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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회, 한·미 FTA 4년 3개월만에 비준

발효시점 내년 1월 1일 기대…여·야 대립 농업분야 희생 감수&수출 산업 이익 ‘출발’

뉴스관리자 기자  2011.10.18 14:3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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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하원은 4년 3개월만인 지난 12일(현지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을 모두 가결했다. 양국 정부는 발효시점을 내년 1월 1일로 잠정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이달 내로 국회 비준동의안 처리를 기대하고 있다. 비준 이후 법안 개정 등 후속 작업에도 최소 한 달 정도는 걸린다. 그러나 여·야가 비준과 관련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국회처리는 아직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 의회의 이행법안 처리는 이명박 대통령의 미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미 하원은 찬성 278표(반대 151표)로 행정부가 제출한 이행법안을 가결했다. 곧바로 이어진 상원 표결에서도 찬성 83표(반대 15표)로 처리됐다.

미국은 한·미 FTA가 1994년 발효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이후 17년 만에 이뤄진 최대 규모의 무역협정으로 7만개 이상의 미국 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AFTA 이후 체결한 9개 FTA를 합친 것보다 더 큰 효과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리 정부도 농업, 제약업, 서비스업 등에서 피해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이 5.66% 증가한다는 분석이다. 일자리는 장기적으로 35만개 늘어난다고 추산하고 있다.

특히 한·미 FTA가 발효되면 농업 분야가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것에 정부와 국민 모두가 인식하고 있다. 정부는 향후 15년 동안 12조6675억원 규모의 농업 생산량이 줄어든다고 예측했다.

농업보완대책, 22조1000억원 지원
정부는 이에 따라 2007년 11월 FTA 전반에 대한 종합대책인 ‘FTA 국내보완대책’을 수립하면서 농축수산업 분야에 10년간 21조1000억원 규모를 투입키로 했다. 지난 8월에는 ‘농어업 등의 경쟁력 강화 종합대책’을 내놓으면서 추가로 1조원을 지원키로 해 22조1000억원으로 늘었다.

기획재정부가 제시한 대책에 따르면 직접적 피해보전에 1조3000억원을 투입하고 축사, 과수시설, 원예시설 현대화 등의 지원을 2조2000억원에서 4조원으로 확대했다. 축사는 1조5000억원에서 3조원으로 늘렸고, 과수시설과 원예시설은 각각 2000억원 늘어난 6000억원, 5000억원으로 확대했다.

또 농축수산업자 보증한도를 10억원에서 30억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유류면세혜택 기한도 3년 6개월 연장했다. 부가세 영세율 적용대상 기자재도 129종에서 134종으로 확대됐다.

이와 함께 농지면적과 소득감소를 보전해주는 피해보전직불제도의 요건을 평균가격 대비 85%(당초 80%), 기준가격과의 차액도 90%(당초 80%)로 각각 완화했다.

FTA에 따른 수입 증가로 피해를 입은 농어가가 폐업할 경우 3년 동안의 순수익을 지원하는 ‘폐업 지원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FTA으로 전직을 희망하는 농어민을 위해 고용촉진 지원금을 늘리고 취업성공 패키지 지원대상에 포함시켰다.

“4조5000억원 예산 추가 반영돼야”
정부의 지원 강화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는 농축수산업 분야의 희생을 감수하고 수출 산업의 이익을 얻겠다는 기본구조에서 출발해 농축수산업 분야의 적지 않은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지원방안도 규모화·현대화·기계화에 집중돼 있어 소규모 영세농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지적이다.

농민단체들은 정부 대책에 반대의견을 분명히 하고 있다. 우선 책임연구기관들이 한·미 FTA 체결에 따른 피해를 재산정한 결과 2007년보다 2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지만 정부는 1조원을 늘리는데 그쳤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가 2007년 당시 농업생산액 10조470억원이 감소할 것을 우려해 21조1000억원의 예산을 책정한 것을 단순 대입하면 12조2250억원의 농업생산액이 줄어들 경우 약 25조674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4조5000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축산단체들도 2012년부터 실시되는 축산업허가제 도입시기를 2015년으로 유예하고 피해보전비율을 90%에서 100%로 상향해달라고 요구해왔지만 정부가 외면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특히 폐업을 원하는 농가의 경우 향후 5년간 소득을 보전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정부는 3년간 지원하는 것으로 확정했다고 덧붙였다.

10월 비준 처리 & 찬성의원 낙선운동
정부는 이달 안으로 비준동의안을 처리하고 다음달에 부수법안 개정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절차가 모두 끝나면 양국이 ‘FTA 이행 준비가 완료됐다’는 내용의 서한을 주고받는다. 서한 교환 이후 60일이 경과한 날이나 양국이 별도로 합의한 날에 협정은 발효된다.

한나라당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의결을 거쳐 10월 중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한·미 FTA 재협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상임위에 비준안을 상정하는 단계부터 진통이 뒤따르고 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지난 13일 성명서를 통해 “미국 측 분위기에 휩쓸린 졸속 비준안 처리의 반대를 강력히 천명한다”면서 “비준안 처리가 강행될 경우 한·미FTA 찬성의원 총선 낙선운동과 함께 지역구 사무실 점거 등에 나설 것”이라며 의회를 압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