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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의 행복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뉴스관리자 기자  2012.03.06 15: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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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2012. 2. 15, 18면)은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의 인터뷰를 실었다. 타이틀로 나온 굵직한 글씨가 눈에 확 띈다.

“나 MB맨 맞다… 대기업 없었다면 어떻게 됐겠나”. 배경의 내용은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재벌개혁을 두고서는 ‘삼성, 현대차가 없었다면 우리나라가 어떻게 되었겠는가’라고 정치권과 언론으로 부터 공격받고 있는 재벌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이다. 농업엔 이런 분이 안계신가.

“우리나라에 농업이 없었다면, 값싸고 질 좋은 농산물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 과연 지금의 우리나라가 있었겠는가?, 산업화가 가능했겠는가? 재벌들의 자본축적이 가능이나 했겠는가? 세계 10대 교역국으로 성장이 가능했겠는가? 과거의 전과는 버리더라도 당장 농산물 생산이 멈춰지면 우리나라가 제대로 존재할 수 있겠나? 우리 농업 제대로 평가하고 보살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라전체가 대단히 곤란해 질 수 있다” 이렇게 일갈할 수 있는 어른이 이 사회에 얼마나 있을지. 더 나아가 이러한 충고를 잘 받들 사회적 구조가 되어있는지.

농가경제 통계를 통해 본 우리 농업 종사자들의 생활은 그리 좋은 것 같지 않다. 도시와 농촌 간 소득 격차는 나날이 벌어지고 있다. 2010년 농가소득은 도시가구의 66.8%에 불과하며 계속 그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1억원 이상 농축산물 판매금액을 기록한 가구는 2만6000(총 농가수 총 120만호)호이다. 비용을 제한다면 기껏 3000만원 정도일 것이다. 자연히 농가소득에서 농업소득은 31% 남짓, 그것도 절대액이 과거 5년 전에 비해 줄었다. 이미 농사만으로 먹고살기가 어렵게 되었고, 갈수록 부채는 늘고 있다. 다른 사회문화적 조건 역시 도시에 비할 바는 아닐 것이다.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조사 전문업체인 Research & Research에 의뢰한 ‘2011 농어촌 주민의 삶의 질 만족도 조사 보고서’의 결과가 각 신문에 보도되었다.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가장 큰 글씨로 굵게 제목을 “<농어촌 주민 삶의질 만족도 조사결과>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보건서비스 만족도 농어촌이 도시보다 높게 나타나…-교통, 문화 등 전반적 삶의 질 만족도는 농어촌이 도시보다 낮아-(앞의 주 제목의 1/2크기)”이라고 잡고 있다. 하지만 결국 전체적으로 도시에 비해 만족도가 낮다.

우리는 매일 행복하기를 기원한다. 그래서 꿈을 꾼다. 희망의 끈을 꽉 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저명한 인사가 아니래도 이점은 누구나 말할 수 있고 맞는 말이다. “지금 우리의 농민들은 행복할까?” “우리 농업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많은 행복을 주고 있는가?”

인간심리학의 창설자로 일컬어지는 매슬로우(Abraham Harold Maslow) 교수는 인간의 욕구수준을 사다리 모양(Hierachy of needs)으로 설명한다. 하위 단계에서 상위 단계로 올라가면서 욕구가 충족되면 행복해진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서 가장 하위의 욕구는 생리적인 욕망이다. 의식주와 같은 것이다. 이것이 충족되면 한 단계위인 안전에 대한 욕망과 그것의 충족을 원하고 다음에는 좋은 사회관계, 존경, 자기실현 등의 상위단계로 이어진다.

물론 사다리 모양을 했지만 중간단계가 사람에 따라 약해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초적인 욕망인 의식주는 언제 어디서나 행복출발의 기초다.

이 행복출발의 기초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농민이다. 먹는 것, 입는 것의 소재가 농업에서 나온다. 환언하면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망 충족을 통해 행복을 출발시키는 분야가 농업이고 그것을 지원하는 사람이 농민이다. 행복 보탬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이렇듯 아주 소중한 역할을 수행해온 행복 지원자 농민들의 삶이 상대적으로 좋아지고 행복해 지길 바라지만 쉽지 않다. 언젠가 고위 공직자께서 자기 아이들이 농업에 종사하길 원한다면 승인하겠다고 이야기했던 것을 기억한다. 정말일까.

“농업에서도 농촌에서도 사람 살맛난다. 그러나 농업을 업으로 농촌에서 살아라”하고 농촌에 자녀를 집어넣지 않는 한 진정성이 없는 이야기이다. 소득, 주거, 교육, 문화, 사회 등의 상황이 결코 그 자녀를 농촌으로 유인하지 않을 것이며 설사 자식들이 의지를 갖고 있다 해도 부모는 말릴 것이기 때문이다. 행복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조건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농림수산식품부에서 발표한 농어촌 주민의 삶의 질 만족도 조사 결과를 음미해 보자. 전체 10개 지표가운데 3개에서 농촌이 우월하다. 방과 후 학교프로그램 만족도, 도로·교통 안전도와 보건소 서비스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만족한다는 응답이 나왔다.

하지만 위 요소의 근원적인 “초등 중학교 교육 만족도, 대중교통 만족도, 지역의료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도시에 비해 불만이 많다.

농촌에 대중교통이 거의 없으니 도로, 교통은 안전할 밖에, 그리고 보건소 이외 의료서비스 기관이 없다보니 당연히 보건소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감사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응답에 대한 왜곡의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어찌 되었든 중요한 것은 조사결과에 대한 오해의 소지보다 그것에 대응한 정책을 세우고 집행하는 것이다.

행복과 관련된 변수는 대단히 많다. 학자마다 사람마다 시기마다 다르다. 하지만 소득, 연령, 결혼, 인종, 교육, 관계, 직업 등 일반적인 요소들이 행복과 관련이 있다는 점은 서로 인정한다. 다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러한 요인들의 현 농촌과 농민에 있어서 상황과 문제를 집어보는 것은 행복 보탬이인 농민들의 행복조건을 살피는 일이다. 행복경제학이 우리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궁극적으로 우리의 인생복표가 행복에 있기 때문이다. 조사만 하지 말고 농민들이 행복해지는 정책을 고민해 볼 때이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것은 “만족도 조사를 지속 실시하고 정책토론회, 정책공모제 등 적극적인 의견수렴으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농어촌 정책 추진”이라고 보도자료에 적시하고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