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등에서 발생한 멸구류, 나방류와 같은 비래해충이 봄철 편서풍을 타고 국내로 날아들어 주의가 요구된다. 농촌진흥청(청장 권재한)은 최근 멸강나방 유충 피해를 확인, 옥수수·보리 같은 벼과(科) 작물 재배 농가에 예방 관찰(예찰)을 강화하고 방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지난 5월 20일, 전남 화순 옥수수 재배 농가에서 멸강나방 유충을 발견하고 작물 피해 사실을 관내 농업기술센터에 신고했다. 앞서 4월 2일 충남 태안에서 올해 처음 멸강나방 성충이 발견된 뒤 약 7주 만이다.
열대거세미나방 성충은 지난 4월 21일 제주특별자치도 한림읍에서 올해 처음 발견됐지만, 아직 유충 피해 신고 사례는 없다.
농촌진흥청이 ‘한·아시아 비래해충 예찰 협력사업’을 통해 중국과 베트남 상황을 파악한 결과, 4월 말 기준 베트남의 해충 발생은 많지 않았다. 반면, 중국에서는 열대거세미나방과 멸강나방으로 인한 피해 면적이 약 26만 헥타르(ha)에 달했다.
열대거세미나방 피해는 주로 운남성(9만 6,000ha), 광동성(4만 3,000ha), 광서성(2만 9,000ha) 등에서 발생했다. 멸강나방 피해는 산동성(1만 3,000ha), 안휘성(1만ha), 절강성(7,000ha)에서 주로 발견됐다.
특히 우리나라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광동성, 광서성, 절강성 지역에서의 비래해충 피해 확대는 국내 유입 가능성도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농가에서는 적극적으로 방제하고 예찰해야 한다.
농촌진흥청은 제주대학교와 협업해 제주, 전남·북 등 전국 10개 시군 15개 지점에 열대거세미나방 성충 포획 장치(곤충 성페로몬 트랩)를 설치하고, 발생 현황을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전국 50개소에 설치한 벼 병해충 예찰포 ‘공중포충망’으로 비래해충을 포집한 뒤, 발생 현황과 방제 정보를 ‘농사로’ 누리집에 게시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로 들어온 비래해충 성충은 주로 제주, 서·남해안, 경남 내륙 지역에 자리를 잡은 뒤 번식한다. 알에서 부화한 유충은 주로 야간에 작물의 잎과 줄기를 갉아 먹으며 몸집을 불린다.
유충은 약제에 가장 민감한 2~3령 어린 상태일 때 방제해야 한다. 해뜨기 전이나 해지고 난 뒤 약제가 작물의 잎과 줄기에 골고루 묻도록 충분히 살포하면 방제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멸강나방과 열대거세미나방 방제약제 정보는 농촌진흥청 농약안전정보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농가에서는 재배지를 수시로 살펴 알 덩어리나 유충 발생 여부를 확인하고, 의심 개체가 보이면 가까운 농업기술센터나 병해충 발생 신고 대표번호로 연락해야 한다.
농촌진흥청 채의석 재해대응과장은 “비래해충 유충으로 인한 피해는 6월 중순부터 7월 상순 사이에 가장 심하게 발생하므로 벼과 작물 재배 농가는 수시로 재배지를 살펴 유충 발견 즉시 신고하고 방제해야 큰 피해를 줄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