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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지방 평균 저수율 40% 영농대란 ‘우려’

봄철 내내 지속 관측, 이앙기 대비 급수대책 추진

뉴스관리자 기자  2009.02.16 14: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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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부터 8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가뭄이 1997년 이후 12년 만에 최악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전국에 최고 40㎜의 단비가 내렸지만 가뭄이 해갈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최소한 150㎜의 비가 내려야 하지만 이번 가뭄은 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남부지방 평균 저수율 40%라는 관측 사상 가장 낮은 수치로 인해 본격적인 봄 농사철을 앞두고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물 부족에 따른 영농 대란도 우려되고 있다.

기상청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일부터 지난 3일까지 전국 평균 강수량은 579.2㎜로 평년의 68.2%에 그치고 있다. 1996∼1997년 같은 기간 강수량 545.7㎜ 관측 이래 가장 적었다.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로는 1996∼1997년과 1977∼1978년(565.1㎜)에 이어 세 번째로 적은 수준이다.

지난해 7월 1일부터 지난 3일까지 지역별 평년대비 강수비율은 경남 산청이 24.5%로 가장 낮았다. 이어 경남 거창 25.8%, 남해 30.4%, 진주 32.7%, 전남 고흥 37.1%, 여수 39.6% 등이다. 8개월째 이어지는 이번 가뭄은 한반도에 고기압의 영향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지난해 국내에 영향을 미친 태풍도 1개로 평년 3.4개보다 적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태백·정선 등 가뭄 특별재난지역 선포 요청
강원도는 태백과 정선 등 가뭄으로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도내 남부지역을 특별 재난지역으로 선포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키로 했다.

김진선 강원도지사는 2월 6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 취수원인 광동댐의 저수율이 22%에 불과해 지금 상태로 가면 이달 말 한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식수난 해소를 위해 먹는 샘물과 급수차량, 관정개발 장비 등을 지원해 달라”고 호소했다.

태백시 전역과 정선·삼척 일부 지역에 광역상수도를 공급하는 광동댐의 이날 현재 수위는 663.46m로 취수 제한 수위인 662m를 1.46m 남겨놓고 있다.

농식품부, 용수 230억·재해대책 100억 ‘집행’
정부는 12일 권태신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가뭄대책 관계 차관회의를 열고 오는 5월까지 평년 강수량 298㎜(연 평년 강수량 1316㎜의 약 23%) 수준으로 오더라도 가뭄이 봄철 내내 지속될 것에 대비해 국비 4075억원을 조기 지원키로 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관정개발, 유류대 등에 가뭄대비 용수개발사업비 230억원과 농업재해대책비 100억원을 집행키로 했다. 또 배수로·논 물가두기 등 이앙기 대비 용수 급수대책을 추진한다.

환경부도 가뭄지역 지하수 관정개발 사업비로 예비비 97억원을 추가 지원하고 3월 이후 가뭄이 지속될 것에 대비해 추가 관정개발에 897억원, 가뭄 우심지역 노후관망 개량을 위한 진단사업비에 120억원, 급수취약지역인 농어촌과 도서지역 식수원 개발사업에 2631억원을 각각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는 중·장기 대책으로는 향후 물부족 사태에 대비, 유수율 향상 등을 위해 전국적으로 2만8000㎞의 노후 수도관 교체 개량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또 태백권 등 댐용수 부족 지역의 근본적인 물 확보를 위해 중소규모 댐 건설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농진청, 영농종합대책 등 가뭄 극복 ‘총력’
 
- 농협중앙회 직원들이 지난 9일 최근 극심한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강원도 정선군 남면 문곡3리 농가들에게 식수(생수)를 전달했다.
농촌진흥청도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영농종합대책을 세우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농진청은 각도 농업기술원, 시군센터에 가뭄극복대책상황실 170개소를 설치하고 가뭄 해갈 시까지 피해상황의 신속 접수, 보고 및 대책마련을 통해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특히 장기 가뭄으로 벼 이앙이 불가능한 지역이 발생할 것에 대비해 메밀, 기장, 조 등 대파작물에 대한 종자 확보와 기술지도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또 스프링클러, 양수기 등 가뭄대책 장비를 충분히 확보하고 확보된 장비의 정비작업을 위해 시군농업기술센터의 156개 순회수리팀을 적극 활용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지역별 가뭄지수가 평년의 2배로 경남 내륙 등에서는 가뭄이 심하며, 전국 저수율이 58%로 전년의 89%, 평년의 83%에 크게 못 미쳐 못자리 설치와 이앙준비에 물이 많이 모자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기상청 3개월(2~4월) 강수전망에서도 강수량이 평년(100~298㎜)보다 적으며, 건조한 날이 많겠다고 예보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부락별 공동 못자리를 설치하고 적기 모내기로 농업용수를 절약해야 한다고 밝혔다.

● 못자리설치시기 : 중부(5중순→5하순) 남부(5중순→5하순~6상순)

한국농어촌공사도 식수와 농업용수 부족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강원도와 전남·북 지역에 생수를 지원하는 등 긴급 가뭄 대책을 수립해 12일부터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갔다.

농어촌공사는 이들 지역에 식수 공급을 위해 생수를 직접 제공하고 우물을 개발키로 했다. 특히 간이 양수장 설치와 논물 가두기, 급수 일정 조정 등으로 농업용수를 최대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