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품 농약 등록 & 전멸제초제 각축전

2012.12.01 09:40:36

판매협회 중점품목 시장 판도 바꿀까

2013년도 농약 시장은 복제품의 시장 진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 해 말 예견했던 것과 같이 ‘동일품목 동일라벨’ 규정이 폐지되면서 중소업체들이 복제품으로 농약제조시장 진출에 줄을 잇고 있는 것이다.

이미 올해 1월 초까지 등록 신청된 200여 건의 복제품 중 57건 정도가 올해 출시돼 시장에 안착했다. 이와 함께 1월 이후 등록 신청된 복제품 건이 108개 정도로 파악되며 9건 등록에 나머지 대부분이 보안 판정을 받을 예정이지만 이들 또한 보안 부분이 미미해 3개월 내에 등록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내년 초부터 150여개의 복제품이 시중에 풀릴 예정으로 오리지널 원제 제품과의 대결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농약시장은 전통적으로 동부팜한농, 영일케미컬, 경농, 아그로텍, 성보화학, SG한국삼공, 동방아그로, 신젠타코리아, 바이엘크롭사이언스 등 메이저 회사에 의해 주도돼 왔다. 그러던 것이 복제품을 앞세운 중소기업들의 진출이 눈에 띄게 늘어나자 메이저 회사들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한정된 시장에서 중소기업들의 선전은 메이저 회사들의 시장 점유율 감소라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메이저 회사들이 시장 환경에서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부분이다.

복제품 제조 회사 4.6%로 신장

이미 예상된 바와 같이 중소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표 1>에서 살펴보면 중소기업들의 매출액은 75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본지가 직접 조사한 결과 선문그린사이언스, 인바이오믹스 외에도 한얼사이언스, 태준아그로텍 등의 매출이 100억원에 육박하거나 그 이상일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은 4.6%를 넘어서고 있다.

이처럼 중소기업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중소기업들의 등록 제품이 내년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여 이들의 성장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는 그러나 중소기업들의 약진이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피력했다. 일단 중소기업들의 복제품들이 오리지널 원제만큼 품질이 향상된 것은 맞지만 약해 등의 사고가 났을 경우 메이저 회사들만큼 A/S가 확실하게 보장되는가에 회의적이라는 것이다.

또 중소기업들이 한정된 딜러 또는 대리점 체제로 유통시장에 복제품을 공급할 경우 매출금액은 적지만 자신들만의 틈새시장은 만들 수 있었다. 반면 외형을 키우기 위해서는 다수의 시판상에게 제품을 공급해야 하고 이렇게 될 경우 유통질서가 무너지면서 제품이 외면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박리다매는 중소기업에게는 맞지 않는 전략이 되는 셈이다.

오리지널 원제 회사 접촉도

이처럼 중소기업들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소기업들이 직접 오리지널 원제사들에 접촉하고 있어 이들의 앞으로의 행보에 안심하고 있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올해 각 제조회사들의 등록 2년차 시험 목록을 살펴보면 작년보다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표 2, 3> 농약 사용량은 줄어드는 반면 회사 이익을 계속 보전하기 위해서는 신제품 출시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신규물질보다는 기존 원제들의 합제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 농약제조회사들과 메이저회사들 모두 농업인들의 입장에서 가격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 관련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 같은 지적은 매년 계속되는 것으로 업계가 자구책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바스타 등 원제 독점으로 선두그룹 차지

내년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비선택성(식물전멸) 제초제 시장의 판도다.

올해 10월 말을 기준으로 ‘패러쾃디클로라이드’(그라목손 인티온)액제의 판매·유통 및 사용이 금지되면서 글루포시네이트 암모늄(바스타)를 필두로 한 비선택성 제초제의 본격적인 춘추전국시대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미 ‘바이엘 차이나’가 중국의 Glufosinate ammonium 원제(Generic) 최대 생산회사인 Yongnong Bioscliences Co.,Ltd.와 독점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 원제로 국내 사업을 계획하던 회사들이 사업을 보류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시장은 바이엘의 ‘바스타’와 경농의 ‘제로인’, 동부팜한농의 ‘삭술이’가 선두그룹에 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바이엘의 ‘바스타’는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매출이 30% 신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올해 영일케미컬이 ‘푸레스타’의 대대적인 판촉을 벌여 100만대 정도를 시중에 공급했다. 그러나 약해 등의 문제로 일각에서는 회수 등의 조치를 벌이는 등 사후 관리에 미흡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이 같은 사건으로 약점이 노출됐음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50만대 이상의 판매는 거뜬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농협의 유통 파워가 뒷받침하고 있고 올해 사고로 인해 사용상의 주의점을 빠르게 교육시키는 효과를 역으로 가져와 내년도 공급에 탄력이 실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2014년에는 경농과 한국삼공에서 전멸제초제 시장을 평정할 제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글루포시네이트 암모늄이 그라목손처럼 빠른 효과를 나타내지 못해 그라목손 시장의 완전 대체가 어려운 점을 극복할 수 있는 제품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후변화로 살균제 시장 성장

이와 함께 내년도에도 살균제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기후변화가 본격화 되면서 이제 우리나라는 아열대 기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 됐다. 이에 따라 봄의 잦은 비와 습한 날씨가 오래되면서 이 전에는 심하게 문제가 되지 않던 병들이 계속적으로 발생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 초·중반에는 배 검은별무늬병의 발생이 심각한 지경이었다. 전남 나주, 충청 예산 할 것 없이 전국적으로 배 검은별무늬병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것이다. 발생 초기 방제 미흡으로 병을 더 키워 7번 이상 방제가 실시됐음에도 과실에 검은 딱지가 생기는 것을 막지 못했다.

