해 많은 지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대표적인 저항성 논잡초이다.
이와 같이 SU계 저항성 잡초의 발생이 해가 갈수록 그 면적이 늘어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출시되는 제품들은 저항성 잡초가 방제되는 제품들이 주를 이룬다”고 밝히고 있다. 실질적으로 면적이 증가하기도 하지만 업계가 저항성잡초를 판매 촉진 전략으로 쓰고 있다는 의혹도 낳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우리나라는 제초제를 살포해서 조금만 죽지 않으면 저항성이라는 말을 쉽게 쓰는 경향이 있다”며 “같은 초종이라도 생태형에 따라 약제별 감수성이 다를 수 있어 이에 대한 심도 깊은 연구가 선행되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저항성 잡초로 이앙전처리제 소비 증가
지난달 25~26일 전남 보성에서 개최된 한국잡초학회 춘계발표에서 박태선 박사는 ‘논 주요 제초제 저항성 및 난방제 잡초들의 방제가능 제초제 설정’에 대해 발표했다. 그의 발표에 따르면 전북 이남은 이모작 등으로 6월말~7월초에 이앙을 하게 돼 잡초 발아속도가 빠르다. 이에 따라 잡초 발아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이앙전처리제와 체계처리가 필수다.
박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특히 벤조비사이클론과 메소트리온은 방동사니과 및 광엽잡초, 부로모부티드는 매자기를 제외한 방동사니과, 카펜트라존과 피라졸레이트, 프라클로닐은 광엽잡초에 각각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메소트리온의 약효지속성이 다른 약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게 나타났다. 저항성피(ACCase 및 ALS 저해제)는 2엽기까지는 메페나셑 및 펜트라자마이드가 효과적이다. 이와함께 난방제 벗풀과 여뀌바늘에는 카펜트라존과 프라클로닐이 효과적으로 나타났다.
박 박사는 “이앙전처리제 효과 시험에서 브로모부타이드‧옥사디아존 유제(트랙스타)가 이앙 후 40일까지도 효과가 매우 탁월했다”며 “아쉽게도 이 제품은 사업 중지 상태”라고 밝혔다. 농업인들이 이앙전처리제는 모두 같은 제품이며 값이 싼 제품이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박 박사는 그러나 “제품이 비싸더라도 처리만 잘 하면 이것 하나만으로도 잡초 방제가 가능해 제초제 사용량도 줄이고 노동력도 줄일 수 있는데 인식 전환이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는 그러나 아직까지는 중기제초제로 ‘벤조비사이크론’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박 박사는 이와 함께 제초제 사용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에는 SU계 저항성 잡초 발생이 없어 중기제초제 하나만으로 제초가 가능했다. 그러나 저항성잡초가 발생하면서 이앙전처리제와 체계처리가 필수로 인식됨에 따라 이앙전처리제의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표 4> 또 가구당 경지 면적이 증가하면서 꼼꼼한 방제가 어려워 잡초 발생이 증가하고 있어 이에 따른 제초제 사용량도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점보제, 이티제, 대립제 등 간편제형 대세
논 제초제 시장의 또 한가지 트렌드는 간편제형의 증가이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간편제형은 액상수화제를 비롯, 직접살포정제, 대립제, 수면부산성입제 등이다. 이들의 올해 농협 중앙회 신청금액을 살펴보면 342억원에 달한다.<표 5>
농약 등록법상에 분류된 제형의 이름은 같으나 회사별, 제품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다.
먼저 ‘점보제’로 대표되는 경농의 직접살포정제 제품은 2004년 출시돼 꾸준한 시리즈를 발표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주먹탄, 문전옥답점보, 이편한점보, 황금볼점보, 신제품 마타킹까지 경농만의 제형을 차별화 해 지속적으로 제품을 개발해 내고 있는 것이다.
SG한국삼공도 자신들만의 제형을 만들어 성공하고 있는 케이스로 꼽힌다. 일명 ‘이티제’로 불리는 직접살포정제 형식으로 대략 한 줌씩 잡아 논으로 뿌려넣으면 살포가 끝난다. SG한국삼공도 ‘이티제’ 형식의 제품을 꾸준히 개발‧공급하고 있다. 뉴필드왕이티, 풀다벤이티, 올해 이티스타까지 출시를 마쳤다.
동방아그로의 경우 대립제로 차별화하고 있다. 동방의 대립제는 배부식 분무기로 뿌릴 수 있어 대농가들이 선호하고 있다. 20~25m까지 살포가 가능해 1600평도 논에 들어가지 않고 살포할 수 있다. 특히 물에 빠르게 녹아 약제가 뿌려지면서 바로 유효 성분이 녹아나오며 퍼지는 특성이 있다.
동부팜한농은 여러 가지 시도를 통해 MS 확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막강탄 수면부상성입제는 대립제를 수용성필름으로 감싸 평당 정확한 양을 조절해 살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수용성필름의 단가가 높다는 점에서 제작비가 많이 소요된다는 평가다.
이앙동시처리제 노동력 절감…약효‧약해 안전해야
동부팜한농은 또 이앙동시처리제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논감독 입제와 아그로텍의 풀수색입제가 그것으로 동부측에서 이앙동시처리가 가능한 기계를 임대해 살포에 도움을 준다. 이앙동시처리제가 노동력 절감 부분에서는 중기제초제를 살포하지 않아도 되니 가장 절약적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약해에 안전해야 한다는 점과 중기제초제를 살포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약효 지속기간이 길어야 한다는 부분에서 아직까지 시장에 정착하지는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동부팜한농은 또 확산성을 개선한 입제를 개발해 1kg 용량으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온들녘 입제는 1kg 입제로 이 제형은 일본 전체 제초제 제형 중 45%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빠른 살포를 원하는 농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입제 제형은 꾸준히 시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입제는 간척지와 같이 바람이 심하고 필지 당 면적이 넓은 곳에서 약제를 골고루 살포해 일정한 약효를 보고자 하는 곳에서 계속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따라 각사들은 저항성잡초 방제 성분이 함유된 입제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