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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과 먹거리 생산에 대한 인식의 전환

[기고]이상계 농촌진흥청 곤충산업과 농업연구관

뉴스관리자 기자  2009.11.18 01:3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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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이면 누구나 한번쯤 푸른 농촌의 꿈을 품어 본적이 있을 것이다. 쾌적하고 풍요로운 농촌에서 가족들과 오순도순 정담을 나누며 여유로운 삶을 즐기고 싶은 것이 이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작은 소망일 것이다.

그러나 산업화의 그늘 아래 자연생태계는 파괴되고 농업생태계 또한 식량증산정책으로 무분별한 화학농약 및 비료의 오남용에 의해 파괴돼 왔다.

최근 사회 각 분야에서 환경 및 생태계의 복원 및 보전을 위해 여러 방면에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건강한 생활과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농업 분야에서도 주말농장이나 가까운 텃밭을 이용하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으며 친환경, 유기농 등의 단어에 더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친환경이나 유기농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농산물이 떠오를 것이다. 국내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우리 농산물이 농약 때문에 불안하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50%를 넘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는 농약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 데에 그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농약은 농작물을 병해충 및 잡초로부터 보호해 식물의 생산성을 높이고 품질을 향상시키며 재배자의 노동력을 줄여 생산비를 절감 시킬 수 있는 현대 농업의 필수적인 요소이다. 하지만 FAO(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의 연구보고에 의하면 일반대중의 먹거리에 대한 관심은 지대하게 높은 반면 먹거리를 생산하는 도구인 농약이나 화학비료 등의 농자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상상을 초월한다.

농약은 의약품과 마찬가지로 한 품목이 개발돼 사용되기까지 방제 효과는 물론 다양한 포유류 및 환경생물에 대한 독성시험, 환경 잔류성과 안전성 등의 시험연구결과가 농약의 등록 기준에 적합해야 농약으로 등록돼 일반 농가에서 사용이 가능한 것이다. 이와 같이 농약은 환경과 생태계 및 인체에 대한 잔류와 독성 문제에 대한 최대한의 안전을 고려해서 최소 5~10년 동안 500~1000억원을 투자해야 개발이 가능하다.

이와 같이 고도로 과학화된 농약은 국가기관에서 방제효과가 우수하고 안전한 농약만을 선발해 국내에 등록, 사용하도록 제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약효가 떨어지거나 독성과 잔류성이 높아 위해성이 인정되는 농약은 생산을 금지하는 등 엄격한 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다. 농약 관리법이 제정된 이래 지금까지 총 37종의 농약에 대한 생산과 사용을 금지시키고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농약 중 맹독성 농약은 한 품목도 없다.

“국내사용 ‘맹독성 농약’ 한 품목도 없어”
또한 국내에는 총 310종(일본 200종)의 농약에 대한 잔류 허용기준을 설정해 식품의약품 안전청 등의 국가기관과 농수산물공사 등에서 수확한 농작물의 잔류 농약에 대해 엄격히 검사한 후 시중에 유통되도록 하고 있다. 서울시 농수산물 공사의 국내산 농산물에 대한농약잔류검사 결과를 보면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산물의 비율은 2000년 이후에는 0.1% 이하로 떨어져 일본보다 낮다.

물론 농약은 인위적인 화합물로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독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적절하게 사용하지 못하면 식물에 약해를 일으키거나 먹거리를 오염시키기도 하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등 각종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생활용품이나 의약품과 마찬가지로 사용 기준을 잘 준수하여 효과적으로 사용한다면 농산물의 안정적 생산과 식물 재배 등에 매우 효과적으로 활용될 것이다.

농약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어가고 친환경, 유기농 농산물이 많이 생산되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생산량이나 비용 등의 문제에 비추어 본다면 걸음마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농촌을 살리고 후손에게 빌려 쓰고 있는 환경과 생태계를 보호하며 먹거리에 대한 믿음이 더욱 높아지기 위해서는 농약에 대한 무조건적인 불신 보다는 친환경 농약 등의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안전사용에 대한 규범 준수로 농업생태계 및 인간 주변의 생태환경 모두를 깨끗하고 안전하게 보호함으로써 우리 후손들이 푸른 농촌에서 풍요로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관련 분야 종사자 모두가 합심해야 하겠다.