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한·미FTA가 발효 되면 먹을거리, 농수축산업 분야가 가장 먼저 FTA를 체감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최대 피해분야로 농수축산업을 꼽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한·미 FTA가 발효되면 농어업 생산액이 발효 5년차에 7026억원, 10년차에 1조280억원, 15년차에는 1조2758억원 각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피해 예상규모는 농어업 분야에서 15년간 12조6683억원으로 연평균 8445억원에 달한다. 농업피해가 15년간 12조2252억원(연평균 8150억원), 수산업 피해가 15년간 4431억원(연평균 295억원)으로 추정했다. 축산분야는 15년간 7조2993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축산업과 사료 등 관련산업 직격탄 한·미FTA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분야는 축산업으로 꼽힌다. 실제 쇠고기의 경우 현재 미국산 초이스급은 한우 1등급보다 40% 정도 싼 가격에 판매되고 국내산 육우고기보다는 저렴하다. 15년후 관세가 철폐되면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게 된다. 족과 꼬리 등은 관세율 18%를 15년간 철폐토록 했다. 돼지고기는 더 심각하다. 돼지고기의 현재 관세율은 23%,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관세가 낮아져 오는 2016년에는 무관세가 된다. 관세가 철폐되면 미국산 수입 돼지고기의 가격은 18~20% 정도 떨어진다. 대한양돈협회는 미국산 돼지고기가 밀려들면 전국 양돈 농가의 30%인 2200개 농가가 폐업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우려는 이미 관세가 철폐되기도 전에 가격 우위에 있는 미국산 쇠고기와 돼지고기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어 설득력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2009년 4만9973톤에 불과했지만 2010년 9만569톤으로 증가했다. 올해도 10월까지 9만1166톤이 반입됐다. 수입 쇠고기 시장 점유율도 2009년 25.3%에서 2010년 36.9%, 2011년 37.3%로 증가 추세다. 미국산 돼지고기도 올해 9월까지 12만3584톤이 수입돼 전체 돼지고기 수입량(30만4675톤)의 40.6%를 점유하고 있다. 세이프가드도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쇠고기의 세이프가드 발동기준이 1년차에 27만톤에 달하고 매년 6000톤씩 증가해 15년차에는 35만4000톤에 달한다. 미국산 쇠고기를 가장 많이 수입했던 2002년 22만톤 보다 훨씬 상회하는 물량이다. 이와 함께 낙농제품인 탈지분유, 전지분유, 연유는 현행 관세를 유지하되 치즈는 체다치즈의 경우 10년, 나머지는 15년 후 관세를 완전 철폐키로 했다. 닭고기는 통닭과 냉동 가슴살·날개 등은 12년 후 폐지된다. 계란, 전란액은 15년, 난황은 12년에 관세를 완전 폐지키로 했다. 또 천연꿀은 현행 관세를 유지하되 로얄제리, 벌꿀 조제품은 10년후 완전 폐지키로 하고 오리고기 냉장육은 관세철폐기간이 10년, 냉동육은 12년으로 정했다. 사료 등 축산관련산업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관세율이 100%인 사료용식물은 오는 2015년 관세가 철폐된다. 보조사료도 내년에 관세가 없어지며 사료용 옥수수, 대두는 즉시 관세가 철폐된다. 감귤·포도 등 과일산업도 피해 가중 감귤과 포도 등 과일산업도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감귤은 계절관세를 부과키로 했지만 출하시기를 빗겨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오렌지 주스용 농축액은 54%의 관세가 즉시 철폐돼 감귤 가공산업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제주 감귤산업은 FTA로 인해 향후 15년 동안 누적 피해액이 95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포도산업의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도관세는 45%에서 24%로 인하된다. 또 포도는 농산물특별긴급수입제한조치 대상 품목에서 제외돼 있는데다 수입제한조치 발동권도 1회로 제한돼 있다. 특히 건포도의 수입량 3500톤 가량은 미국산이 차지하고 있다. 건포도 수입량도 대폭 늘어나는데다 미국산 포도주·포도주스·포도즙 등은 발효 즉시 관세 철폐되는 만큼 포도 가공산업 역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쌀을 제외한 곡물시장도 개방됐다. 식용감자 경우 무관세쿼터 물량이 3000톤으로 매년 복리로 3%씩 증량한다. 감자분도 무관세쿼터 5000톤을 9년간 제공하고 정부수매가 중단된 보리의 경우 겉보리와 쌀보리는 발효 첫 해에 2500톤으로 무관세쿼터가 적용되고 매년 복리로 2%씩 증가한다. |
