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4일 바이엘은 몬산토와 660억 달러에 인수·합병을 합의했다.
세계 최대 농업기업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베르너 바우만 바이엘 최고경영자는 “몬산토 인수로 세계식량문제 해결을 도울 수 있게 됐다”고 이번 인수·합병에 대해 평가했다.
종자시장 6개업체서 3개업체로 재편
몬산토는 2011년 전세계 종자 판매 중 26%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기업이다. 바이엘은 전세계 농약 판매량의 17% 정도를 차지하는 제약전문기업이다. 유럽연합이 합의안을 승인하면 합병된 회사는 종자와 농약 부문에서 세계 최대 업체가 된다. 이번 합의로 신젠타, 바이엘, 바스프, 다우, 몬산토, 듀폰 등 기존 6개 업체가 세계 종자의 60%, 농약 공급의 75% 이상을 지배했던 시장이 다우-듀폰, 신젠타-켐차이나에 이어 바이엘-몬산토의 3개 업체로 재편되게 됐다.
몬산토는 1901년 설립돼 유전자변형(GMO)작물 개발을 본격화하며 미국에서만 6300개의 특허를 보유하며 종자시장의 강자로 군림해왔다. 이번 인수·합병은 바이엘이 종자시장에서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가장 빠른 길을 선택한 셈이다.
바이엘과 몬산토의 인수·합병 합의로 세계 최대 규모의 농업회사가 탄생했다. 이번 인수·합병으로 바이엘-몬산토, 다두-듀폰 등 두 거대 농업회사가 미국 옥수수 종자시장의 75%, 콩시장의 65%를 장악하게 됐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시장 장악력이 커지는 만큼 걱정도 크다.
EU 집행위원회는 먼저 인수·합병에 합의한 다두-듀폰의 합병 승인안을 일시적으로 보류한다고 밝혀 바이엘-몬산토 인수·합병 승인이 꽃길만은 아닐 것을 예고했다.
미국 상원 법사위원회도 합병에 따른 경쟁 저하 및 종자와 농약 가격 인상 가능성을 이유로 승인안에 대해 재검토 할 것을 밝히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1990년대 후반만 해도 600여개에 달했던 글로벌 종자회사들이 재편에 재편을 거치며 6개 기업으로, 이제 3개의 거대 기업으로 재편에 정점을 찍게 됐다.
한편에서는 바이엘의 몬산토 인수에 대해 농약과 종자 이외에 농업 디지털기술 접목을 위해 수익모델을 전환하려는 의도로 풀이하는 의견도 있다.
바이엘은 2020년까지 디지털농업에 2억 유로를 투입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바이엘은 농약·비료 사용량에 관한 정보를 바탕으로 빅데이터화해 정밀도를 높이고, 작물보험까지 판매해 바이엘만의 디지털농업에 대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몬산토도 Field Scripts와 ClimatePro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빅데이터 정보망인 Field Scripts는 파종 전 토양에 대한 정보와 농지에 적합한 품종과 파종량을 추천한다. ClimatePro는 재배 기간동안 작물 성장 단계를 보여주며, 토지 내 질소 농도를 실시간으로 체크하는 등 작물이 최적의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날씨와 병충해에 대한 다양한 분석 데이터를 제공하며 수확 시기 추천도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