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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불가능 농산물가격-불편한 현실

뉴스관리자 기자  2011.12.01 15:2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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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가격에 관한 가장 불편한 현실은 미래 가격을 맞추지 못하면 대단히 잘못인양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미래의 가격예측은 여러 전문기관의 연구결과, 혹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에 두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가격예측이 경쟁적으로 변화되면서 누가 누가 잘 맞추느냐에 초점이 두어져 버렸다. 하지만 농산물 가격이 전적으로 수급의 원리에 의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움직이지 않는다는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불편한 이 가격예측과 결과를 둘러싼 시시비비 공방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시장에서 형성되는 농산물가격이 우리의 기대와 달리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결코 과거의 몇 가지 변수로 가격을 예측한다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배추가격의 연간 일일 변동을 보니 멱함수 법칙(power law)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그림1). 가격변동률에 따른 빈도수를 보니 상호간에는 급격한 역함수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현실의 수치를 통해 어림할 수 있다(2006~2010). 빈도수가 일정한 법칙으로 줄어든다는 것인데, 그렇다고 하여 다음 변화율의 발생가능성을 예측할 수는 있다는 것은 아니다.

다음날 배추가격이 오를지 떨어질지 얼마나 변할지 가늠하기는 어렵다. 전체적으로 변동률의 크기에 따른 발생빈도만을 알 수 있을 뿐이다. 어떤 정형화된 수학적인 모델로도 정확하게 맞출 수 없다.

오죽하면 차라리 전문가의 직관이 정확할 수 있다라고 이야기할까. 큰 변동이든 작은 변동이든 그 원인은 같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영향변수는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다. 더하여 각각 변수의 영향력 크기와 시기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하려는 것과 유사하다. 어차피 가격은 임계상태에서 끊임없이 변동한다.
 
농산물 가격의 되먹임현상(Feed-back Loop)
농산물 가격의 변화에도 되먹임현상(Feed-back Loop)이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 제품의 가격도 상당부분 우리가 생각하는 시장논리와 달리 움직인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늘어나는 것이 바로 되먹임현상의 예이다. 선물시장은 이것을 폭발적으로 증폭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가깝게 국내 주택가격이 오를 때 너도나도 대출받아 주택구입에 혈안이 되었던 시절을 기억할 것이다.

농산물가격도 합리적이고 시장이 잘 작동된다면 가격이 오름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 가격이 오르면 공급이 늘 것이고 수요는 줄어 가격이 안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부족하다는 신호가 오면 되레 가격의 오름을 부추기는 행위가 시장에서 벌어진다. 배추가격의 변화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흔하다. 반입량이 느는데도 가격은 오른다든가, 반입량을 줄이는데도 가격은 떨어지는 것이다.
 
배추가격의 변화와 반입량의 변화 사이에 어떠한 상관관계도 파악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적어도 지난 수년간의 일일 변동자료를 보면 그렇다.

수요공급에 의한 가격의 안정성은 심하게 훼손된 것이 현실이고, 시장은 안정적이다라는 말은 사실과 배치된다는 의문이 든다.

2010년도 배추 중품 도매가격의 변동률(그림2, 왼쪽)과 반입량 변동률(그림2, 오른쪽)이다. 무슨 관계를 찾을 수 있겠나? 되먹임현상과 불안정한 시장의 여건들은 일상이고 이로 인해 배추가격과 반입량 간에는 무질서 같은 질서가 잠재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농산물 가격은 수요요인보다 공급요인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한다. 인구가 일정하면 농산물의 수요량은 대체로 일정하다.

달리 말하면 적어도 먹을 만큼 먹고 있기 때문에 가격이 오른다고 덜먹고, 가격이 떨어진다고 더 먹지는 않을 것이며, 개별수요의 총합인 국내 전체 수요량은 크게 변동하지 않을 것이다. 그럴 경우 문제는 역시 공급인데, 이것은 시간에 무관하게 탄력적으로 시장에 대응하지 못한다.

결정적으로 어렵게 만드는 내부적인 공급요인으로는 기상변수이다. 참으로 우연한 변수다. 이런 변수를 미리 반영하여 시장가격이 언제 어떻게 움직일 것이라고 확신하는 것은 전혀 합리적이라 여기기 어렵다.

중간상인이나 관련된 정보, 홍보 등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가격을 변화시키곤 한다. 중간상인들의 행태 역시 타인의 행위에 의존적이라는 측면에서 가격결정의 방향과 크기 등을 예측하는 데 어려운 요인이다.

시장정보의 내용과 확산의 영향은 간단한 소문하나로 마을 슈퍼마켓 내 농산물 제품이 싹쓸이 되는 현상으로도 명백한 가격변동요소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갖은 상술과 홍보 등 비시장요소가 시장가격의 움직임을 상당부분 지배하고 있다면 몇가지 변수로 가격을 예측한다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하다.

농산물의 가격은 잦은 통제의 대상이 된다. 시장경제에 맡길 수 없기 때문일 것이지만 그렇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불편한 사실이다.

농산물 가격을 예측하려는 많은 시도가 있지만 대개는 실패한다. 앞에서 열거한 이유가 현실이며 진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러한 시도와 작업이 무의미하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지진의 시기와 규모를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지만 그럼에도 이를 위한 인류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같은 이유에서 비록 틀리지만 농산물 가격을 예측하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단지 중요한 것은 예측된 결과가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다그치는 그 행위에 찬성하는 마음을 줄 수 없다는 것이다.

김장철이다. 사족일지 모르지만 애시 당초 맞출 수 없는 김장관련 농산물 가격예측과 결과에 부화뇌동하지 말고 가격통제를 받는 배추와 무 등을 생산하는 농민들의 살림살이는 어떤가를 한번 더 생각해 주면 좋겠다.

김장 농산물가격의 변동에 주된 관심의 방점이 찍혀 매몰되어가는 농민들의 고단한 일상을 보면 따뜻한 겨울나기는 농촌에서도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