이에 따라 각 농약 제조회사들의 배 검은별무늬병 방제제가 제고가 없을 정도로 소진됐다. 이는 지난해 잦은 비로 각 사의 살균제가 소진된 것과 연결돼 살균제 시장을 키우고 있다. 살균제 원제를 공급하고 있는 ‘바스프’의 성장이 지난해 두자리 수를 상회했다고 하니 살균제 시장이 얼마나 커지고 있는지 짐작케 한다.

실제 각 농약제조회사들의 등록 2년차 시험내역을 살펴보면 2011년도부터 살균제의 시험내역이 급격히 증가함을 알 수 있다.<표 3> 올해 9월 작물보호협회 농약 생산출하 현황을 살펴봐도 원예용 살균제 출하량이 전년대비 491톤 증가했으며 이는 11.2%나 증가한 수치다.

내년도 기후도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어 농약 회사들의 살균제 시장 신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고독성농약 중단 후 난방제 해충 증가

고독성 농약의 판매가 중단되면서 이에 따른 문제도 서서히 수면 위로 나타나고 있다.

고독성 농약은 독성 자체는 높지만 그만큼 다양한 해충을 단 시간에 해결할 수 있는 품목들로 평가받아 왔다. 농가들에게는 농사를 짓는데 이만한 농약이 없었던 셈. 최근 개발되는 농약들은 인축 등에는 안전한 것들이 대부분이나 대신 적용 대상 해충이 좁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이에 따라 더 이상 고독성 농약을 사용하지 못하면서 이전에는 방제가 수월했던 해충들의 발생이 증가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일례로 유리나방이 이에 해당하는데 나무의 수피 아래로 파고 들어 줄기를 갉아 먹어 피해를 주는 해충이다. 나무좀도 수목의 줄기 속을 가해하는 해충이다.

이들은 이전에는 고독성 농약으로 방제가 잘 이뤄졌던 해충이지만 점점 그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태풍 등으로 과수들의 수세가 약해지면서 유리나방과 나무좀의 발생에 더욱 좋은 조건이 갖춰진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삼공은 이에 따라 ‘애니충’ 액상수화제를 유리나방 방제에 사용할 수 있도록 지난달 등록을 마쳤다. 고독성 농약을 대체할 수 있는 좋은 노력의 한 예라고 볼 수 있으며 농약 제조회사들도 이 같은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단 농가에서 고독성 농약의 매력으로 저렴한 단가와 넒은 방제 해충 범위를 들고 있는 만큼 이 기준에 농약 제조회사들이 얼마나 근접할 수 있는지가 고독성 농약 시장을 석권하는 성패의 기준이 될 전망이다.

예측 어려운 병해충 발생···발빠른 대응 필요

최근 3년간 살충제 시장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나방 발생이 적어 고가 나방약의 소진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시중에서는 동부팜한농의 ‘알타코아’와 영일케미컬의 ‘프레바톤’ 등이 중저가에 약효가 길어 나방 발생 시기에 기본적으로 한번 살포하면 나방 방제는 끝난다는 인식이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난국은 나방이 다량으로 발생하기 전에는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로 각 제조회사들의 익지 않는 ‘종기’가 되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4월말부터 시작해 6월 말까지 지속된 100여년 만의 가뭄으로 진딧물 발생이 극에 달했다. 이에 따라 각 사들의 진딧물 방제제는 어느 정도 판매가 이뤄졌으나 워낙 발생량이 많다보니 니코틴 계통의 약제가 저항성이 온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계속된 한해였다. 게다가 올 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고추 총채벌레 발생이 높아 바이러스병 발생이 많았다. 이처럼 예기치 못하게 급박하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농약 제조회사들의 발 빠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시판중점품목 회원들 참여율이 관건

농협과 시판으로 양분되는 유통시장은 내년도 작물보호제판매협회의 활약에 따라 변화의 바람이 불지 주목되고 있다.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국내 농약유통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했던 시판의 M/S가 그동안 농협계통농약의 공세에 밀리면서 급기야 50% 이하로 축소되는 등 시판상인들의 생존권마저 위협받는 상황에서 올해 판매협회는 내년도 사업을 위해 시판중점품목 41개를 확정하고 공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이번 시판중점품목에는 각 제조회사들의 신제품 6종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 판매협회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시판의 생존 루트 확보에 공을 들이는지 알게 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그러나 판매협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회원들의 참여율이 얼마나 높을지가 성공의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제조회사 입장에서는 약속한 만큼의 물량을 시판에서 소진하지 못할 경우 농협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반대로 시판전속품목을 열심히 판매한 일부 회원들에게도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결과가 돼 흐지부지 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농협이 올해 말 ‘농작물 병해충진단 시스템 아리통잡이’를 개발하고 이를 전국 단위의 농협 농약 처방 담당자들이 사용토록 함에 따라 농협의 기술력이 한층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판단된다. 더불어 ‘농협자재유통센터’도 2015년이면 가시화 될 것으로 보여 시판의 활로 모색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농약대금 수금 안돼···현금 부족

전체적으로 살펴 볼 때 농약 제조회사들의 매출은 신장됐다. 신젠타 등 일부 회사가 그라목손 판매 중지 등으로 타격을 받은 사항 외에는 지난해 보다 5%정도 신장한 것으로 업계는 파악했다.<표 1>

이처럼 농약 시장이 성장한 것과는 별도로 농약 대금의 수금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볼라벤, 덴빈, 산바 3개의 태풍이 전국적으로 농가에 골고루 피해를 가져와 농가들의 생산량이 대폭 줄어든 것이다.

물론 이에 따른 가격 상승 요인은 있었으나 생산량이 부족해 수입은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수도 농가들은 쌀값이 앞으로 오를 것이라는 기대 하에 출하를 미루고 있어 현금 확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농약 대금 수금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이다.



심미진 gaiaone@news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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