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문명의 발전은 여성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농산물 생산과 경영, 판매 계획 수립에서 확대되는 여성농업인의 참여를 주목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리고 한걸음 나아가 그들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현재화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
21세기는 여성의 시대가 될 것이다. 아마 미래의 시대는 여성중심의 세기가 될 것이다. 과거와 달리, 여성들의 활동이 현격히 두드러질 것이란 이야기는 여러 학자들도 공감하는 하나의 추세이다. 여성영역의 확장에 관련되어 가장 먼저 잔다르크, 유관순, 마가렛 대처가 떠오른다. 힐러리 클린턴도 TV 속에서 자주 보아왔다. 최초 여성 IMF 총재인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 앙겔라 메르켈(Angela Dorothea Merkel) 독일 총리, 브라질 여성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Dilma Vana Rousseff), 아르헨티나 대통령에 당선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Cristina Fernandez de Kirchner) 등은 세계적인 정치지도자들이다. 우리나라 박근혜 대통령도 세계 여성 지도자 중의 한 사람이다.
적어도 19세기까지만 해도 세계의 정치와 경제 영역에서 남성들의 지위는 견고하기만 했다. 동서양을 통틀어 남자의 가부장적인 위상과 사회에서의 우월적인 지위는 어느 정도 인정되어 왔다. 하지만 20세기 이후 우리 일상의 모든 분야에서 여성들의 진출은 확연해졌으며 인류문명의 발전은 여성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교육과 기술의 발전이 여성의 활동영역을 넓히는 데 절대적으로 기여했다는 평가도 있다. 여러 분야의 상대적인 열위성에 처한 여성들의 여건이 개선 혹은 변화되면서 그들의 역할과 기능 확대가 이어져 오고 있다.
하버드대학교의 실버스타인과 그의 동료(Michael J. Silverstein & Kate Sayre)는 ‘여성경제(The Female Economy, Harvard Busineee Review)’에서 앞으로 경제를 여성들이 이끌어 갈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 시장에서 여성의 진출기회 확대를 지적하면서 여성들의 욕구충족을 위한 그들에 대한 이해와 대응이 새로운 경제시스템 정립에 필수적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성들에 의해 좌우되는 시장규모는 세계 20조 달러(2009)에서 5년 후 28조 달러로, 그리고 그들의 수입은 같은 기간 13조 달러에서 18조 달러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식품(Food), 체형관리(Fitness), 미(美)산업(beauty)과 의류(Apparel)시장에서 여성의 중요성이 특히 증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와 함께 경제분야에서도 여성의 중요도가 점증할 것이다.
혁신의 결과물 사용자에서 혁신자로 떠올라
미래전문지(The Futurist, Vol.47, No. 3)에 게재된 ‘Women 2020’에는 미래 여성들의 중요성을 도식적이면서도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고 있다. 미래 여성들은 4가지 영역에서 다른 모습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첫째 의사결정에 있어서 과거에는 수동적인 소비자로서 행동을 보였지만 앞으로는 능동적인 변화의 주도자로 의사결정을 하게 될 것이다. 둘째 혁신의 결과를 사용하는 정도의 역할에서 발전해 혁신자가 될 것이다. 셋째 직장과 경제분야 내 피고용자 입장에서 경제발전소(Economic Powerhouse)의 역할을 할 것이며 마지막으로 사회소통과 정체성 부분에서 단순한 역할을 넘어 다기능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종합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기대수명의 연장과 가구원수의 변화, 독신과 동거주의 확산, 상대적인 결혼 비율의 감소, 근대적인 교육, 기술의 발전 등과 함께 여성들의 질 좋은 인생살기가 가속하고 있다. 직장인으로서 소득이 보태지면서 여성들의 경제 자주권은 증가하고 있다. 여성들에 대한 차별적인 임금문제도 해결되어 가고 있다. 남녀동등 관련법의 도입, 시행과 동시에 결혼 여성에 대한 다양한 사회경제적인 지원도 늘어나고 있다. 섬세한 ICT, BT 등의 분야에서도 여성 특유의 장점이 발휘되는 시대가 이미 시작되었다.
최근 한겨레신문에서는 창간 기획물로 ‘20대 ‘진주녀’, 발랄한 상상력으로 대안적 삶을 개척한다’라는 제호의 글을 내보냈다(2013. 5. 13). 여기에서 ‘진주녀(進主女)를 진취적이고 주체적인 20대 여성, 기존 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꿈을 좇아 자신의 삶을 개척’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결혼하고 아이 낳아서 기르고 돈 모으는 식의 정형화된 삶으로부터 벗어난 그들이 생각과 태도, 활동이 어쩌면 이 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다.
전국 700명의 여성 여론조사에서 진주녀들은 제주해군기지 반대 53.8%(남자 23.3%), 동성애를 다룬 영화나 드라마에 대한 거부감 없다는 의견에 긍정 52.9%(남성 24.9%), 직업선택기준 1순위로 적성을 든 비율이 46.6%(남성 경우 경제적 보상 43.4%), 결혼을 꼭 해야 하느냐에 대한 질문에 39.1%만 긍정(남성 62.3%), 결혼 후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비중은 46%(남성 68%)를 보이고 있다. 미래 우리 사회에서 이들의 행태와 사고결과가 어떠한 모습으로 투영될지 궁금하면서도 기대가 된다. 그들은 우리 사회 미래의 보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주녀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언급하고 있다. 경제적인 문제와 다양한 현실적인 문제가 그들 앞에 있기 때문이다.
농업 내에서도 여성 농업인의 역할은 지대하다. 점점 여성들의 영역과 기여도가 높아지고 있다. 남성들의 힘으로만 하던 농업의 시대는 지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농업생산기술과 관리기술이 발전해 이제는 남성에 의지하지 않아도 경영이 가능한 세상이다. 여기에 여성들의 의사결정권이 확대된 식품소비에서 이에 대응한 식품전략의 수립은 분명 여성농업인들에게 유리하다. 농산물 생산과 경영, 판매 계획 수립에서 확대되는 여성농업인의 참여를 주목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리고 한걸음 나아가 그들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현재화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
미래 여성들의 경제사회적 지위, 나아가 참여의 기회가 더욱 많아질 것이다. 그리고 남녀 간의 차별은 많은 분야에서 사라질 것이다. 세계 여러 국가들이 이러한 변화에 대응한 방안들을 강구하고 있다. 특별히 제도적인 정비와 지원을 하고 있다. 우리 농업도 시기적으로 조금 빠를지 모르지만, 분명 이러한 변화에 대응한 농업정책을 고민해야 할 시점임은 분명하다. 새로운 여성 대통령 시대에, 여성농업인을 전제한 정책 개발의 시금석을 놓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