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이 농사를 지으면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질소 비료 가운데 하나가 ‘요소(尿素)’다. 가격이 비교적 안정적이고 질소 함량(N 46%)이 높아 밭작물과 시설재배 모두에서 널리 쓰인다.
그 동안 너무 흔하게 사용되어 농민에게는 익숙한 비료이지만, 이 요소가 어디서 만들어지고 토양에서 어떻게 작물에 흡수되는지 생각해 보면 결국 그 중심에도 미생물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요소비료는 1901년 독일의 화학자 프리츠 하버가 공기 중 질소(N2)를 암모니아로 합성하는 방법을 개발한 것으로 시작으로 1921년 독일의 바스프(BASF)라는 회사에서 대량생산이 되어 지금에 이르렀다. 요소비료를 개발한 당시에는 “공기로 빵을 만든 과학자”라는 칭송과 함께 인류의 생존에 기여를 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상을 받기도 하였다.
우리나라는 1930년대 함경남도 흥남에 비료 공장이 설립이 되어 국내에서도 생산이 시작이 되었다. 우리가 숨 쉬는 공기의 약 78%는 질소이지만, 식물은 이 질소를 그대로 이용할 수 없다. 먼저 공기 중 질소를 고온·고압 상태에서 수소와 반응시켜 암모니아(NH3)를 만드는 하버-보슈(Haber-Bosch) 공정을 거친다.
이렇게 생산된 암모니아에 이산화탄소(CO2)를 반응시키면 요소((NH2)2CO)가 만들어진다. 눈에 보이는 하얀 알갱이 비료 하나에도 공기와 화학, 그리고 생명의 순환 원리가 함께 담겨 있는 셈이다.
화학비료와 미생물은 함께 작동하는 관계
하지만 요소가 토양에 뿌려졌다고 해서 식물이 바로 흡수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부터는 토양 미생물의 역할이 시작된다. 토양 속에 널리 서식하는 바실러스(Bacillus)속 미생물은 ‘우레아제(urease)’라는 효소를 분비해 요소를 암모늄(NH4+) 형태로 분해한다.
이어 질화세균이 암모늄을 질산태질소(NO3-)로 전환하면 그제서야 비로소 식물 뿌리가 이를 흡수하게 된다. 우리가 화학비료라고 부르는 요소도 결국 토양 미생물의 도움 없이는 작물의 영양이 될 수 없는 것이다. 화학비료와 미생물은 대립 관계가 아니라 실제 농업 현장에서는 함께 작동하는 관계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사용량인데 작물의 생육을 빠르게 끌어올리기 위해 질소, 칼리, 석회 등을 반복해서 과다 사용하면 토양에 녹지 못한 양분이 남아 축적된다. 이것이 바로 농가에서 가장 많이 겪는 염류장해다. 토양 속 염 농도가 높아지면 삼투압이 올라가 뿌리가 물을 빨아들이기 어려워진다. 물은 충분한데도 작물이 가뭄을 겪는 것처럼 잎 끝이 마르고, 새 뿌리 발생이 줄어든다. 뿌리털이 짧아지고 활력이 떨어지면서 양분 흡수 능력도 감소한다. 결국 생육 불균형, 착과 저하, 상품성 저하로 이어진다. 특히 하우스처럼 비가 직접 닿지 않는 시설재배 토양에서는 염류가 씻겨 내려갈 기회가 적어 피해가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농가에서는 염류장해를 줄이기 위해 장마철에 비를 충분하게 맞추거나, 담수 처리, 객토, 심경 등을 활용한다. 실제로 효과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이미 축적된 염을 물리적으로 줄이는 방법이다. 게다가 칼슘과 같은 성분과 반응하여 불용화된 양분은 그대로 남아 식물이 흡수할 수가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우리 실험실에서는 복합 미생물을 활용해 토양 내 불용성 양분을 가용화하고 양분 균형을 회복시키는 방법을 계속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유산균, 효모균, 고초균, 광합성세균 4종의 복합 미생물은 토양 유기물을 빠르게 분해하고, 고정돼 있던 인산과 미량원소를 식물이 흡수 가능한 형태로 바꾼다. 동시에 토양 미생물상을 활성화해 염류가 특정 층에 집중되지 않도록 완충 작용을 돕는다. 토양 구조가 살아나고 공극이 회복되면 뿌리 활력이 좋아지고 양분 이용 효율도 올라간다. 결국 “비료를 덜 쓰고도 잘 크는 토양”으로 방향을 바꾸는 것이다.
복합미생물을 현장에 접목한 실제 사례가 속속 보고되고 있는데, 충북 청원 지역의 한 애호박 재배 농가는 토양 전기전도도(EC)가 7.0mS/cm까지 올라가 생육 부진과 착과 저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게다가 토양의 지력이 약하다보니 식물 바이러스가 발생되고, 토양 선충 피해까지 겹쳐 작물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었다. 농가의 급한 요청으로 토양 분석을 진행하고 먼저 염류 장해를 해결하기 위하여 유산균, 효모균, 고초균, 광합성세균을 고밀도로 배양해 복합 미생물제로 만들고, 이를 두 차례 토양 관주 처리했다.
처리 후 토양 상태를 확인한 결과 EC가 3.0mS/cm 이하로 낮아졌고, 뿌리 활력과 생육 상태도 눈에 띄게 회복됐다.
또한 토양 선충 밀도도 낮아져 인근 농가에 소문이 나 복합 미생물을 배양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단순히 염을 씻어낸 것이 아니라 토양 내 불용성 양분을 미생물이 분비한 효소에 의해 가용화시켜 그동안 토양 안에 잠들어 있던 양분 순환 기능을 다시 살려낸 결과였다.
우리는 흔히 화학비료(화학농약까지도)와 미생물을 서로 다른 영역으로 구분해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 토양에서는 다르다. 요소비료가 작물의 영양이 되는 순간에도 미생물이 필요하고, 과잉 시비로 인한 염류장해를 회복시키는 과정에서도 미생물이 중심 역할을 한다. 결국 좋은 농사는 ‘무엇을 넣을 것인가’보다 ‘토양 속 생명 순환을 얼마나 건강하게 유지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은 오늘도 토양 속에서 비료를 양분으로 바꾸고, 과잉된 염류를 완화하며, 작물의 뿌리를 돕고 있다. 앞으로의 농업은 더 많이 주는 농업이 아니라, 미생물이 잘 일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농업이 되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