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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α’ 산업으로 가는 길목

이업종간 기술 융·복합 확산, 지원 강화

뉴스관리자 기자  2011.07.02 10:4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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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농·공·상 융합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농·공·상 융합에 대한 정부 정책의 강화는 농업이 단순한 1차 산업이 아니라 1차, 2차, 3차 산업을 더한 6차 산업이라는 점. 특히 융·복합 산업까지 접목된 ‘6차+α’ 산업이라는 농산업계의 주장이 드디어 빛을 보게 되는 대목으로 보여 지고 있다. 실제 농업은 먹을거리를 넘어 플랜트, 바이오에너지, 바이오의약품 등으로까지 외연을 넓혀 나가고 있다.

그러나 농자재업체가 농·공·상 융합 정책에 참여해 지원 받는 길은 쉽지 않다. 농·공·상 융합 정책이 농산물 가공과 유통 중심의 농업인 창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책이 농자재업계에서 관심을 둘 수밖에 없는 것은 농산물 생산과 유통에 농자재업체들이 참여가 크게 늘어나고 농자재의 범위가 수확후 관리와 포장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데 기인하고 있다.

농자재업계로서는 또 정부 부처별로 앞 다퉈 기술 융·복합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나서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중기청은 이업종 간의 교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중기청은 중소기업간 공동기술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협동형기술개발사업’을 2003년부터 시작해 지난해까지 총 593개 과제, 762억원을 지원했다. 중기청은 이 사업을 중소기업의 R&D역량 제고 및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대표적인 정부사업으로 자리매김시킨다는 방침이다.

정부, 농·공·상 융합형 중소기업 육성
농림수산식품부와 중소기업청은 지난달 29일 농어업인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한 ‘농·공·상 융합형 중소기업 육성’ 사업의 지원대상으로 65개 업체를 선정했다. 지방자치단체 및 관련기관의 추천을 받은 113개 업체를 대상으로 현장평가와 공개발표 심사위원회를 거쳐 최종 선정됐다.

특히 폐기되는 농수산물이나 부산물을 활용해 신상품을 개발하는 등, 새롭게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는 기업 위주로 선정됐다. 이번에 선정된 기업들에 대해서는 농산물 원료구매자금, 기술 연구개발, 경영컨설팅 , 특허 출원시 우선 심사 등 다양한 정책지원이 이뤄진다.

농식품부는 2012년까지 우수 농·공·상 융합형 중소기업 300개를 발굴, 육성해 우리 농어업이 2~3차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농촌진흥청과 중소기업청,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달 14∼16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2011 농·공·상 융합 엑스포’를 개최했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주관한 이번 행사에서는 농·공·상 융합형 중소기업관(33개 업체)과 우수 기술이전업체관(44개 업체), 강소농 성공사례관(25개 업체) 등이 선보였다.

특히 굳지 않는 떡과 수능 도시락, 천적 곤충을 이용한 해충 방제기술 등 농진청이 보유한 107개 기술이 전시돼 주목을 받았다. 또 신기술·신아이디어 사업화 및 기술이전 등에 관한 상담도 펼쳐졌다.

중기청은 지난 3월 농업과 공업, 상업 등 각자 다른 분야의 중소기업체들 사이에 협업을 하는 중소기업에 자금 등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중소기업간 협업사업 지원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중기청은 협업을 독려하기 위해 연간 150억원을 협업체들에 정보화기반구축사업 등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 참여시 우대하고 협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애로사항 등을 해결하기 위한 ‘협업 관리자’도 별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중기청의 바이오산업의 지원은 미생물, 생화학, 식물세포와 같은 생명공학기술을 통해 친환경 소재의 농산품, 식품 등을 생산한다는 포석이다. 여기다 생물공학적·화학적·기계적·전자적 기술로 인간 생활에 유용한 제품이나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도 포함하고 있다.
 
농자재업체의 융합 & 사업다각화
농기계·농약·비료·종자·시설원예·축산자재 등으로 대변되는 전통적인 농산업, 농자재산업체들도 단순 제조에서 벗어나 농산물 생산과 판매 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농자재업체 스스로 농·공·상 융합을 경영에 접목시키고 있다.

대표적으로 동부한농이 새만금지구에 100만평의 규모의 첨단유리온실을 통한 영농사업 참여에 이어 지난해말 동화청과를 인수하고 농산물 유통시장에 본격 참여했다. 또 상장폐지를 경영악화를 겪던 세실을 인수해 천적시장과 가정용 살충제 시장 진출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비료업체인 남해화학은 유류사업과 함께 최근 농약원제사업 진출을 위해 일본기업과 합작해 닛소남해아그로(주)를 설립했다. 농약전문기업인 SG한국삼공도 농산물 유통에 본격 나선다는 계획이다. 종자기업인 농우바이오는 농산물 유통에 이어 최근 프리미엄 비료사업에도 진출했다.

전통적인 농자재업체들의 이 같은 새로운 분야의 진출은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농·공·상 융합과 또 다른 움직임으로 보여 진다. 국내외 농업분야의 환경변화로 인해 주력업종에 치중하던 안정적인 사업에서 벗어난 사업다각화를 통한 수익창출 측면이 보다 강화되는 분위기다.

대기업들의 농업분야 참여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제주도 4개 농장에서 총 190만㎡ 규모의 차를 경작하고 있으며, LG전자는 지열을 이용한 온실용 히트펌프와 농업플랜트를 신규 사업으로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화그룹은 농산물재배회사인 그린투모로우, 효성은 농산물유통회사 거목농산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말로만 농자재산업 육성과 지원
중소규모 업체가 대부분인 농자재업체들로서는 농·공·상 융합, 사업다각화 등은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다.

