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사슬을 뒤흔드는 생태계 혼란 주범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황소개구리’다. 우리 농가에도 몇 년째 골치덩어리 식물이 있다. 그것은 바로 ‘식물계의 황소개구리’로 불리는 가시박(Sicyos angulatus L.). 2009년 생태계 교란식물로 지정된 가시박은 북아메리카가 원산으로 1년에 4~8m 자라고 3~4개로 갈라진 덩굴손으로 다른 물체를 감아 기어오르는 특성이 있어 밑에 있는 식물체의 햇볕을 막아 말라죽게 만든다.
발생 확인될 때마다 제거하고, 종자는 태워야
또한 식물뿐 아니라 농작업자에게도 피해를 준다. 그것은 가시박의 열매에 날카롭고 가느다란 가시가 촘촘하게 붙어 있어 농작업자의 피부에 상처를 내고 염증을 일으키게 만든다. 무엇보다 전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을 정도로 확산 속도가 빨라 농가에 큰 위협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의 경우, 옥수수밭에 10㎡당 가시박 15개체∼20개체 발생시 수확량이 80% 줄고, 28개체∼50개체 발생시 수확량이 90%∼98% 준다는 보고가 있었다.
최근 농촌진흥청은 외래잡초 가시박의 농작물 피해를 예방하는 대책을 마련하고, 지방자치단체와 농가 등에 가시박 방제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일반적으로 하천 주위나 제방에 발생한 가시박은 4월 하순~5월 중순 경에 많이 발생하는데 이때는 손으로 뽑아도 잘 뽑히므로 손으로 제거를 하고, 어릴 때(5월 중순~6월 하순) 낫 등으로 없애야만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이 시기를 놓치면 꽃이 피기 이전(7월 초)이나 종자가 익기 전(8월 말)에 가시박 줄기의 밑둥치를 낫으로 없애야만 종자 생성을 막아 확산을 막아야 한다. 도로변과 하천을 따라 확산된 후 농경지로 유입되는 패턴을 보이기 때문이다.
가시박의 생명력은 무서울 정도라 가시박을 한 번 제거했다고 하더라도 6월 말까지는 계속 발생하기 때문에 세심한 관찰을 해야 한다. 그리고 육안으로 발생이 확인될 때마다 제거해야 한다. 한편, 최근(2014년) 조사에 따르면 경기 안성의 인삼밭과 옥수수밭, 경북 안동의 논에 가시박의 피해가 확인돼 신속히 확산을 막는 것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인용 농촌진흥청 작물보호과 연구관은 “가시박은 주당 400~500개의 종자를 생산하기 때문에 농경지에 한 번 침입하면 완전히 없애기 어려운 잡초로 농경지 유입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사료용 수입곡물에 섞여 들어오는 것인데, 이는 수입 곡물을 가공하기 전 단계에서 가시박의 종자를 철저하게 선별해 밖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태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되겠다. 만일 농경지에 발생할 경우에는 리뉴론 수화제, 시마진 수화제 등의 제초제로 방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