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핵병 방제로 6년근 인삼 생산금액을 2배 이상 끌어올린 농가가 있어 화제다.
지난달 22일 강원도 홍천 남면에 위치한 심덕수 농업인의 2200평 규모의 인삼밭에서는 6년근 인삼 수확이 진행됐다. 이날 인삼 수확에 참여한 인삼 전문 수확인들은 연신 “이런 밭은 드물다”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수확한 6년근 인삼들은 대부분이 2~3등급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무게와 수량이 타 인삼밭의 수확물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월등했던 것이다. 인삼은 등급이 높을수록 상품인데 1등급은 5%도 나오지 않는다. 무게 외에도 모양이 사람모양으로 매끈하게 생겨야 1등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삼 농가들은 수확 시 1등급을 많이 생산하기 보다는 무게에 더 신경을 쓴다. 2~3등급을 많이 받더라도 수확량이 많아지면 그만큼 금액도 높아지기 마련인 것이다.
“옛말로 대편이 많다고 하지.”
심덕수 농업인은 자신의 인삼밭 수확 작업을 돌아보는데 신나는 기색이 역력하다. 대부분의 인삼이 4년근에서 6년근 사이로 넘어가는 사이 수확량이 확실히 줄어 최종적으로 손에 남는 것은 처음 정식량의 30%에 그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그의 밭에서 나온 인삼은 수확량이 80% 이상이라는 것이 수확 감독을 위해 현장을 방문한 한국인삼공사 관계자의 증언이다.
2년근에 균핵병 발생…폐농 결심
6년근 인삼은 한국인삼공사에서 전량 계약 재배로 진행되며 수확 당일 한국인삼공사의 직원이 감독하는 가운데 수확 후 공판장으로 넘겨지게 된다. 여기서 30kg 20상자 당 1상자씩 검수를 통해 등급을 판정하고 가격을 책정한다. 심 씨의 인삼은 이날 30kg 박스로 220박스 가량 수확됐으며 최종 3억원의 금액이 책정됐다. 평상시대로 재배했다면 반 가격도 나오지 않았을 물량이다.
이처럼 심 씨의 인삼 수확량이 높았던 배경에는 균핵병 방제라는 키 포인트가 있었다. 균핵병은 인삼에 최근 문제를 심각하게 일으키고 있는 병해로 주로 겨울에 발병하며 한번 발병한 뒤에는 급속도로 확산하게 된다. 4년 근부터 발병이 시작되며 인삼이 대규모로 사멸하게 된다. 수확량이 반으로 뚝 떨어지는 것도 시간 문제인 셈인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이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 균핵병이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방제할 수 있는 농약이 없다는 점이다. 특히 인삼공사는 6년근 인삼을 재배하는 기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농약의 종류를 한정한다. 그 목록에 포함되지 않은 농약은 일절 사용이 금지되는 것이다. 6년근 인삼이 홍삼으로 만들어져 수출이 되기 때문에 인삼공사로서는 사용 농약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균핵병에 효과가 좋은 ‘청고탄’은 유기농자재로 유기농 인삼이건 관행적으로 재배하는 인삼이건 모두 사용할 수 있어 도입 가능했다.
청고탄 살포 후 균핵병 번짐 차단사실 심 씨의 인삼밭에는 2년근 때 균핵병이 발병해 밭을 완전히 폐기하려고 고심 중이었다고 한다. 그러던 차에 홍천군농업기술센터의 김성일 박사를 통해 비아이지의 유기농자재 ‘청고탄’을 소개받게 됐다.
심 씨는 “어차피 폐기할 예정인 밭인데 속는 셈 치고 사용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에 따라 2010년 봄부터 봄, 가을에 한번씩 ‘청고탄’을 관주했다. 올해 4월까지 총 8번의 처리가 이뤄졌고 이에 따라 처음 균핵병이 발생한 부위를 제외하고는 확산을 막아 인삼 수확량을 늘릴 수 있었던 것이다. 사실 심 씨는 지난해 봄 ‘청고탄’ 처리를 생략하기도 했다. 계속 같은 제품을 사용하기 보다는 약제를 변경해 사용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라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타 제품을 2013년 봄에 처리한 결과 2300칸의 인삼 중 400칸에 균핵병이 번져 회복 불능상태가 됐다.
심 씨는 “아차 싶었지만 때는 이미 늦어 그 해 가을 비아이지의 정종상 대표에게 연락해 ‘청고탄’을 다시 도입하게 됐다”며 “다행히 ‘청고탄’ 사용 후 더 이상 균핵병이 번지지 않아 올해 수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정종상 비아이지 대표는 “6년근 인삼을 재배할 때는 3년근 가을부터 ‘청고탄’을 사용하면 균핵병 예방에 효과를 볼 수 있다”며 “균핵병 확산을 막는데는 미생물제제인 ‘청고탄’만한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미 강원도 지역 내년도 예산에 인삼 균핵병 방제로 비아이지의 ‘청고탄’이 2억원 어치 가량 지원 편성됐다는 소식이다.
정 대표는 이와 함께 “심덕수 씨의 인삼은 이미 정식 이후에 균핵병이 발병해 ‘청고탄’만 처리하게 된 것”이라며 “‘흑향’ 제품으로 정식 전에 토양 소독을 실시 한 후 생육 중에 ‘청고탄’을 관주처리하면 더욱 확실하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전북 장수 지역의 유기농인삼 농가에도 인삼 예정지부터 ‘흑향’을 도입하고 있다고 정 대표는 밝혔다. 그는 “최근 중국에서 인삼을 수확한다는 등 우리 인삼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인삼을 재배할 토지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면적당 생산량을 늘리는 전략으로 맞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1년도에도 강원도 홍천의 인삼농가에서 ‘청고탄’을 사용한 뒤 ha당 1억6000만원의 수익을 증대시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