우선 농자재산업의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에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다. 농산물 생산과 관련한 가격지지정책에 국한된 수요자 중심의 정책방향으로 인해 농업생산비가 오를 때면 주범인양 몰매를 맞아왔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유가와 국제곡물가격, 철강 등 원자재가격의 인상으로 농자재산업의 가격 인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화학비료의 맞춤형비료는 판매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적자폭이 커지는 구조고 유기질비료업계도 지난해와 보조금액은 같지만 등급간 차등지원 정책으로 품질을 높여야하는 등의 부대비용 지출이 늘어나고 있다. 톱밥과 각종 부산물가격은 크게 상승하고 운송비용도 만만치 않다. 농기계업계도 올 상반기 철강가격이 30% 이상 올라가는 등 제조원가의 상승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은 농자재산업에 대한 어려움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 서민 물가안정을 위해 농업인의 희생을 강조하고 있어 농자재산업까지 챙길 여유가 없다. 더욱이 농업인에 대한 농자재 보조예산도 크게 줄어든 상태고 농자재산업 육성을 위한 예산은 찾아보기 힘들다.

수요 탄력성과 수익성 낮은 농자재
농자재산업은 또 수요의 탄력성과 수익성이 낮아 기업들의 적극적인 연구개발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첨단기술 수준도 농업선진국에 비해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농업의 중요성을 감안해 공공연구기관에서 현장애로사항을 토대로 신기술, 신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이 또한 실용화 부분에서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 농진청이 주요 국가의 농업과학기술 및 농산업의 국가기술수준을 평가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농업생물자원 다양성 확보 및 이용기술’과 ‘농업기계화 기술’은 미국에 각각 8.5년과 3.8년 뒤진 것으로 평가됐다.

또 일본에는 3.0년, 유럽연합(EU)에는 1.9년 뒤져 있고 중국보다는 2.6년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2005년 평가에서는 미국과는 5.9년, 일본과는 4.6년, EU보다는 1.9년 뒤떨어지고 중국보다는 4.8년 앞섰다. 5년 사이 미국, 일본, EU 등 농업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약간 좁혔지만 후발주자인 중국이 우리의 기술 수준에 바짝 접근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주요 10개국의 농업기계화 및 자동화 기술 수준을 비교한 결과 한국은 6위로 중위권에 랭크됐다. 세계 최고 기술수준 보유국의 기술수준을 100%로 봤을 때 미국이 98.5%로 1위를 차지했고 일본(90.9%), EU(82.3%), 캐나다(67.6%), 호주(65.4%), 한국(63.2%), 러시아(49.1%), 중국(42.3%), 인도(40.6%), 브라질(40.6%) 등 순으로 나타났다.
 
기술 융·복합으로 부가가치 창출
농업기계화 및 자동화 기술의 중위권 수준은 국내 실정을 감안하면 상당한 높은 수준으로 보여지고 있다. 우선 농자재분야의 신기술 또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새로운 기업을 설립해 성공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기가 쉽지 않다. 신기술을 사업화할 경쟁력 있는 농업기업이 많지 않은 데다 수요의 탄력성과 수익성이 낮기 때문이다.

농진청이 개발한 현장기술의 실용화가 떨어지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한정된 수요와 수익으로 인해 기술을 이전받아 성공하기가 쉽지 않은 구조다. 초기에 많은 기관 및 인적자원으로부터 협력을 받아야 하지만 농자재분야 창업은 그 마저도 쉽지 않다.

또한 중소기업진흥공단과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전국의 대학에서 다양한 창업보육센터와 산학협력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지식서비스분야 정보통신(IT), 생명기술(BT), 나노기술(NT) 등 첨단 분야를 지향한다. 그러나 농자재분야를 특화한 창업보육센터와 산학협력단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에 따라 농자재업계도 첨단과 기술 융·복합을 통한 부가가치를 창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근엔 가축분뇨의 저장과 운반·처리 기자재, 축산분뇨·바이오디젤 등 바이오 매스 관련기자재, 잔류농약·비료성분 검사 기자재, 친환경농자재 시장이 성장하는 추세다.

또 농작업, 수확후 처리, 판매를 전문조직이 담당하는 체제가 점진적으로 일반화되면서 농업생산과 선별·포장 등 수확 후 처리와 건조·저장시설 등의 기자재 시장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상품포장과 시설 등의 기자재시장도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 시장은 최근 화두가 되는 농·공·상 융합 정책에도 부합할 수 있다.

농자재산업 자체 육성 정책 필요해
한국공학한림원은 지난 3월말 의미 있는 자료를 발표했다. 우리나라 농산업 경쟁력 확충을 위한 ‘2020년 10대 농산업 미래 유망기술’로 △식품안전성 판정 바이오센서 △유비쿼터스 식품유통시스템 △원예작물 품종 개발 △식품 부산물 부가가치화 △친환경 농약 △건강 맞춤형 기능성 식품 △노동저감형 농기계 등을 선정했다.

한림원은 네덜란드처럼 농산업 기술개발에도 힘써야 한다면서 농산물 수출액이 우리나라의 35배에 달하는 네덜란드의 성공 요인은 정부의 강력한 기술개발 지원정책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생명기술(BT)과 연계한 수출품종, 바이오신약, 바이오에너지 생산기술을 강조했다.

그러나 농기계, 비료, 종자 등 전통적인 농자재산업은 농업을 지원하는 든든한 후방산업이지 필수 기간산업이라는 점에서 농자재산업 자체를 육성하기 위한 정책마련이 필요로 하고 있다. 농업생산비를 놓고 벌이는 경쟁의 관계보다는 농업과 함께 동시에 발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농자재업계의 기술 융·복합 등 노력도 필요하지만 농자재산업 만의 정책이 필요하고 이를 전담하는 부서의 탄생이 반드시 필요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