정부는 한·미FTA 비준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그동안 발표된 농·축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FTA 지원 대책 내용을 정리해 잇달아 제시했다. 주요 내용은 재정지원 규모를 당초 2008년부터 2017년까지 21조1000억원을 지원키로 했으나 22조1000억원으로 1조원 늘렸다. 또 내년 예산안에 반영된 FTA 지원 대책 규모는 1조8600억원으로 지금까지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가 한·미 FTA 지원대책을 근거로 2008년부터 올해까지 반영한 예산은 6조원이다. 연도별로는 2008년 1조3000억원, 2009년 1조4000억원, 2010년 1조6000억원, 2011년 1조6000억원 등으로 22조1000억원의 국내 지원대책 가운데 4분의 1가량이 이미 집행됐다. 정부는 앞으로 축사, 원예, 과수 시설 현대화 등 인프라 구축과 고부가가치 농·어업 육성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축사와 과수, 원예전문단지 시설 등 농어업 핵심 인프라 시설에 대한 현대화 지원을 2조2000억원에서 4조원으로 확대했다. 축사는 1조5000억원에서 3조원으로 늘렸고 과수시설과 원예시설은 각각 2000억원 늘어난 6000억원, 5000억원으로 확대했다. 또 농지면적과 소득감소를 보전해주는 피해보전직불제도의 요건을 평균가격 대비 85%(당초 80%), 기준가격과의 차액도 90%(당초 80%)로 각각 완화했다. 시행기간도 2017년 말에서 2021년 6월 말까지로 연장했다. 농어가의 폐업시 주는 폐업지원금은 대상품목을 사전에 지정하던 기존 제도와 달리 모든 품목에 대해 폐업지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바꿨다. 농어업용 면세유 공급제도의 일몰이 내년 상반기에 도래하지만 2015년 말까지 연장하고 올해 말로 끝나는 배합사료와 영농기자재의 부가가치세 영세율 적용기한을 2014년 말까지 늘리기로 했다. 지원대책, 융자·이자차액 보전에 불과 그러나 농민단체들은 정부의 한·미FTA 지원대책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우선 22조원1000억원의 투융자 계획은 기존 농어업 분야 정책예산에 포함된 예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한·미 FTA가 아니더라도 정부가 농어업 분야 정책을 위해 집행해야 할 자금이라는 것이다. FTA 피해보전대책 예산이라면 2조원 씩 10년간 매년 추가되는 새로운 예산이 돼야 하지만 기존 농업 정책 예산이 포함된 것으로 지원규모는 사실상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FTA 피해 보전만을 위한 순증예산이 아닌 만큼 전적으로 피해보전대책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또 책임연구기관들이 한·미 FTA 체결에 따른 피해를 재산정한 결과 2007년보다 2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지만 정부는 1조원을 늘리는데 그쳤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2007년 당시 농업생산액 10조470억원이 감소할 것을 우려해 21조1000억원의 예산을 책정한 것을 단순 대입하면 12조2250억원의 농업생산액이 줄어들 경우 약 25조674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4조5000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저금리로 융자해주거나 이자차액만 보전하는 방식이 많아 사업 규모나 효과가 실제보다 크게 부풀려 있다는 지적이다. 피해보전 대책 13개안…예산 없어 난색 지난 10월 31일 여·야 원내대표는 한·미 FTA 농어업 피해보전대책 추가 13개안에 합의했다. 이 가운데 핵심은 ▲피해보전직불제의 발동요건 85%에서 90%로의 완화 ▲밭농업·수산직불제 신설 ▲농사용 전기세 적용확대 등 3가지가 꼽힌다. 또 ▲수입사료원료의 무관세 적용 ▲축산소득과 어업(어로)소득의 총소득공제액 확대 ▲축산발전기금은 10년간 2조5000억원 조성 ▲농업용 용·배수로 등 수리시설확충 ▲유기·무농약 직불금 50% 인상과 유기농 지급기한 5년 연장 ▲농어업면세유 일몰기한 3년 이상 연장하되 10년간 지속 유지 ▲배합사료와 영농기자재의 부가세영세율 일몰기한은 3년 이상 연장하되 10년간 지속 유지 ▲농어업 지원 금리 인하 ▲과수 경쟁력 강화 예산을 매년 증액 편성 ▲임차농 보호 등도 합의했다. 그러나 이 합의한 실행이 의문시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피해보전직불제 지급기준 완화, 밭농업·수산직불제 신설, 농사용 전기료 적용 확대 등 4개항에 대해 예산상의 이유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피해보전직불제는 지난 7월 한·EU FTA 때 지급기준을 80%에서 85%로 낮췄으며, 밭농업·수산직불제는 재정여건과 제도 시행여건 미비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농사용 전기료 확대는 한국전력을 배제하고 정부가 독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농민단체들은 이와 관련 13개안의 농어업 피해보전대책은 농업피해에 대한 최소한 대책임에도 예산상의 이유를 들어 수용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이며, 여·야가 합의하고 발표한 내용을 시행하지 않는 것은 농업인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